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논리 갇혔어도 해외자원개발 성과 속속 이어지고 있어
정치논리 갇혔어도 해외자원개발 성과 속속 이어지고 있어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0.05.0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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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2005년부터 13년간 가구당 1만1019원에 달하는 혜택 제공
석유공사-GS에너지 UAE 할리바유전프로젝트로 동반진출모델 만들어

<기획연재> 해외자원개발!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
① 외환위기 후 현재까지 자원개발
② 그 동안 어둠과 함께 빛도 있어
③ 자원개발 이래서 아직도 필요해
④ 아직도 각국 총성 없는 전쟁 중
⑤ 끝나지 않은 자원공기업의 역할
⑥ 정부 특단 대책 내놔야 할 시점

【에너지타임즈】 해외자원개발은 통상 마라톤에 비유된다. 오랜 시간을 인내해야만 하고 그 과정에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위험성을 뛰어넘어야만 완주란 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가 해외자원개발 기틀을 만들었다는 것은 42.195km를 달리기 위한 마라톤 출발선에 선 것이다. 자원빈국인 우리가 안정적인 자원을 확보하겠다면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마라톤은 페이스조절에 따라 승패를 결정짓는 스포츠다. 완주할 수 있는 체력이 있다 해도 그 힘을 적절하게 분배하는데 실패할 경우 완주는 불가능해진다. 그런 탓에 다른 선수를 위해 속도를 조율하는 선수인 페이스메이커 역할은 마라톤에서 완주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해외자원개발정책은 페이스조절에 실패한 것이 아닐까싶다.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야 할 정부는 당장 이익에 눈이 멀어 마라토너인 자원공기업에게 전력질주를 독려했다. 그 결과 지친 마라토너는 주저앉고 말았다. 현재 우리 모습이 이렇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결정해야 한다. 주저앉아 있는 마라토너를 일으켜 세워 다시 뛰게 만들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기권을 할 것인지.

UAE 할리바유전.
UAE 할리바유전.

해외자원개발정책이 10년째 정치논리에 갇히면서 어두운 면만 부각되고 있으나 해외자원개발이 모두 실패한 것은 아니다. 나름의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에서 추진한 해외자원개발이 성공하더라도 해당 자원에 대한 수송비 등을 고려할 때 이들 자원공기업은 국내에 자원을 반입하지 않고 인근지역에 판매하고 있어 국민들은 그 성과를 사실상 체감할 수 없다. 다만 가스공사 해외자원개발이 성공으로 이어질 경우 그 성과가 도시가스요금에 반영되는 탓에 국민들은 그 성과에 대한 혜택을 보고 있는 셈이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천연가스공급가격 산정기준을 근거로 2005년부터 LNG도입연계사업 관련 해외사업 투자비와 배당수익을 도시가스요금에 반영하고 있다. 현재 가스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해외사업 중 ▲카타르 Rasgas ▲오만 OLNG ▲호주 GLNG ▲인도네시아 DSLNG ▲예멘 YLNG ▲호주 Prelude FLNG 등이 대상에 해당한다.

가스공사는 2005년부터 2017년까지 13년간 LNG도입연계사업을 통해 배당으로 1조3874억 원을 벌어들였으며, 이 배당수익에 투자보수 7451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6423억 원을 도시가스요금에 반영시켰다. 그 결과 6423억 원만큼 도시가스요금 인하요인이 발생했고, 이를 가구당 혜택을 분석한 결과 가구당 1만1019원에 달하는 혜택이 돌아간 분석된 바 있다.

연도별로 도시가스요금 혜택을 살펴보면 ▲2005년 682억 원 ▲2006년 862억 원 ▲2007년 957억 원 ▲2008년 1498억 원 ▲2009년 1082억 원 ▲2010년 1010억 원 ▲2011년 1158억 원 ▲2012년 605억 원 ▲2013년 349억 원 ▲2014년 142억 원 ▲2015년 223억 원 ▲2016년 1006억 원 ▲2017년 693억 원 등이 도시가스요금 인상요인을 상쇄시킨 것이다.

이에 앞서 가스공사는 당초 해외사업 관련 배당수익을 해외사업 재투자에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재투자보다 도시가스요금에 반영시켜 인하효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되면서 LNG도입연계사업에 한해 도시가스요금에 반영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가스공사는 지난해 9월 이라크 주바이르사업 수행 출자법인인 Kogas Iraq B.V가 주바이르사업 필드생산 1단계 목표인 원유 일일생산량 50만 배럴을 달성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가스공사 측은 국제유가 하락과 중동정세 악화 등 이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안정적인 원유 증산을 통한 자원개발부문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한 뒤 필드생산 2단계 목표인 원유 일일생산량 70만 배럴 달성 가능성 또한 크게 높아 장기적으로 자사 수익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가스공사는 2010년 주바이르사업에 참여해 첫해 원유 일일생산량 18만 배럴을 생산, 2017년 43만 배럴을 생산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특히 가스공사 이라크법인은 지난 6월 기준 주바이르사업 누적투자비 29억4000만 달러 대비 30억7000만 달러를 회수해 투자비회수율 104.4%, 2018년 당기순이익 5957만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나머지 자원공기업인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도 10년째 정치논리에 갇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석유공사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할리바(Haliba)유전에서 탐사·개발·생산 등 해외자원개발로 확보한 원유를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바 있다. 석유공사 등을 중심으로 한 한국컨소시엄이 해외자원개발 전 주기인 탐사·개발·생산 등을 통해 생산된 원유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컨소시엄(석유공사(30%)·GS에너지(10%))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60%)와 2012년 3월 3개 광구 참여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해외자원개발 관련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동반진출 대표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석유공사와 GS에너지는 2019년 7월 아랍에미리트 할리바유전에서 성공적으로 상업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또 할리바유전 참여 당시 발견원시부존량은 1억8000만 배럴로 전망됐으나 계속적인 탐사작업과 평가작업 등에 성공하면서 그 규모가 11억 배럴로 대폭 늘어난 바 있다.

광물자원공사도 2018년 3월 파나마에서 성과를 만들어낸 바 있다.

광물자원공사가 파나마에서 진행 중인 꼬브레파나마구리개발프로젝트 부산물인 금·은을 활용해 1억7800만 달러(한화 2000억 원가량)에 달하는 투자재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광물자원공사에서 지분 10%, 캐나다 광산업체인 FQM(First Quantum Minerals)에서 지분 90%를 보유한 개발단계사업으로 시험생산으로 첫 구리정관이 조만간 출하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생산규모는 세계 10위권이다.

이에 앞서 광물자원공사와 FQM은 지난 1월 건설투자비용 조달을 위해 앞으로 생산될 부산물 관련 PMS(Precious Metal Streaming)을 통해 PMS업체인 FN(Franco Nevada)와 기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PMS는 사전판매약정을 체결하고 예상판매대금 일부를 먼저 지급 받아 건설투자비용으로 조달한 후 실제 생산시점에 계약물량을 인도하고 계약조건에 따라 판매대금 잔액을 정산하는 계약방식이다.

광물자원공사 측은 이 프로젝트 관련 건설비용 2000억 원을 투자해야 했으나 부산물을 활용함으로써 이 재원을 확보했다고 설명한 뒤 그 결과 새롭게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는 때문에 매출을 낸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분석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자원공기업들의 해외자원개발 크고 작은 성과들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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