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공포에 휩싸인 대한민국…원전부지 선정절차는?
지진공포에 휩싸인 대한민국…원전부지 선정절차는?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12.29 00:2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자력문화재단-국민 눈높이에 맞춘 지진·원자력안전 재해석>
【에너지타임즈】지난 9월 발생한 경주지진, 그리고 최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원전재난영화 ‘판도라’ 등으로 인해 국민적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원전의 투명한 정보공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사장 이호성)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소통의 일환으로 지진과 관련된 전문용어를 선별한데 이어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눈높이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작업은 지진과 원전의 지진대비체계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돕고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원자력문화재단은 지진과 원전안전에 대한 주요 키워드 20건을 선별한 뒤 원자력전문가와 과학교사의 자문을 받아 용어를 순화하고 이를 멀티미디어콘텐츠로 제작함으로써 국민들이 지진과 원자력안전 관련 전문용어를 직관적이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체계화하고 있다.

특히 원자력문화재단은 내년부터 350건에 달하는 지진과 원자력 관련 용어들을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지식백과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원전, 원전 부지는 안전할까.

본지는 원자력문화재단의 도움을 받아 내진설계·심층방호 등 원전의 안전기술과 함께 중요하게 판단되는 원전부지 결정과정을 재구성해 봤다.



지반가속도는 지진 발생 시 특정지점에서 지반이 얼마나 강하게 흔들리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정의된다. 이 값은 물리량으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원자력문화재단은 국민들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이렇게 쉽게 설명한다.

0.1g(중력가속도)는 놀이공원 ‘디스코 팡팡’과 같이 바닥이 회전하는 놀이기구 바닥에 움직이는 정도로 똑바로 서 있기 어려운 수준이다.

0.5g는 달리던 자전거가 급정거할 때 몸이 앞으로 쏠리는 정도, 1g는 시속 100km로 달리던 자동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3초 만에 급정지했을 때 탑승자가 앞으로 쏠리는 정도라고 한다.

특히 지반가속도는 진동세기를 정량적으로 표시하고 있는 탓에 건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정도를 표현하는 수치로도 정의될 수 있다. 같은 규모의 지진이더라도 진원지와의 거리와 측정지점 토질 등에 따라 지반가속도가 변하기 때문에 내진설계기준은 규모나 진도가 아닌 지반가속도를 활용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원전의 내진설계기준은 0.2g, 신고리원전 3·4호기부터 0.3g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 9월 발생했던 경주지진의 경우 규모 5.8 지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월성원전 내 지진계측 값은 0.12g, 원전건설 내 지진계측 값은 0.0981g로 내진설계기준인 0.2g에 절반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 원전은 지진 등에 안전한 곳에 지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원전 부지를 결정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원전 부지는 어떻게 결정될까. 특히 정부와 원전사업자는 원전건설 시 원자로건물과 원전안전 관련 구조물들이 지진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 곳을 기본으로 삼고 부지선정을 위한 지진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현재 원전부지 지진조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동일한 ▲준광역조사 ▲부지인근조사 ▲광역조사 ▲부지조사 등 4단계로 진행되며, 활성단층 확인과 지질학적 안정성 영향분석, 공학적 보완 가능성 등을 확인하는 작업으로 이뤄진다.

먼저 준광역조사는 부지로부터 반경 50km이내에서 실시되며, 해당 지역에 대한 지질과 지진조사로 원전부지에 잠재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진에 대한 정보를 평가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부지인근조사는 원전부지로부터 반경 5km 이내에서 실시되며, 지질학적·지진학적·지구물리학적·지질공학적 정밀조사를 통해 원전부지 내 원자로와 원자력안전 관련 시설물이 잠재적 지표 변형·침하·붕괴 등으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광역조사는 원전부지로부터 반경 200km에서 진행되며, 기존 자료의 분석을 통해 원전부지에 잠재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진원에 대한 지질과 지진정보를 파악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부지조사는 부지로부터 반경 1km이내에 이뤄지며, 앞서 실시된 3단계 수준의 지질과 지진조사정보를 토대로 시설물의 공학적인 설계와 활동성 단층 등의 잠재적 지표변형에 대비한 정밀조사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특히 원전은 기본적으로 암반위에 지어진다. 암반이 지진 관련 토사지반보다 2~3배나 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지반경 320km 내 문헌조사·인공위성·항공사진 판독 등으로 지진과 지진조사를 하게 되며, 부지반경 8km 이내 지역에 대한 정밀지질조사도 함께 이뤄진다. 또 과거 3만5000년 이내 1회, 과거 50만 년 이내 2회, 활동 징후가 있는 활성단층이 없는 곳일 경우에만 원전 부지로 결정되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원전사업자는 원전 부지의 지하 90미터까지 천공해 암반특성을 직접 확인하고 인공탄성파를 이용한 지하암반 특성을 확인하는 탄성파 탐사, 지표를 도량모양으로 파내 굴착한 면에 나타나는 지질상황을 직접 관찰하는 트렌치조사 등을 거쳐 최종 원전 부지를 결정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원전과 앞으로 건설될 원전은 내진설계와 심층방호 등 원전의 안전기술도 중요하지만 철저한 지질조사로 적합한 원전 부지를 찾아내고 있다고 원전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