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최초, 최초…남부발전 삼척그린파워 정격출력
최초, 최초, 최초…남부발전 삼척그린파워 정격출력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10.20 03: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최초로 보일러·터빈 2:1 조합 성공 카운트다운
전문가들 우려 씻어내고 이르면 내달 상업운전 가능
반드시 있어야 할 것 없애고 숨은 공간 찾아내 활용
【에너지타임즈】많은 이들이 삼척그린파워 1·2호기 프로젝트와 관련 부정적인 의견들을 쏟아냈다. 내부에서의 반신반의뿐만 아니라 일각에선 사기란 말까지 나오면서 무모한 프로젝트란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최초란 하나의 수식어를 달기조차 어려운데 세계 최초를 비롯한 수많은 최초란 수식어를 달기 위한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남부발전 임직원들은 걸었다. 그렇다보니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이들은 가슴을 졸였다고 한다. 남부발전 임직원들의 어깨에 걸려 있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어찌 작을 수 있었을까.

그러나 삼척그린파워 프로젝트의 성공 분수령인 1호기가 정격출력에 성공했다. 지난 14일 1호기의 출력이 정격출력에 도달하는 순간 남부발전 임직원들의 어깨에 걸려 있던 부담감도, 책임감도 한결 가벼워졌다고 한다. 게다가 회 처리장을 운영하지 않겠다던 약속도 최근 지켜냈다.

이르면 내달 삼척그린파워 1호기의 상업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또 2호기에 대한 시운전도 조만간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011년 6월, 남부발전은 삼척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면서 삼척그린파워종합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첫 삽을 떴다. 1단계 사업이 삼척그린파워 1·2호기다.

삼척그린파워 1·2호기는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호산리 일대에 지어졌으며, 발전설비용량은 우리나라 단위용량으로 최대인 100만kW급 2기다.

삼척그린파워 1호기는 현재 종합시운전 중인데 지난 14일 정격출력(102만2000kW)을 찍었다. 남부발전은 삼척그린파워 1호기에 구성요소인 발전설비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이근탁 남부발전 기술본부장은 “정격출력은 종합시운전에서 발전설비들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 뒤 “정격출력 후 단계적으로 출력을 낮춰 운영상황을 점검한 결과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본부장은 “이르면 내달부터 전력거래소의 급전지시를 받아 전력을 생산하는 이른바 상업운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조만간 2호기에 대한 종합시운전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왜 이 프로젝트가 세간의 관심을 받았을까.

삼척그린파워 1·2호기에 순환유동층보일러가 적용됐다.

일반적으로 순환유동층보일러는 75µm이하로 분쇄된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미분탄석탄발전과 달리 10mm 이하로 분쇄된 석탄·생활쓰레기 등을 모래와 섞어 천천히 연소하는 방식으로 저질탄과 산업폐기물 등을 발전연료로 사용할 수 있고, 발전연료가 800~900℃의 낮은 온도에서 연소되는 탓에 질소산화물·황산화물 등의 환경오염물질의 배출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전 전력연구원에 따르면 이 시장은 연평균 21%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025년 12조5207억 달러(한화 1경5438조 원가량)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금은 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중국 등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미국과 유럽 등에서의 보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척그린파워 1·2호기를 대표하는 특징으로 ▲순환유동층보일러와 터빈의 2대 1 조합 ▲효율화된 발전설비 배치 ▲연돌(일명 굴뚝) 업무공간화 ▲옥내 저탄장 ▲회 처리장 무(無) 운영 등이 손꼽힌다.

이중 단연 돋보이는 특징은 순환유동층보일러와 터빈의 2대 1 조합이다. 세계 최초란 수식어가 여기에 붙어 있다.

발전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을 쏟아냈다.  발전설비를 설치하는데도 높은 기술이 요구되지만 이 설비를 가동하는 과정에서도 높은 운영기술이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부발전은 왜 보일러와 터빈의 2대 1 조합이란 무리수를 뒀을까.

이 프로젝트가 기획되던 당시 남부발전은 발전소를 건설하는데 두 가지 요소를 충족시켜야만 했는데 하나는 석탄발전 용량이 100만kW로 업그레이드되는 발전업계 대세와 다른 하나는 저질탄을 발전연료로 사용함으로써 경제적 효과를 내는 것. 물론 후자의 경우 현재 발전연료인 유연탄가격이 국제유가 급락과 함께 추락하면서 경제성에 대한 의미가 많이 퇴색됐으나 당시에만 해도 고질탄가격의 1/5 수준이었기 때문에 충분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만했다.

다만 개발된 순환유동층보일러 용량이 50만kW였던 탓에 2대의 순환유동층보일러를 병렬로 연결한 뒤 100만kW급 터빈 1대를 돌리는 조합이 세계 최초로 만들어졌다.

2대의 보일러가 병렬로 연결돼 있다는 것은 터빈을 돌릴 수 있는 증기가 2대의 보일러에서 각각 일정하게 공급되도록 운영돼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높은 운영기술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2대의 보일러에서 일정한 증기가 공급되지 않을 경우 진동 등으로 고장정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부발전은 시운전에 앞서 이 같은 방식의 발전소를 운영하는 현장에서 집중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운전원의 운전기술 배양에 방점을 찍었고, 이번 정격출력을 통해 이들의 운전기술력을 확인했다.

효율화된 발전설비 배치도 빼 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이 부지는 산을 깎아 나온 암반 등으로 바다를 매립한 뒤 조성됐다. 각종 환경설비는 보일러와 연돌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다른 석탄발전과 달리 발전설비와 환경설비를 하나로 묶는 일체형으로 건설됐다. 그에 따른 건설비용과 운영비용 등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연돌은 기존의 공장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사무공간으로 활용된다. 굴뚝에 사무실이 있다는 것이다.

버려지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차원에서 두 개의 연돌은 하나로 연결되도록 설계됐다. 연돌의 1층은 출·입구, 2층은 제어실, 3∼6층은 사무실 등으로 각각 활용되고 있다.

옥내 저탄장도 빼 놓을 수 없는 특징 중 하나다. 현재 다른 발전소에서 건설되는 저탄장은 대부분 옥내 저탄장이나 삼척그린파워 1·2호기 옥내 저탄장은 조금 다르다. 자연발화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질탄을 보관하는 것이 고질탄보다 까다롭기 때문에 특별한 설비와 기술을 갖춰야만 한다. 이뿐만 아니라 거미줄처럼 엉켜있던 발전연료 이동 컨베이어도 매립돼 있다. 남부발전 측은 무인화 등에 따른 비용절감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특히 회 처리장 없이 발전소 운영이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결국 회 처리장을 만들게 될 것이란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남부발전은 최근 이 문제를 해결했다.

회 처리장은 발전소 가동한 후 나오는 일종의 재인데 일반적으로 발전소 인근에 확보한 부지에 회를 처리·매립한 뒤 최종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기부된다. 이 과정에서 회 처리장은 지역주민들로부터 혐오시설로 각인돼 각종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한 셈이다.

삼척그린파워 1·2호기 가동 후 발생하는 회는 중간저장과정 없이 바로 최종 처분된다. 해법을 폐광에서 찾았다.

이 본부장은 “최근 삼척그린파워 1·2호기에서 발생하는 회를 최종 처분할 수 있는 철광석광산과 석회석광산 등 2곳을 확보했다”고 언급하면서 “광물을 채굴한 자리에 회를 채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철광석광산은 폐광으로 이곳에서 나오는 물이 산성이기 때문에 물고기가 살 수 없으나 알카리성인 회가 광산에 채워지면 중화현상이 일어나 수질이 개선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석회석광산은 현재 채굴 중인 광산으로 삼척그린파워 1·2호기에 사용되는 석회석을 이곳에서 조달받고, 회를 이 광산으로 옮겨 채우는 등 수송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남부발전의 숙제는 안정적인 운영과 함께 후속호기인 삼척그린파워 3·4호기 건설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1·2호기 건설과정에서 부지정지 등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뒀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