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십이 곧 소통…젊은이와 다름을 극복한 남부발전
스킨십이 곧 소통…젊은이와 다름을 극복한 남부발전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8.05.1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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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남부발전이 젊은이와 함께한 1박 2일 동행>
처음엔 서먹한 분위기였지만 헤어짐을 앞두고 아쉬움이 가득
이름 난 강사 없지만 직원들이 만들어낸 알찬 프로그램 눈길


【부산=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요즘 대세는 소통이다. 그렇다보니 정부나 공공기관 등이 정책과 경영에서 소통을 중요한 요소로 보는 이유도 이 같은 배경에서 출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을 찾아보기 힘든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따져보면 스킨십만한 소통도 없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은 소통은 쉽지만 그저 형식에 지나지 않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눈높이를 맞춰가는 것만큼 진정성 있는 소통은 별로 없다.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그 진실에 다가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남부발전 직원들이 부산지역 대학생들과 1박 2일을 동행했다. 이 기간이 짧다고 보면 짧고 길다고 보면 긴 시간이지만 서로에게 아름다운 추억 하나씩을 만들었다는 점은 충분한 소통이 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처음엔 다소 서먹한 분위기였지만 헤어짐을 앞두고 아쉬움이 가득했다는 것은 이를 반증하고 있음이다.

이들의 만남에서 남부발전이 지역사회, 더 나아가 대한민국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젊은이들과 소통을 했다는 것은 부산지역 매출액 1위 기업인 남부발전과 문재인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에너지전환정책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 남부발전은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디딤돌 하나를 놨다.

서먹했던 만남이 아쉬움으로 가득해져버린 헤어짐으로 이어졌던 남부발전과 젊은이들의 1박 2일, 본지는 그 시간을 함께 했다.



지난 10일 이른 아침, 남부발전 본사(부산 남구 소재) 앞마당에 120명의 대학생들이 하나 둘 모였다. 친분이 있는 몇몇만 삼삼오오 모여 있을 뿐, 이들 간의 만남 또한 어색했다.

모처럼 남부발전 대외협력부 직원들도 한 자리에 모였다. 직원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이들을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아닌 이들이 120명이나 되는 인파를 통제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들의 열정은 대학생 못지않아 보였다.

이들은 3대의 관광버스를 나눠 타고 남부발전 하동화력이 있는 서쪽으로 향했고, 이렇게 이들은 1박 2일 동행을 시작했다.

변종철 남부발전 대리는 이 행사를 전담했다고 한다.

변 대리는 “남부발전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열라게 된 이번 에너지·환경세미나는 전력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미래 세대에 올바른 에너지가치를 전달하자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기획과정에서 쉽지 않았음이 사실이고 상급자들은 보여주는 것보다 실효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주문이 있었고 그에 맞도록 프로그램을 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비용을 지불해서 이름 난 강사를 초빙하는 것도 물론 나쁘지 않지만 남부발전 구성원들이 대학생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만남의 시간을 만들고 절감한 비용으로 대학생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1시간 남짓 남해안 고속도로를 달렸다. 그리고 하동화력에 도착했다.

대학생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에 ‘와’ 하는 탄성소리를 냈다. 하동화력 관계자로부터 하동화력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발전소 곳곳을 둘러보는 한편 에너지전환정책에 핵심으로 손꼽히는 대규모 태양광발전단지에서 변화하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목격했다. 이뿐만 아니라 석탄발전 가동 후 배출되는 온수배로 운영되는 문화센터와 관련 산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

발전소 견학은 누구나 마음만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다. 이들에게 특별한 시간은 다음부터다.

정훈태 차장은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에 전력산업에 대해 설명을 했지만 귀담아 듣는 이가 많지 않아 섭섭한 면이 없잖아 있었다”고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했다. 이어 “곱씹어 생각해보면 이 친구들이 전력산업에 대한 지식이 없다보니 고개를 돌려버린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됐고, 지금의 이 시간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직원들 모두가 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전력산업을 공부하는 전기공학도가 아닌데다 남부발전이 뭘 하는 회사인지도 몰랐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실제로 고학년 대학생의 경우 당장 눈앞에 닥친 취업문제로 남부발전에 관심을 가진 이도 있고, 무엇인가를 해야 하겠다는 심리적 압박으로 참여한 경우도 있었다. 또 저학년 대학생의 경우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도 있듯이 친구를 따라 온 이도 있었다. 처음부터 이들에게 공통점은 없었던 셈이다.

지난 10일 오후 이들을 태운 관광버스는 하동화력에서 2시간 남짓을 달려 부산 기장군에 도착했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부산은행연수원(부산 기장군 소재). 남부발전이 부산지역 매출액 1위 기업으로 부산을 대표하는 기업이지만 변변찮은 연수원이 없어 이곳에서 행사를 하게 됐다고 한다.

이날 석식 후 진행된 세미나에서 남부발전은 참여한 대학생들의 목적이 각기 다른 만큼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췄다. 남부발전을 포함한 전력산업계 다양한 취업정보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과 에너지전환정책에 대한 정책을 알리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강태길 부장은 “누가 강단에 설 것인가. 이 행사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심을 한 부분”이라고 언급한 뒤 “이름 난 강사들이 강단에 선다면 그 성과들이 크게 포장될 수 있겠지만 그런 것보다 참석한 대학생들에게 진실로 다가서고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관점에서 남부발전의 역할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남부발전에서 근무하면서 전력산업 한 주축인 우리 직원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그만한 소통이 없을 것이란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많은 고생을 한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이 행사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인터넷 등에서 얻을 수 없는 무엇인가를 얻어 돌아간다면 그만한 가치 없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의미일까. 강 부장은 직접 강단에 서기도 했다.

그는 에너지전환정책을 주제로 강단에 섰으나 이미 많이 알려진 에너지전환정책에 대한 정보보다 실제로 남부발전이 이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비롯해 실제로 남부발전 직원들이 체감하고 있는 강도 등을 소개하는 한편 앞으로 남부발전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했다.

또 강단에 선 인사담당자인 박성주 차장은 실제로 남부발전에서 운영하는 인사제도 등을 소개하면서 공개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정보들이 쏟아지자 대학생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직접 찍기도 했다.

박 차장은 이 자리에서 “남부발전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력산업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이어진 조별토론시간은 21시부터 22시까지 진행됐다. 그 동안 침묵으로만 일관하던 참여한 대학생 목소리는 세미나장에서 울려 퍼졌다. 사후취재에서 알려진 일이지만 이들은 당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1시간이 나 훌쩍 넘겨 잠자리에 들어갔고, 이들은 숙소에서도 논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다음 날이 밝았다.

아침부터 세미나장에 모인 대학생들은 특별한 체험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부발전 입사과정에서 치러지는 인·적성검사와 직무능력평가 등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2시간 남짓 이어진 시험에서 피로함보다 처음 받아 본 시험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시험출제기업에서 온 관계자들은 이 시험에 대한 출제경향과 의도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전략 등을 덧붙이기도 했다.

고학년 대학생들은 말로만 듣던 인·적성검사와 직무능력평가를 접해봄으로써 앞으로의 취업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반면 저학년 대학생들은 가슴에 와 닿지는 않지만 색 다른 경험을 하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인·적성검사를 받은 대학생들은 대부분 요식행위가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이 시험에 임해야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이 행사의 마지막은 1박 2일 동안 소통한 결과를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경연의 장.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에너지정책 트렌드를 분석하고 에너지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한데 이어 효과적인 에너지전환을 위한 소통전략을 쏟아냈다. 물론 대자보에 손으로 적은 열정이고 곳곳에서 실수가 쏟아져 나왔지만 그들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다.

이들은 이 대회에서 뉴스앵커가 되기도 하고, 상황극을 하는 배우가 되기도 했다. 때로는 수줍음으로 망설이는 부분도 있었으나 모두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모두가 모두에게 박수를 쳤다.

김정도 학생은 “실제 실무자들이 설명해주니까 좀 서툴기는 해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너무나 보람 있었다”고 언급한 뒤 “에너지전환이 좋다는 것에 대한 이유를 알지 못했지만 왜 중요했는지를 알게 된 시간”이라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첫 날 어색한 만남은 둘째 날 아쉬운 헤어짐으로 이어진 남부발전 직원과 대학생 120명의 1박 2일.

이들은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 하나씩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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