강릉수력(도암댐) 20년 恨 풀까?…한수원 인고 끝 해법 찾아
강릉수력(도암댐) 20년 恨 풀까?…한수원 인고 끝 해법 찾아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0.10.1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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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암호 수질오염 따른 지역민원 거세지면서 2001년 3월 가동중단 결정
발전소 정상가동보다 하류 지역주민 방류수 효율적 활용 등에 초점 맞춰
천연광물인 ‘제올라이트’ 활용…도암호 수질 즉각 개선될 것으로 기대돼

【에너지타임즈】 한수원이 2001년 설립되고 내년이면 20주년이 된다.

한수원이 설립되기 한 달 전에 가동을 멈춘 강릉수력발전소는 아직도 멈춰있다. 도암호 수질오염이 민원으로 이어지면서 강릉수력발전소 시간이 멈춘 것인데 한수원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법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 발전소가 가동을 멈춘 원인은 도암호 수질이 오염됐기 때문이다. 도암호 수질이 개선된다면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였으나 20년째 해법이 묘연했다. 그동안 한수원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으나 번번이 지역주민 반발로 고배를 마셨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한수원은 천연광물 활용 오염된 도암댐 수질 개선이 가능한 방안을 인고 끝에 찾아내는 등 강릉수력발전소 한(恨)을 풀 수 있는 해법을 찾아냈다.

강릉수력발전소가 정상가동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한수원 내 한껏 고조돼 있다. 그렇지만 한수원 직원들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현재 한수원은 이 방안에 대한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한편 그동안 소원하고 매끄럽지 못했던 지역사회와 관계회복에 매진하고 있다.

도암호 전경.
도암호 전경.

오일쇼크 후 전원개발 다변화로 건설된 강릉수력
상류 흙탕물과 축산폐기물 등 유입되며 수질오염

1984년 1월 강릉수력발전소 건설이 확정됐다.

1973년과 1979년 두 차례에 걸친 석유파동(일명 Oil Shock) 여파로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수력발전과 중유발전 중심에서 원전‧석탄발전‧가스발전 등으로 다각화할 수 있는 전원개발 다양화 정책을 폈다. 강릉수력발전소도 이 같은 취지에서 건설됐다.

동력자원부(現 산업통상자원부)는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을 1985년 8월 승인했고, 한전은 1986년 1월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으며, 1990년 5월 도암댐 축조를 매듭짓고 수력발전설비 설치를 완료한 뒤 1991년 1월 전력을 생산했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에 건설된 도암댐은 조립질 재료를 다져 만들어 지진에 강한 록필(Rock Fill)댐으로 넓이 300m, 높이 72m로 지어졌다. 도암댐으로 담수한 호수인 도암호 유역면적은 145㎢로 5100만 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만수위 707m다.

강원 강릉시 성산면 일대에 건설된 강릉수력발전소(발전설비용량 41MW급×2기)는 15.6km에 달하는 인공수로를 활용한 유역변경 댐 수로식이다. 연간 1억8000kWh에 달하는 전력생산이 가능하다.

이 발전소는 강원지역 내 4곳 지자체와 인연을 맺고 있다. 도암댐은 평창에 있고, 도암댐 수문에서 방류되는 물은 정선과 영월을 거쳐 한강수계로 이어진다. 또 강릉에 발전설비가 있고 발전용으로 사용된 물은 강릉 남대천을 통해 동해로 흘러간다.

도암호 물은 서쪽과 동쪽으로 흐르고 있다. 다른 수력발전과 달리 물길이 2개인 이유는 안정적인 용수공급과 함께 발전효율을 높이는 차원이다. 서쪽으로 물길을 열어 농업용 용수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서쪽보다 낙차가 큰 동쪽으로 발전설비를 설치함으로써 발전효율을 높인 것이다. 그런 탓에 강릉수력발전소는 국내에서 최고의 발전효율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릉수력발전소는 흔하지 않은 방식으로 건설된 탓에 안정적인 용수공급과 함께 발전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으나 물길이 2개인 탓에 물리적으로 민원에 취약하다.

도암호 수질오염이 지역사회 논란으로 불거지면서 강릉수력발전소는 위기를 맞았다.

본격적인 강릉수력발전소 가동 후 도암댐 상류 고랭지채소밭에서 비료 성분인 인과 장마철 흙탕물, 대관령목장 축산폐기물, 용평리조트 등 생활하수 등이 도암호로 유입됐고 그 결과 수질오염에 대한 민원이 이어지자 한전은 2001년 3월 이 발전소 가동을 중단했다.

2011년 4월 한수원이 설립되면서 강릉수력발전소 소속은 한전에서 한수원으로 옮겨왔고, 이후 현재까지 강릉수력발전소는 한 번도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수질오염 주원인으로 고랭지채소밭 토사만 남아
한수원 반복적인 민원 보완할 대책 마련에 돌입

한수원은 가동중단 중인 강릉수력발전소를 한전으로부터 받은 뒤 이 발전소 정상가동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추진했으나 번번이 민원에 발목을 잡혀 고배를 마셨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한수원 숙원과제로 남아 있다.

다만 강릉수력발전소 정상가동 요건은 오염된 도암호 수질을 2급수로 유지하는 것. 간단해 보이지만 과정이 만만찮다. 현재 한수원은 지역사회와 도암호 수질을 개선한 뒤 발전재개를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강릉수력발전소 가동중단 당시 도암호 수질오염 원인은 고랭지채소밭·축산폐기물·생활하수 등이 손꼽혔으나 현재는 일부 해소된 상태다. 상류에 폐수처리장·종합하수처리장 등이 설치‧운영되면서 도암호에 축산폐기물·생활하수 등이 유입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도암호 수질오염 주원인은 고랭지채소밭 토사인 셈이다.

환경부는 2018년까지 331억 원을 투입해 비점오염원인 축산폐기물 도암호 유입을 차단하는 사업을 추진했고, 2018년 2월 도암댐 상류를 비점오염관리지역으로 다시 지정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질을 관리하고 있다.

현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에너지전환정책으로 수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한수원은 환경부 수질 관리와 함께 매년 도암호로 유입된 탁수(濁水)인 일명 흐린 물이 하류로 방류되면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완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도암호 수질오염은 시간이 필요할 뿐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수원이 이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고자 하는 이유는 강릉수력발전소 정상가동으로 인한 수익보다 도암호에서 방류되는 용수를 지역주민들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수원 매출은 8조9826억 원, 강릉수력발전소 정상가동에 따른 매출은 고작 150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수원이 이 발전소 정상가동에 따른 수익을 얻기 위한 행보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다.

권창섭 한수원 한강수력본부 수력운영실장은 “신재생에너지인 강릉수력발전소가 현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에너지전환정책에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이 발전소 정상가동조건인 도암호 수질 개선은 지역주민에게 지역경제 활성화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그는 “한수원이 도암댐 하류인 정선·영월에 직접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언급한 뒤 “다만 한수원은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재생에너지사업과 관광사업 등 다양한 사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올라이트 살포…부유물질 4일만에 98.2% 제거
한수원 실증사업안 수립 후 올해 사업 착수 예정

천연광물인 제올라이트 활용 수질개선 전‧후.
천연광물인 제올라이트 활용 수질개선 전‧후.

정재훈 사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직원들의 발 빠른 움직임 등으로 한수원은 천연광물인 ‘제올라이트’를 수질개선제로 활용해 도암호 수질을 즉각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해법으로 찾았다.

화산의 용암이 굳어져 생성되는 미세다공질광물로 뉴질랜드·몽골 등에서 발견되고 있는 제올라이트는 수질오염 원인인 인과 부유물질 등을 이온교환으로 흡착시켜 무거워지면 바닥에 침강되면서 수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손영조 한수원 한강수력본부 기획감사부 차장은 “이 수질개선제는 인으로 인한 녹조와 부유물질로 인한 탁수 등에 대한 응집효율이 우수하고 분자 간 이온결합이 신속하게 이뤄져 8분 만에 대부분 침강되는 것을 시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수질개선제는 천연광물인 탓에 2차 오염 가능성이 없어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고 침강 후에도 응집상태를 유지해 퇴적환경 개선에 효과가 있다”면서 “특히 침강된 유구물이 플랑크톤 먹이가 돼 생태계를 살리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이 수질개선제는 ▲조류제거물질 등록 ▲물벼룩독성시험(영향없음) ▲물벼룩유영시험(영향없음) ▲어류독성시험(영향없음) ▲중금속함량(퇴적물기준 1등급) ▲발광박테리아시험(영향없음) ▲식물유해성시험(영향없음) ▲수처리제자가기준(적합) 등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또 이 수질개선제는 ▲서울 반포천 수질 개선 ▲횡성 주천강 수질 개선 ▲일본 사가이키사댐 수질 개선 ▲일본 효고아카시성 수질 개선 ▲중국 이창천복묘음용수댐 수질 개선 ▲일본 이에지마저수지 수질 개선 ▲중국 천전시하이어 녹조 제거 ▲중국 타클라마칸호 수질 개선 등에서 사용되면서 안전성이 확인된 바 있다.

한수원은 도암호 수질개선기술 검증을 위해 지난해 7월 12일부터 26일까지 도암댐 2km 하류 침사조에서 ‘수질개선제 활용 수질개선 Pilot 시험’을 진행한 결과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 시험결과 부유물질은 원수 리터당 11.4mg에서 1일차 4.8mg, 2일차 3.6mg, 4일자 0.2mg로 줄어 제거율은 98.2%. 인은 원수 리터당 0.1835mg에서 1일차 0.069mg, 2일차 0.006mg, 4일차 0mg로 제거율은 100%였다.

한수원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정선지역 번영회와 이해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도암댐 홍보관에서 상시 설명회장을 운영하는 등 수용성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한수원은 이 수질개선제에 대한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서둘러 도암호 수질개선에 나서기로 한데 이어 상류부터 단계적으로 최소량을 살포한 뒤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실증사업(안)을 수립해 올해 중 이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한수원은 1단계로 강우 등으로 상류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부유물질 최소화, 2단계로 유입 부유물질 개선 후 부유물질이 방류되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수원은 도암호 수질 개선 실증사업 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수질과 퇴적물에 대한 분석과 생태조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주지방환경청 등 상생협의회 모니터링 입회와 제3의 분석기관을 통한 검증으로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을 중심으로 한 모니터링에 나설 방침이다.

정헌철 한수원 한강수력본부장은 “한수원은 도암호 수질오염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소통을 강화하는 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뒤 “도암댐으로 방류되는 물이 정선과 영월로 흘러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한강수계로 흘러 안정적인 용수관리와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활용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한수원은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천연광물인 제올라이트 활용 수질개선 전‧후.
천연광물인 제올라이트 활용 수질개선 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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