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 안전사고 반년…국가적 손실 컸으나 값진 교훈도 얻어
서부발전 안전사고 반년…국가적 손실 컸으나 값진 교훈도 얻어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9.06.1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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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숙 사장, 기자간담회에서 임직원들의 안전의식 크게 변화됐다고 평가
근본적 안전사고예방 위해 근로자 접근 최소화하는 무인시스템 구축 방점
에너지전환시대 맞아 상대적으로 부족한 신재생E사업 강화에 초점에 맞춰
IGCC 석탄발전 대체전원 손색없어…받쳐주지 못하는 정책적 지원 아쉬워
수소경제시대를 맞아 그 동안 쌓아온 IGCC 기술력·노하우 큰 역할 기대
김병숙 서부발전 사장.
김병숙 서부발전 사장.

 【에너지타임즈】 지난해 12월 발생한 태안화력 컨베이어벨트사고로 인한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부발전이 안전한 일터 구현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사업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김병숙 한국서부발전(주) 사장은 지난 18일 서울 모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12월 발생한 태안화력 컨베이어벨트사고는 국가적으로 손실이 컸으나 안전에 대한 임직원들의 안전의식이 크게 변했다는 것은 큰 교훈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에너지전환시대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사업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먼저 김 사장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태안화력 컨베이어벨트사고 관련 “故 김용균 씨 유족을 비롯해 서부발전과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발생했으나 다행스러운 것은 사고 후 서부발전뿐만 아니라 발전공기업 등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의 안전의식이 크게 변화됐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전국사업소를 대상으로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속도감 있게 추진한 결과 현장의 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진화했다”고 언급한 뒤 “변화된 환경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싶지만 현재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를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할 때 자칫 언론플레이로 비춰질 수 있어 공개를 늦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상조사위원회 조사가 끝나면 변화된 환경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부발전은 태안화력 컨베이어벨트사고 이후 안전시설물 보강은 물론 컨베이어벨트 회전체·안전커버·안전펜스 등을 추가로 설치하고 컨베이어벨트 주위에 안전로프 7.5km를 설치하는 등 현장의 안전을 강화했다. 또 근로자 시야를 가릴 만큼 많이 발생하던 석탄가루를 제거할 수 있는 먼지흡입장치·물분무설비 등을 추가로 설치한 바 있다.

김 사장은 석탄취급설비 관련 앞으로의 안전관리방안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태안화력에 발전연료를 공급을 담당하는 석탄취급설비는 위치상 꺾이는 부분이 상당부문 있고 휘발성을 갖고 있는 유연탄은 자연발화로 인한 화재위험성 등을 내포하고 있어 근본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뒤 “석탄취급설비 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가동 시 근로자 접근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석탄취급설비 가동 시 가급적이면 근로자들이 접근하지 않을 수 있도록 무인시스템을 갖추는데 중점을 두고 안전경영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만 석탄취급설비가 가동되지 않는 시간에 근로자들이 떨어진 유연탄을 처리하고 정비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김 사장은 “옥내저탄장 전환사업 관련 저탄장을 환경설비로 봐야 한다”고 지론을 편 뒤 “지난해 3월 취임 당시 저탄장 운영에 따른 민원이 끊이질 않아 일찍이 현재 옥외저탄장을 옥내저탄장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결과 발전공기업 최초로 올해 중 옥내저탄장전환공사를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김 사장은 조만간 발표될 공공기관 경영평가결과에 대해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그는 “이번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서부발전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언급한 뒤 “다만 평가위원들에게 사고에 대한 평가를 반드시 반영해야겠지만 최하위 점수를 정한 뒤 평가하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 사장은 태안화력 컨베이어벨트사고 후속조치와 함께 최근 신재생에너지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보폭을 맞춘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그는 “지난해 3월 취임 후 서부발전 재생에너지사업을 분석한 결과 다른 발전공기업에 견줘 신재생에너지사업에서 부족한 측면이 없잖아 있다”고 설명한 뒤 “원인을 분석해보니 대형 신재생에너지사업인 조력발전사업에 집중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신재생에너지사업에 관심이 떨어졌던 것 같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이어 그는 “전국 곳곳에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추진한 결과 서부발전은 지난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물량을 채우지 못했으나 올해는 이 물량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김 사장은 “신재생에너지사업 추진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손꼽은 뒤 “그 결과 발전공기업 간 불필요한 경쟁이 벌어지는 등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력그룹사 사장단회의 등을 통해 이 문제점은 조금씩 교통정리가 되고 있고, 앞으로도 이 같은 문제점을 꾸준한 제안하고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사장은 서부발전 신재생에너지사업 중 또 다른 큰 축인 IGCC(Integrated Coal Gasification Combined Cycle)사업 관련 정책적인 지원의 부족함을 아쉬워했다.

그는 “서부발전은 태안화력 내 발전설비용량 300MW 규모 IGCC 실증플랜트를 건설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그 동안 서부발전과 두산중공업은 IGCC에 대한 지식이 전무 한 상황에서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결과 현재 상당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습득한데 이어 앞으로도 이 기술력과 노하우를 더 쌓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에너지전환시대에서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이나 노후화된 석탄발전소에 대한 성능개선 등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본 뒤 “기존 석탄발전소를 대체한 전원으로 IGCC가 손색이 없어 후속호기 건설을 서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그는 IGCC 가장 큰 걸림돌로 과도한 비용을 손꼽은 뒤 “IGCC는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원이 없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현재보다 20~30%가량 절감된 비용으로 IGCC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함께 김 사장은 IGCC 기술력과 노하우는 수소경제시대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실제로 서부발전은 석탄가스화설비에서 생산된 합성가스를 원료로 수성가스변위반응(Water Gas Shift Reaction)을 이용해 지난해 6월 순도 99.99% 수소를 생산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또 오는 9월 100kW급 연료전지와 연계한 전력생산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발전설비용량 100MW 규모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또 서부발전은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연료전지 연료뿐만 아니라 압축·저장 등을 거쳐 수소충전소 등 수소 수요처에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 전력생산뿐만 아니라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소공장으로써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서부발전은 석탄가스화설비에서 생산된 합성가스는 수성가스변위방응을 거치지 않고 해양미생물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경동엔지니어링과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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