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E 출력변동성 대안 양수발전…만성적자 구조적 문제 풀어내야
재생E 출력변동성 대안 양수발전…만성적자 구조적 문제 풀어내야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9.04.12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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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발전·ESS·전기차 등 단점인 소규모 보완 대향발전전원으로 양수발전 손꼽혀
신규 양수발전 부지 선정 앞두고 예비후보지 내 찬반논쟁 팽팽한 것으로 알려져

【에너지타임즈】 대한민국 에너지현장은 에너지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면서 원전과 석탄발전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한편 재생에너지와 가스발전을 늘리겠다는 것에 방점을 찍은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에너지전환에 따른 핵심정책으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 손꼽힌다. 이 정책은 2030년까지 발전량 기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풍력·태양광발전 등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는 기상 등 영향을 받아 출력변동성이란 단점을 안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출력변동성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는 전력계통을 불안하게 만드는 한편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까지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생에너지가 공급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은 정부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로 인지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단점인 출력변동성을 보완해줄 대안은 가스발전·에너지저장장치·전기자동차 등이 대표적으로 손꼽히고 있으나 소규모란 점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제한할 수 있어 이를 보완할 발전전원으로 양수발전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보급이 활성화된 선진국에서 양수발전 보급은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그에 발맞춰 신규 양수발전 건설을 본격화했다.

현재 한수원은 신규 양수발전 부지 선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예비후보지 7곳 중 2~3곳을 선정할 예정인 가운데 예비후보지 내에서 찬반논쟁이 팽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찬성 측은 대규모 토목공사를 동반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반대 측은 역시 대규모 토목공사를 동반하고 있어 환경파괴를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점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양수발전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하기 위해선 만성적자일 수밖에 없는 전력시장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만성적자인 상황에서 양수발전에 대한 신규 건설과 투자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평양수 상부저수지 전경.
청평양수 상부저수지 전경.

기동시간 5분 이내에다 1분 내 최대 출력 도달
전력품질 좌우하는 주파수 조정역할 하고 있어

양수발전은 크게 상·하부저수지와 상·부저수지 저장된 물이 오갈 수 있는 지하수로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력수요가 낮은 시간대 생산된 잉여전력을 이용해 하부저수지에 저장돼 있던 물을 상부저수지로 끌려 올려 저장한 뒤 대형발전전원 불시정지 등 급작스러운 전력수요 변동이나 전력수요가 갑자기 높아져 주파수가 흔들릴 때 상부저수지에 저장됐던 물을 하부저수지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전원이다.

양수발전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출력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는 가장 큰 특징은 기동력이다.

양수발전은 기동시간 5분 이내에다 1분 내 최대 출력에 도달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출력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대형발전전원이다. 실제로 기동시간이 긴 원전이 최초 가동에서 최대 출력까지 1주일이나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수발전 기동력은 비교조차 어려울 정도다.

이 같은 이유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출력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양수발전이 손꼽히고 있다.

물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출력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가스발전·에너지저장장치·전기자동차 등이 손꼽히고 있지만 에너지저장장치와 전기자동차의 경우 보급이 불확실한데다 소규모인 탓에 예측하고 컨트롤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 에너지저장장치와 전기자동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 소재 품귀현상으로 보급이 원만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그렇지만 양수발전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출력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전기자동차 장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고, 이 대안의 단점인 소규모를 보완할 수 있는 발전전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수발전이 평상시 전력수요가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전력품질을 좌우하는 주파수 조정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는 점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출력변동성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2011년 9월 15일 대규모 순환정전사태 당시 양수발전은 오전 추석 이후 산업계 조업 돌입과 이상기온 등에 따른 냉방수요 급증에 주파수를 조정함으로써 정상적인 전력수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됐으나 오후로 접어들면서 양수발전 가동이 멈추자 순환정전이 이어진 바 있다.

순환정전 중에서도 무주양수는 광역정전에 대비하기 위해 전력수급난 속에서도 하부저수지에 저장돼 있던 물을 상부저수지로 끌어올렸다는 점은 양수발전 역할이 중요했다고 반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뿐만 아니라 양수발전은 2016년 9월 경주지진 당시 월성원전 가동중단에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등 발전설비 불시정지에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주파수를 조정하는 한편 광역정전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양수발전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 내 출력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생E 선진국 점진적으로 양수발전 보급 확대
韓 2000MW 신규 양수발전 3기 건설계획 추진

양수발전은 이미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보급 모범국가로 손꼽히는 독일의 양수발전 비중은 현재 3% 수준에서 2029년 4%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2%에서 3%, 스페인 6%에서 7%, 중국 2%에서 5% 등으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양수발전 비중이 높은 일본의 경우 8%에서 7%로 비중은 소폭 줄어들지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선진국들이 양수발전 필요성에 집중하는 배경은 환경적 영향을 받는 재생에너지 출력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까지 재생에너지 출력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대형발전전원 중 양수발전이 유일하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원전 등 대형발전전원 불시정지에 대비하기 위해 양수발전을 도입했으며, 그 결과 우리나라에 ▲청평양수 ▲삼량진양수 ▲무주양수 ▲산청양수 ▲양양양수 ▲청송양수 ▲예천양수 등 7개의 양수발전(발전설비용량 4700MW)이 가동되고 있다. 다만 2011년 예천양수 준공 이후 신구 양수발전 건설은 중단된 상태다.

이 가운데 정부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출력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신규 양수발전 건설에 표면화시켰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출력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2017년 12월 수립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부지가 정해지지 않은 발전설비용량 2000MW 규모 신규 양수발전 3기 건설계획을 반영시켰다.

당시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출력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에너지저장장치가 떠오르긴 하나 저용량과 고가 등으로 인해 양수발전에 초점을 맞췄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지가 정해지지 않은 양수발전 건설계획을 포함시킨 것은 대규모 토목공사를 동반하는 등 공사기간이 10년에 달하는 점 등을 감안해 미래에 대한 투자로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목표달성에 맞춰 신규 양수발전 건설을 매듭짓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한수원 자율유치공모 통해 부지 3곳 선정 예정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에 유치전 과열양상 관측

정부가 신규 양수발전을 건설하겠다는 정책방향을 정한 가운데 사업자인 한수원도 발 빠르게 나섰다.

한수원은 기존에 물색해뒀던 10곳 후보지 중 생태계 보존 등 개발이 제한된 2곳을 제외한 8곳 기초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환경·기술적 검토를 거쳐 이미 유치포기를 선언한 하동을 제외한 가평·곡성·봉화·양평·영동·포천·홍천 등 7곳을 신규 양수발전 예비후보지로 선정한데 이어 이들 기초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자율유치공모를 5월 31일까지 진행한다.

신규 양수발전 유치를 희망하는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위치도와 지방의회 동의서류를 첨부한 유치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특히 한수원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부지 선전을 위해 인문사회·환경·기술부문 전문가가 참여하는 부지선정위원회를 지난해 10월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부지적정성·환경성·건설적합성·주민수용성 등에 대한 이들의 종합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최종 신규 양수발전 부지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서 예비후보지 내에서 찬반토론이 한창 진행 중이다.

충북 영동에서 유치 분위기가 가장 활발하다. 영동지역 42개에 달하는 민간사회단체가 주축이 돼 영동양수발전소유치추진위원회가 결성된데 이어 이 위원회는 범군민 유치서명운동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원도 홍천에서는 일부 지역주민이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홍천군이 유치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후 또 다른 지역주민이 지역주민들이 양수발전 유치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나머지 지역에서도 찬반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양수발전 건설 반대 측은 대규모 토목공사를 동반하는 탓에 환경파괴 등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반면 찬성 측은 대규모 토목공사를 동반하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찬반논쟁에도 불구하고 양수발전 유치전은 가열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과거 양수발전 건설은 사업자 주도로 진행되면서 지역주민 반발이 종종 있어왔으나 최근에 지어졌던 청송양수와 예천양수 건설은 기초지방자치단체 유치를 통해 진행되면서 지역주민 반발이 눈에 띄게 줄어든 바 있다.

특히 청송양수는 국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지역주민의 유치를 희망함에 따라 지어졌다. 또 예천양수도 예천군민 1만6000명에 유치를 서명함에 따라 이뤄졌다.

이와 함께 양수발전은 관련 설비가 지하에 위치함에 따라 외부노출로 인한 환경피해가 적은 한편 상부저수지와 지하 동굴 등 관광 상품화 활용, 발전소주변지역지원사업 혜택, 가뭄 시 용수공급, 산불진화 용수활동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

청평양수 상부저수지인 호명호수는 가평 8경 중 2경의 관광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연간 25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또 무주양수 와인동굴은 양수건설 작업터널을 활용해 지역특산물 판매 증대와 농가소득, 고용창출 등에 기여하고 있다.
 

매년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양수발전
신규 투자 등 위해 전력시장체제 개선해야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목표 달성을 위해 양수발전 역할이 부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전력시장 내에서 양수발전이 정상적인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2017년 기준 ▲양양양수 –545억3800만 원 ▲산청양수 –369억9100만 원 ▲청송양수 –270억3500만 원 ▲예천양수 –255억2500만 원 등으로 대부분 양수발전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원인은 높은 건설비에도 불구하고 투자비를 회수할 수 없는 구조적 결함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양수발전의 경우 용량요금 지급비율이 다른 발전전원을 100%로 할 때 27%에 지나지 않는데다 정산단가와 양수비용 차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 만성적자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양수발전이 만성적자일 수밖에 없는 전력시장구조는 양수발전 신규 건설과 현대화사업 등에 따른 투자비를 확보하는 것과 함께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출력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도입에 적잖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장희선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달 29일 열린 에너지경제연구원 2018년도 주요연구결과 공유를 위한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양수발전이 재생에너지 출력변동성에 맞춰 양수할 수 있도록 하는 가변속 양수발전 관련 제도개선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한 바 있다.

가변속 양수발전은 재생에너지 등으로 생산된 잉여전력을 이용해 양수할 수 있는 기술이며,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건설된 예천양수 건설 당시 개발되지 않았던 기술로 이 기술을 도입하는데 투자비 상승을 피해갈 수 없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양양수 전경.
양양양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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