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길 따라 만난 미래에너지
동백꽃 길 따라 만난 미래에너지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8.04.2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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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한국중부발전(주) 서천화력발전소
-모듈 7072장 아침햇살 받아 ‘반짝반짝’
-간이역 동백정, 영화의 한 장면 연상시켜


봄의 문턱, 서천에서 만난 쭈꾸미와 동백꽃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3시간 가량. 입이 행복하고 눈이 즐거운 곳이 있다. 바로 한국중부발전(주) 서천화력발전소. 발전소 초입에서 알이 꽉 찬 쭈꾸미로 배를 채웠다면 눈이 즐거울 차례. 서해안을 등지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에 들어서면 시원하게 펼쳐진 서해안과 이색볼거리가 눈에 띈다.

지난 1976년, 1차 오일쇼크 이후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화력발전소. 2년 뒤 2차 오일쇼크로 혼란스러울 무렵 서천화력 1·2호기(20만kW×2기)가 착공에 들어갔다. 5년이 지난 1983년, 발전소가 완전히 자리를 잡아 전력을 생산했다.


이 발전소의 발전연료는 무연탄. 당시 사양산업으로 접어든 우리나라 광공업의 진흥과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해법은 서천화력이었다. 그 동안 이 발전소는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더불어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왔다.

발전소 정문을 통과하면 깨끗하게 정돈된 문화가 느껴진다. 지난 1998년 배연탈황설비가 준공됐다. 무려 550억원이 투입됐다고 한다. 이후 2005년 질소산화물 저감설비 등이 준공되면서 혐오시설이란 허물을 벗어버렸다.


무연탄발전소의 숨어 있는 볼거리. 바로 무연탄을 수송할 수 있는 전용선철도다. 우리나라엔 서천화력과 영동화력, 동해화력 등 3곳에서 볼 수 있다. 이 철도는 장한선 간치역에서 발전소를 잇는 것으로 본선 17km와 측선 4.8km로 돼 있다.

동백정이란 종착역은 시골의 간이역이랑 닮았다. 이 역은 한적하면서도 자연의 발빠른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은 연인들의 가슴을 녹인다. “이 역은 서천군과 공동으로 2년 전부터 지역 관광벨트와 묶여 추억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운이 좋으면 하루에 두 번 들어오는 무연탄 수송열차도 볼 수 있다. 70년대 영화에서나 봄직한 풍경. 가족나들이로 일품이다.

최근 들어선 이 지역에 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발전소를 찾는 발길이 부쩍 늘었다. 비결은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친환경에너지로 꾸며진 이 테마파크는 부지도 색다르다. 서천화력의 부산물인 석탄회를 매립한 장소에 건설됐다. 자연으로 되돌려준다는 의미를 충분히 살린 듯하다.

전기는 생산과 동시에 소비해야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테마파크는 생산된 전기가 바로 소비되는 시스템으로 꾸며져 있다. 냉난방은 신재생에너지인 지열의 몫. 또 55W급 태양광 가로등 20기가 곳곳에 설치돼 불을 밝힌다. 전력계통과 연계된 5kW급 소형 추적식 태양광설비 2기는 전기가 필요한 곳에 공급된다.

이 테마파크 주변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태양광발전설비다. 이 발전소의 설비용량은 자그마치 1200kW. 모듈이 무려 7072장이나 깔려 있다. 이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은 700여 가구에서 동시 사용이 가능하며, 연간 157만7000kWh의 무공해 전기를 생산해 공급한다.

서천화력 박흥실 소장은 “이 테마파크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에 부응하고 국내외 환경규제강화와 기후변화협약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종료된 석탄회처리장을 이용해 건설됐다”며 “그러나 이 테마파크가 준공될 때까지 주변에 천연기념물인 동백꽃 군락지가 있어 각종 허가를 받는데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또 서천화력과 이웃하고 있는 마량리 동백나무숲도 숨어 있는 볼거리 중 하나다. 서천화력 담벼락을 따라 동백나무숲으로 가는 길이 열려 있다. 천연기념물인 이 숲은 500년 전, 마량리 수군첨사가 ‘험난한 파도에 안전하게 다니려면 제단을 세워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계시를 받았다. 이에 첨사는 이곳에 제단을 만들고 그 주변에 동백나무를 심어 오늘의 명물이 됐다.

이 숲은 지난 1965년 4월 1일 천연기념물 169호로 지정됐으며, 2만3145㎡(㎡당 85주) 부지에 아름드리 동백꽃을 피울 때 절정을 이룬다. 또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등지고 드넓은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재미가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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