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價 날개 없는 추락…좀처럼 보이지 않는 ‘출구’
자원價 날개 없는 추락…좀처럼 보이지 않는 ‘출구’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04.12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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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광업기업 주가 전년대비 절반이상 급락
中 경제성장 둔화세와 국제금융시장 불안 이슈
단기적으로 암울…장기적으로 그나마 회복요인
【에너지타임즈】지난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광업컨퍼런스에 참여한 경영인·금융인·전문가 등은 자원가격 하락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올해 가장 참혹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 분위기는 메이저 광업기업 주가의 날개 없는 추락에서 표면화되고 있다. 앵글로 아메리칸 주가가 전년대비 76.4%나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은 자원가격 급락이지만 그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와 대규모 자본투자, 이익회수 장기화 등이 하락요인으로 손꼽힌다.

앞으로의 자원가격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안개 속에 갇혀 있다.

다만 자원가격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세와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의 이슈분석을 통한 전망이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다.

분석결과는 암담하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달러화 약세를 제외하고 회복할 요인이 거의 없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시장논리로 과잉설비에 대한 구조조정과 감산·폐광에 따른 수급조정 등으로 자원가격이 회복될 요인이 다소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본지는 최근 한국광물자원공사 자원정보실에 발행한 ‘자원시장포커스’ 보고서를 바탕으로 세계자원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재조명해 본다.



세계자원가격이 추락하면서 메이저 광업기업 주가가 절반이상으로 급락했다.

메이저 광물기업 중 주가가 전년대비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 이 기업의 주가는 지난 1월 29일 기준 3.95달러로 전년대비 76.4% 폭락했다. 뒤를 이어 프리포트 맥모런(Freeport McMoran) 주가가 4.6달러로 72.6%, BHP빌리턴(BHP Billiton)가 21.91달러로 49.6%, 리오틴토(Rio Tinto)가 24.65달러로 44.1%로 각각 급락한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일본 종합상사인 미쓰이물산은 3월에 끝나는 회계연도에 6억2300만 달러 적가를 예상했다. 1947년 창사 이래 첫 적자다.

메이저 광업기업 주식이 폭락한 이유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에 따른 원자재 슈퍼 사이클(Commodities Super-Cycle)이 종료시점에 가까워지면서 동·니켈·원유 등 자원가격이 폭락하고 메이저광산 자산가치 평가손실이 급격히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원자재 슈퍼 사이클은 20여년의 진동주기를 갖고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다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하는 순환현상.

이와 함께 자원가격 급락에 따른 실적 악화와 대규모 자본투자, 이익회수 장기화 등으로 메이저 광업기업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진 광물자원공사 자원정보실장은 “세계 1위의 메이저 광업기업인 BHP빌리턴의 기업가치는 2월 초 현재 2014년 말 대비 58% 하락한 849억 달러”라면서 “나머지 메이저 광업기업 가치도 대부분 이 기간 40% 안팎까지 떨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메이저 광업기업 시장가치 하락은 자원가격 약세로 인한 매출 감소와 자산가치 평가손실, 달러 강세 등에다 브라질 등 자원생산국 정치 불안에 따른 환차손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자원가격 회복여부는 메이저 광업기업 가치회복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자원가격의 전반적인 흐름을 슈퍼 사이클(Commodities Super-Cycle)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그래서 제기되고 있다.

세계자원시장은 모두 네 번에 걸쳐 슈퍼 사이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슈퍼 사이클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중국 발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로 슈퍼 사이클이 작동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당시 메이저 광업기업은 대규모 투자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2008년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됐다. 그 결과 국제자본의 대량 이탈로 자원가격이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또 2010년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유럽 발 재정위기가 발생하면서 세계자원시장은 슈퍼 사이클 상 불경기 국민으로 진입했다.

그렇다면 자원가격이 반등할 수 있을까.

광물자원공사 측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세와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 두 가지 이슈를 중심으로 전망했다.
먼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세.

2015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9%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제조업과 건설업 중심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연평균 11%대로 집계됐으나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수출중심에서 내수중심, 특히 서비스업 강화로의 전환기를 맞으면서 연평균 7% 이하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산업구조조정뿐만 아니라 인구증가율 둔화와 고령화 등에 따른 생산이 가능한 인구가 줄어들면서 점진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은 중국의 2016년 경제성장률을 6.3%로 내다보면서 전년대비 0.6%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중국의 성장둔화는 올해 자원가격에 추가적인 하방압력을 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음은 국제금융시장 불안.

2015년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은 금리인상을 추진했고, 그 결과 미국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다. 반면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자국의 경기침체 자구책으로 금리인하정책을 고수하면서 달러가치가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다만 미국의 경제지표가 최근 부진함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추가 금리인상의 시기를 늦출 수 있음을 언급하자 국제금융자본이 달러 대신 금이나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미국 달러화는 금리인상으로 상승돼야 하나 되레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달러화 약세는 상품시장으로의 자본유입, 자본재 투자 증가, 자원가격 달러 거래 등으로 자원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적인 측면에서 유럽연합과 일본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마이너스금리정책은 은행 수익성 악화 우려로 위험자산투자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비전통 금융정책은 금융투자자에게 중앙은행 신뢰성을 약화시키고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란 인식을 줌으로써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려는 현상이 지속되고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자원투자를 하지 않아 자원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유진 실장은 “자원시장은 슈퍼 사이클 종료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가격회복 지렛대 역할을 할 이슈가 단기적인 측면에서 미국 달러화 약세를 제외하고 부족한 상황으로 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중장기적으로 자원가격 하락에 따른 광산·제련소 과잉설비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시장원리로 감산과 폐광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경우 자원수급조정에 따른 가격상승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슈퍼 사이클의 저점을 빠져나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실제로 메이저 광업기업인 글렌코어(Glencore)가 지난해 연말 동 40만 톤, 아연 50만 톤을 감산하는 것을 결정한 바 있고, 중국의 대형 동·니켈 제련업체들이 금속생산량을 대규모로 감산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면서 “이는 경제논리에 기반 한 전망이 유효하게 작용할 것이란 기대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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