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도 성공한 CEO 될 수 있다…중부발전 좋은 선례 만들어
샐러리맨도 성공한 CEO 될 수 있다…중부발전 좋은 선례 만들어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9.07.3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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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발전 정부경영평가서 공기업 2위 기록하며 18년 만에 첫 A등급 받아
실력으로 CEO 오른 내부출신 박형구 사장 리더십 직원 무한한 찬사 보내
국민권익委 청렴도평가서 3년 연속 최고점수 받으면서 청렴문화 정착시켜
세계 첫 지하발전소인 서울복합화력 #1·2 건설프로젝트 성공적으로 이끌어
곱지 않은 시선에 추진했던 인니 해외사업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손꼽혀
주민참여 80MW 석문수상태양광사업 추진…유럽풍력발전시장 첫발 내딛어

【에너지타임즈】 최근 중부발전 내부 분위기는 최고조에 올라 있다. 기대와 희망으로 한껏 부풀어 올라 있는 것인데 그 이유는 정부경영평가에서 A등급이란 최고의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정부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는 것이 대수롭지 않은 일일 수 있으나 중부발전이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면 특별한 일이 될 수 있다. 2001년 설립 후 그 동안 중부발전은 늘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한전으로 경영평가를 받았을 때도 그랬고, 2011년부터 정부로부터 경영평가를 받았을 때도 그랬다.

이 가운데 중부발전이 정부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것은 중부발전 직원들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견인한 일등공신 인물로 중부발전 직원들은 박형구 사장을 손꼽고 있다.

박 사장은 1977년 한전에 입사한 후 2001년 중부발전 설립 당시 중부발전으로 자리를 옮겨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내부출신이다. 40여년 직장생활 중 그는 현장에서 무려 30년을 기름밥을 먹은 엔지니어다. 그는 현재 중부발전을 대표할 수 있는 사업인 인도네시아 해외사업과 세계 첫 지하발전소 건설프로젝트 등 중부발전 역사를 현장에서 만들어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중부발전 직원들이 박 사장에게 열광을 하는 이유는 학연지연이 아니라 오롯이 실력만으로도 샐러리맨 꿈인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박 사장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평범한 샐러리맨도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는 희망이 중부발전을 뛰게 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 25일 서울 모처에서 전력기자단을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꿈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20억 원짜리 로또를 맞춘 직원이 다음날 아무런 일 없다는 듯 출근하는 편안하고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구 중부발전 사장.
박형구 중부발전 사장.

중부발전이 정부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2001년 한전에서 발전공기업 6곳이 분사됐다. 분사 당시 중부발전은 다른 발전공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노후화된 발전설비를 보유하고 있었고, 설립 초기 발전공기업 최초로 독단적으로 대규모 해외사업에 도전장을 던지는 한편 이 땅에 동반성장이 생소할 때 별도의 팀을 꾸며 동반성장에 매진했다. 그렇다보니 한전이나 정부의 경영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쉽지 않았다.

중부발전이 한전으로부터 경영평가를 받을 당시 한전 중심으로 추진되던 해외사업을 단독으로 추진했다는 것만으로 괘씸죄로 제대로 된 경영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였다. 또 크고 작은 사고가 정부경영평가에서 중부발전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그렇다보니 중부발전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을 쳤다.

한전으로부터 경영평가를 받던 중부발전은 2011년 시장형공기업으로 전환되면서 정부로부터 경영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실제로 2012년 C등급, 2013년 C등급, 2014년 D등급, 2015년 E등급을 받은데 이어 내부출신 최고경영자가 선임되면서 우연찮게도 성적표가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2016년 B등급, 2017년 B등급, 2018년 B등급 등 내리 B등급을 받다 올해 A등급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한 셈이다.

박 사장은 “발전안전본부장(상임이사) 재직 당시 단 한 번도 성과급을 받지 못했고 그게 한이 됐고 직원들도 같은 한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한 뒤 “취임 당시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중부발전 역대 사장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초대 김봉일 前 사장(대림산업)을 제외하고 2대 故 김영철 前 사장, 3대 정장섭 前 사장, 4대 배성기 前 사장, 5대 남인석 前 사장, 6대 최평락 前 사장 등 모두 산업부 출신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임기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보니 중부발전 조직은 늘 불안했음을 짐작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날 박 사장은 “직원들이 행복해하니 나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직원들로부터 문자와 카톡 등으로 성과급을 받아 냉장고를 바꾸고, 세탁기를 바꾸고, 아이들에게 노트북 사주고, 매년 얻어먹던 술도 이번에 계산했다 등의 말을 할 때 사기가 충전됐음 느낄 수 있고 앞으로도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현장점검 차 서울건설본부를 방문한 박 사장은 뜻하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서울건설본부 직원들이 박 사장에게 특별한 감사장을 전달했기 때문인데 이 감사장은 케익으로 만들어졌고, 감사장에는 이 같은 문구가 있었다.

‘귀하는 자랑스러운 우리 사장님으로서 정성과 애정으로 보듬는 박형구 리더십으로 서울건설본부 직원들의 마음에 명예와 자긍심을 심어주셨기에 모든 직원들의 넘치는 존경과 사랑을 가득 모아 이 감사장을 드립니다’

현재 중부발전 분위기를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정부경영평가에서 중부발전은 A등급을 받았다. 35개 대한민국 공기업 중 2위다. 에너지공기업 중에서는 명실공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셈이다.

박 사장은 “중부발전 조직역량과 직원들의 자질을 고려하면 공기업 1위가 됐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의 분위기라면 내년 평가에서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중부발전은 올해 정부경영평가에서 높은 청렴도가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부발전은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청렴도평가에서 3년 연속 최고점수를 받았다. 2016년도에 8.83점을 받아 606곳 공공기관 중 4위, 2017년에 8.85점을 받아 573곳 공공기관 중 3위, 2018년 8.99점을 받았으나 전체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전년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음을 감안하면 순위상승도 있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 사장은 청렴문화와 관련 “안전은 사람의 생명, 품질은 발전설비의 생명, 청렴은 조직의 생명”이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부발전은 이번 정부경영평가에서 노후화됐던 발전설비를 새롭게 교체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세계적 이목을 받고 있는 서울복합화력 1·2호기(40만kW급×2기)는 우리나라 첫 화력발전소인 舊 당인리발전소 부지 내 지하 35미터 지점에 건설 중이다. 현재 시운전 중이며 내달 말쯤 상업운전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사장은 “이 프로젝트는 지하에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지상을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업”이라고 소개한 뒤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지자체와 앞으로 협력을 통해 시민들이 편안하게 쉬어가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부발전은 정부에서 보령화력 1·2호기 폐지시점을 2025년 12월에서 2022년 5월로 3년 7개월 앞당기는 것을 검토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관련 후속사업에 대한 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사장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일축하면서 “현 부지 인근에 LNG인수기지가 위치하고 있는 탓에 LNG로의 연료전환이 가능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부발전의 또 다른 강점은 해외사업이다.

그 대표적인 사업장이 인도네시아이며, 중부발전은 이곳에서 ▲찌레본화력발전 1호기(66만kW) ▲탄중자티화력발전 3·4호기(132만kW) ▲왐푸수력발전(4만5000kW) 등에 대한 건설프로젝트를 매듭지은데 이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스망까수력발전(5만5000kW)과 찌레본화력발전 2호기(100만kW) 건설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환경대상 수상 등 현지에서 한류열풍을 이끌어나가는 등 국가적 위상을 제고하고 있다.

박 사장은 “연간 246억 원에 달하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중부발전은 안정적인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발전공기업 중 해외사업 수익으로는 최고”라고 설명했다.

중부발전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해외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단순히 발전소를 건설하고 수익을 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 발전훈련센터와 KOMIPO학교를 설립하는 한편 솔라웨시지진와 순다지진해일 구호성금 15만 달러를 지원하는 것을 중심으로 한 사회공헌활동이 손꼽힌다.

박 사장은 “과거 우리나라도 발전부문 건설·운영·정비 등에서 제대로 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많은 국가들로부터 이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을 거쳤다”면서 “발전훈련센터 등을 설립하는 것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오른 우리나라 발전부문 건설·운영·정비 관련 기술을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그런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보니 중부발전이 인도네시아 현지로부터 큰 트러블 없이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중부발전에서 추진하는 재생에너지사업도 돋보였다.

중부발전은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관련 2030년까지 자체사업과 특수목적법인으로 2030년까지 모두 18조 원을 투자해 발전량 기준 2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데 초점을 맞춘 장기로드맵을 수립한데 이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 사장은 “정부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Size up), 가속화(Speed up), 주민참여·수익창출(Share up) 등 3-UP에 기반을 둔 전략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방향을 제시한 뒤 그 일환으로 다양한 재생에너지사업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중부발전은 주민이 참여하는 석문수상태양광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이 프로젝트는 석문호에 세계최대규모인 발전설비용량 80MW 규모 수상태양광발전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현재 인허가를 위한 주민의견수렴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지역주민 지분투자 10%로 발전수익을 공유하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중부발전은 스웨덴에 발전설비용량 254.2MW 규모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국내 기업 최초로 유렵풍력발전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중부발전은 미국 신재생에너지기업인 선파워(Sunpower)와 추진 중인 미국 네바다 주 태양광발전사업(275MW) 관련 1·2단계 건설사업(150MW)을 완료해 운영 중이며, 현재 2단계 건설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박 사장은 본인의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사업들을 소개하면서 소통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내부출신이라는 점이 그에게 가장 큰 장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조직문화 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워크이고, 팀워크는 안전성, 청렴, 경영성과 등 중부발전이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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