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산업 꿈이 자라고 있는 그곳 ‘전력연구원’
에너지신산업 꿈이 자라고 있는 그곳 ‘전력연구원’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6.04.11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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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전력산업 기반을 진화시킬 수 있는 다수의 기술 확보
맞춤형 조직개편 단행…조기 실증과 기술 확보 등 역량 집중
【에너지타임즈】우리나라 전력산업 기술개발 전진기지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한전 전력연구원이 에너지신산업이란 물때를 만나 존재가치를 한층 높이고 있다.

에너지신산업은 전력산업 기반에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융합함으로써 기존의 인프라를 진화시키는 동시에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다. 연구실 중심의 기초과학과 함께 현장 중심의 실용과학을 동시에 필요로 하고 있다.

요즘 에너지신산업 열풍에 전력연구의 역할이 더불어 부각되고 있다. 전력연구원이 이 같은 시대적 요구에 신속하게 반응하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 유일의 맞춤형 연구기관이기 때문이다.

최근 전력연구원은 이 같은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새로운 슬로건인 ‘Renovate KEPRI, Innovate Future!’를 내걸고 개방적인 연구문화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우리나라 연구개발 중심인 대덕연구단지에 터를 잡고 있는 전력연구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둘러보자.


전력연구원은 1961년 한전의 설립과 함께 부설연구기관으로 발족됐다. 한전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 1976년 기술연구소, 1984년 기술연구원 등으로 확대·개편된데 이어 1995년 지금의 이름으로 개편됐다.

현재 전력연구원은 대덕연구단지에 터를 잡고 있다.

정문에서 바라본 전력연구원의 첫 느낌은 아담하다(?) 정도. 그리고 20미터 정도 들어가서야 거대함이 느껴졌다. 전력연구원 곳곳에 식재된 갖가지 수목들이 전력연구원의 거대함을 감춘 게 아닌가싶다. 전력연구원 본원을 걷고 있자니 마치 숲 속을 거닐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이것은 전력연구원이 준 첫 인상이었다.

전력연구원은 40만2989㎡ 부지에 본관동·연구동·시험동 등 모두 37개 동으로 조성돼 있고, 분원인 고창전력시험센터는 74만962㎡ 부지에 지중케이블실증 시험동 등 24개 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력연구원 조직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 ▲에너지신산업연구소 ▲창의미래연구소 ▲청정발전연구소 ▲차세대송변전연구소 ▲스마트배전연구소 등으로 최근 개편됐다.

김동섭 전력연구원 원장은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 “우리나라 에너지산업 패러다임을 주도하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면서 “신(新)기후변화체제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을 위한 연구·개발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융합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력연구원에 426명 연구인력 등 모두 506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중 120명이 박사, 243명이 석사 출신이라고 한다.

이들은 무슨 일을 할까.

먼저 전력연구원은 한전의 부설연구기관인 만큼 한전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급부상한 에너지신산업에서 강조되는 미래유망기술과 친환경기술, 전력·정보통신기술 융·복합 신기술 등의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관련 전력연구원은 기후변화대응·에너지안보·에너지효율향상 등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신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에너지 자립 섬,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에너지캠퍼스, 스마트시티(Smart City),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전기자동차 충전, 전력수요거래 등이 이에 속한다고 한다.

또 전력연구원은 발전·송전·변전·배전 등의 성능향상기술개발 등 현장중심의 운영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전력그룹사를 포함한 민간부문의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한전의 부설연구기관이긴 하나 전력그룹사와 민간영역의 부설연구기관으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전력연구원은 송전·변전·배전 분야에서 글로벌 No.1 송배전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로 전력설비 안전성 평가기술, 마이크로그리드(Micro Grid), 배전지능화기술, 765kV 송·변전기술, 변전지능화기술, 에너지저장장치 종합운영기술 등을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또 발전부문에서 글로벌 No.1 발전운영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로 발전설비고장예방기술, 해상풍력발전기술개발, 친환경탈질기술개발, 가스터빈 효율향상기술, 발전설비 안정운영기술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전력연구원은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국내외 전력설비에 대한 예방진단과 긴급고장복구 등 기술적인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년 1000건에 달하는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한전에 217%, 발전5사에 552건, 한수원에 64건 등 모두 966건의 기술지원이 이뤄졌던 것으로 집계됐다. 또 11개국 76건의 기술지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민간발전소 성능평가시험과 고장원인 규명, 전력산업과 관련된 대기업·중소기업 등에서 요청하는 기술적인 현안을 해결하는 기술클리닉을 수행하면서 동반성장의 기틀을 다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전력연구원은 우리나라 전력산업 연구개발(R&D) 플랫폼을 구축하는 허브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산·학·연 등의 공동기술개발이 그것이다.

온실가스 감축 핵심키워드인 저탄소·고효율화 등의 국가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연구원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arbon Capture & Storage), 차세대화력발전, 신재생에너지, 초전도전력시스템, 디지털변전, 차세대 전력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력연구원은 특허 등의 기술사업화 지원과 국내외 공인인증지관으로 전력산업의 공익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전력연구원은 상당한 결실을 맺었다고 한다.

현재 한전은 모두 6235건의 특허출원을 했는데 이중 전력연구원이 61%인 3820건을 점유하고 있다. 특허등록은 3918건으로 이중 전력연구원이 58%인 2267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력연구원은 기술을 이전하면서 국산화를 비롯해 기술이전에 대한 수익을 크게 올리고 있다. 2012년 28건의 기술을 이전해 7억1800만 원을 올렸고, 2013년 39건에 9억2300만 원, 2014년 20건에 5억5100만 원, 2015년 28건에 8조6700만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그 동안 전력연구원이 우리나라 전력수급 안정화와 국산화에 이바지했다면 앞으로는 국가적인 에너지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해외진출 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수행한 전력연구원의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완료된 232개 과제에 대한 연구개발 성과물 직·간접적인 비용과 편익을 분석한 결과 비용 3조6000억 원으로 6조1000억 원의 편익이 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올해 전력연구원의 키워드는 시대정신(Zeitgeist)·해불양수(海不讓水)·골든타임(Golden Time).

전력연구원은 ▲신(新)기후체제대응을 위한 저탄소기술개발 ▲친환경에너지 확산 위한 신재생에너지기술개발 ▲에너지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핵심기술 조기 확보 ▲빅 데이터 활용한 신서비스사업 창출 ▲미래형 스마트 전력계통기술개발 ▲공유경제 생태계 창출로 전력산업 동반성장 선도 ▲파괴적인 혁신기술개발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개발 ▲해외사업 수익창출 위한 보유기술 사업화 ▲지역특화 연구개발 통한 에너지밸리 활성화 등에 역량을 집중한다.

올해 전력연구원은 전년대비 2배가량 늘어난 2206억 원의 예산을 이미 확보한 바 있다. 이 예산은 한전의 연구개발예산 4444억 원 중 73.6%를 차지하고 있다.

김 원장은 “에너지신산업과 연계해 해당 기술의 조기 실증과 핵심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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