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경주시대 신고…이제 경주가족이지 말입니다
한수원 경주시대 신고…이제 경주가족이지 말입니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04.28 11:3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년 만에 본사이전 프로젝트 마무리 짓고 기념식 열려
New & Clear 에너지 실크로드…긴 여정 첫걸음 내딛어
융합 위한 5대 프로젝트 포함한 경주종합발전계획 공개

【경주=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한수원 본사이전 프로젝트가 11년간 갈등과 봉합을 반복하면서 드디어 마무리됐다.

오랜기간 갈등을 빚은 만큼 많은 준비를 해왔다. 그래서 한수원 임직원들은 본사이전의 프로젝트가 막을 내렸지만 경주의 가족이면서 경주의 미래를 책임질 공동설계자로써 새로운 첫 걸음을 내딛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7일 열린 한수원 본사이전 기념식에 그 동안의 우여곡절만큼이나 수많은 인파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최양식 경주시장 등 내외귀빈을 비롯한 지역주민 400여명, 임직원 400여명 등 모두 800여명이 참석했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한수원 본사는 신라천년의 찬란했던 역사와 문화가 깃든 곳”이라면서 “토함산의 정기가 흐르는 곳으로 이곳에서 국가에너지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수원과 경주시가 든든한 신뢰의 기반을 마련한 것은 국책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이란 점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했다.

조 사장은 이 자리에서 경주시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고 경주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5대 대표 프로젝트와 10대 생활체감형사업 등의 내용을 담은 경주종합발전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어 그는 이 계획과 관련 원자력에너지로 경주와 함께 새로운 에너지실크로드를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슬로건을 ‘New & Clear 에너지실크로드’란 이름 붙였다고 설명했다.

축사에 나선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경주는 2000년 전 여섯 명의 촌장이 화백회의를 열어 밝은 빛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광명이세(光明理世)란 큰 뜻을 밝히고 신라를 건국한 곳”이라면서 “한수원 임직원이 근무할 건물의 이름을 광명이세관(光明理世館)으로 정한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면서 “이 뜻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한수원과 경주가 하나 돼 새로운 시대를 여는 밝은 빛이 돼 줄 것”을 당부했다.


힘들었던 본사이전의 지난 11년

2005년 경북의 경주시와 영덕군, 전북의 군산시에서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 주민투표가 진행됐다. 이 투표는 18년의 숙원사업이던 방사성폐기물처분장 부지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함께 특별법에 의거 이 처분장을 유치하는 지역에 한수원 본사를 이전하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투표결과 경주가 우리나라 첫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유치했다. 자연스럽게 한수원 본사도 경주시로의 이전이 확정됐다. 순탄하게 진행될 것 같았던 한수원 본사이전은 동쪽과 서쪽으로 분열된 지역 내 갈등이 발목을 잡았다.

서쪽 주민들은 한수원 본사이전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해선 중심지역에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동쪽 주민들은 한수원 본사를 양보할 수 없다면서 당초 계획대로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 위치한 곳에 건설돼야 한다고 맞섰다. 답이 없는 지루한 갈등은 한 동안 이어졌다.

그리고 한수원 본사는 오랜 진통 끝에 결국 당초 계획대로 동경주인 경북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 일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그러면서 분열됐던 갈등도 봉합됐다.

도대체 한수원 본사가 뭐 길래, 경주주민을 동쪽과 서쪽으로 분열시켰을까.

한수원 본사는 축구장 22배 규모로 부지 15만7142㎡, 연면적 7만2600㎡에 지하 1층과 지상 12층으로 지어졌다.

한수원은 2013년 12월 5일 신사옥 건설의 첫 삽을 떴다. 당초 2016년 5월을 준공목표로 삼았으나 2015년 12월 말로 준공시기를 5개월이나 앞당겼다. 경주시민들과의 약속을 어길 수 없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 동안 한수원은 신사옥 건설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동절기 보온양생 등 동원이 가능한 건설비법을 적용했고, 동절기에도 공사를 중지하지 않았다. 또 휴일까지 반납하면서 공사를 강행한 결과 이날 기념식이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게 됐다.



길었던 여정만큼 철저히 준비한 ‘한수원’

지난 11년이란 기간이 흐르는 기간 동안 한수원은 새로운 에너지실크로드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경주종합발전계획을 만들어냈다.

이날 발표된 계획은 한수원이 경주의 일원으로써 함께 성장하는데 필요한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5개 대표 프로젝트와 사회공헌·인재양성 등 경주시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10대 생활체감형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5대 대표 프로젝트는 원자력 관련 협력기업 100개를 경주로 유치하고 원전현장인력양성원 설립, 지역주민 자녀를 대상으로 한 재경장학관 설립, 경주에 연고를 둔 한수원 여자축구단 창단,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를 거점으로 한 전시·컨벤션(MICE) 산업 활성화 등으로 요약된다.

먼저 한수원은 원전 협력기업 100개를 경주지역으로 유치를 하겠다는 목표로 경주상생협력팀을 신설한다. 이 팀은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현지기업을 육성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우선 단기적으로 30개, 중장기적으로 100개의 기업을 경주로 유치하겠다는 세부계획을 제시했다.

특히 한수원은 경주시와 상생발전협의회를 운영함으로써 경주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구체적인 기업유치방안을 발굴할 방침이다.

경주지역에 거점을 둔 중소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그 일환으로 한수원은 1000억 원 규모로 중소기업 협력대출기금을 조성했다. 이 기금은 경주에 연고를 둔 중소기업들이 저금리로 대출을 받는데 사용된다.

이와 함께 한수원은 경주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영컨설팅·설비 지원과 보유기술이전 등을 병행하는 등 경주에 연고를 둔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다양한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전문교육기관인 원전현장인력양성원은 2018년 해양관광단지(경북 경주시 소재) 내 설립되며, 연간 100명에 달하는 원전인력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에 앞서 한수원은 원전기능인력양성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육이수자 341명 중 72%인 244명이 취업에 성공하는 등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 성과를 낸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특히 한수원은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 원자력과 관련된 주요 국내외 행사를 유치함으로써 경주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각광받는 전시·컨벤션(MICE)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수원 측은 1000여명이 참여하는 세계원전사업자협회 총회를 유치한데 이어 원자력학술대회, 원전기술발전방안 컨퍼런스, 원전기자재전시회 등 다양한 원전 관련 행사를 이곳에서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한수원은 경주지역의 스포츠문화를 활성화하는 다양한 활동에 나선다. 그 일환으로 경주에 연고를 둔 한수원 여자축구단을 내년 여자실업축구 WK-리그 참여를 목표로 창단할 계획이다. 기존 남자축구단과 함께 운영하기로 했다.

한수원의 10대 생활체감형사업은 경주시민들이 한수원 본사이전으로 인한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있고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안심가로등 설치 등 복지향상을 위한 사회공헌사업 4개, 지역의 문화욕구 충족을 위한 품격 높은 문화예술사업 3개, 어린이부터 대학생까지 지역 내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지원사업 3개 등이 포함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