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협회 직원들…형제의 도시 제천에서 ‘1박 2일’
전기협회 직원들…형제의 도시 제천에서 ‘1박 2일’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5.10.2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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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농민들이 가꿔온 농작물 수확에 일손 거들어
발전방향 모색의 장도 마련돼…제천시장도 헐레벌떡 환영
김무영 부회장, 올해 과중된 업무로 지친 직원 눈에 밟혀

【제천=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전기협회 임직원들이 모처럼 도시에서의 고단했던 삶과 케케묵은 피로를 잠시 내려놓고 색도저고리마냥 알록달록 곱게 물든 단풍을 병풍삼아 농촌의 부족을 일손을 거들었다. 또 협회의 자생력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소통의 시간도 마련됐다.

김무영 전기협회 상근부회장은 전기협회 임직원 70여명과 29일 충북 제천의 한 작은 마을에서 무·콩·배추 등 올해 봄부터 마을주민들이 비지땀으로 정성껏 가꿔온 농작물들을 수확하는데 일에 일손을 보탰다.

김 부회장 일행은 모두 6개 팀으로 나줘 각자 맡은 곳에서 농작물 수확에 나섰다.

이들을 바라보는 주민들은 조금은 걱정스러운 모습이긴 했으나 외지의 손님들이 그리 불편하지 않은 눈치였다.

김 부회장도 100평 남짓한 콩밭에서 직원 10여명과 콩 수확에 나섰다.

그는 서툴지 않은 낫질을 하면서 “노인네가 혼자서 다하려면 얼마나 힘들까”라면서 “(직원들의 작업이) 서툴기는 해도 이렇게라도 도우면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수확 때 일손이 제일 많이 필요한데 제때 도움이 돼야할 텐데…”라고 걱정스러워하기도 했다.

이날 이 밭에는 새로운 조화가 눈에 띄었다. 젊은 직원들의 힘과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직원들의 노련함이 절묘하게 융합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콩 수확시간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 남는 시간은 이 밭의 주인인 할아버지와의 수다시간이 이어졌다.

이 할아버지는 “얼마 전부터 꿩이 날아와서 콩을 먹고 다녀 걱정스러웠다”라면서 수줍은 고마움의 마음을 전했다.

직원들의 짓궂은 장난에도 할아버지는 싱글벙글, 게다가 자식자랑을 늘어놓았다. 그의 아들은 경찰이라고 한다. 아직 장가를 안 간 모양이다. 여직원을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시골에서 처음 대면하는 이에게 자식자랑을 늘어놓는 것은 흔치않은 일이다. 이렇게 이들의 수다는 한동안 계속됐다.

김 부회장은 다른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는 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올해로 협회가 설립 50주년을 맞다보니 이런저런 업무가 예년에 비해 부쩍 많았고 게다가 48년 만에 전기회관을 이전하면서 직원들의 고생이 유난히 많았다”면서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차례씩 봉사활동과 자체 워크숍을 가지면서 협회의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올 상반기는 과중된 업무와 메르스사태 등의 일들이 겹치면서 그런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고 고단했던 직원들의 생활을 떠올렸다.

특히 김 부회장은 “국제표준을 전면 적용한 세계 최초의 전기설비통합실증단지 구축사업이 진행되는 곳이 제천”이라면서 “이 때문에 제천시와는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제천시와의 특별한 인연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조성되고 있는 실증단지 부지는 대략 10억 원 정도인데 7억 원 정도를 제천시에서 지원을 해줬고, 경사가 진 이 부지에 좋은 성토를 제공해줘서 부지를 매입하는데 거의 비용이 들지 않았을 정도”라고 제천시 배려에 고마움의 뜻을 덧붙였다.

이 실증단지 조성프로젝트는 1단계 사업인 저압전기설비 구축을 시작으로 2단계 한국형 고압전기설비 실증단지 구축(2020년), 3단계 신재생에너지 실증단지 구축(2023년), 4단계 한국형 전기설비 통합실증 플랫폼 구축(2025년)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저압전기설비 구축사업이 오는 2017년 7월 준공될 예정이며, 부지면적 3305㎡과 연면적 5558㎡에 지상 5층과 지하 1층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전기협회는 이 마을에서 필요로 물품이 무엇인지 사전조사를 거쳐 테이블과 의자가 필요하다는 정보를 얻고 이날 테이블 10개와 의자 50개를 구입해 이 마을회관에 기증했다.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하루, 스트레스를 내려놓은 전기협회 직원들은 리솜포레스트(충북 제천시 소재)로 자리를 옮겨 협회의 발전방향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전기회관 이전기념식 때 외부 손님들이 많아 정작 직원들을 챙겨주지 못해 못내 미안하다”면서 “(이 자리에서) 협회 운영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규 제천시장은 바쁜 시정활동에도 불구하고 전기협회 직원들의 제천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헐레벌떡 행사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제천시민은 전기협회 직원들을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친근함을 표시한 뒤 “하루하루 전기설비통합실증단지가 모습을 갖춰갈 때마다 마치 저금통에 동전이 차는 것처럼 가슴이 뿌듯하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제천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급변하는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고, 전기가 없다는 것은 디지털시대에 영혼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기협회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한편 임종원 전기협회 부장은 ‘전기협회 미래지속성장을 위한 제안’이란 제목으로 한 발표에서 “개별구성원의 발전이 바로 협회의 경쟁력”이라고 언급한 뒤 ▲사내어학강좌 개설 ▲본인 진학 시 장학금 지원 ▲복지 포인트 실행 ▲기술별 스터디그룹 활성화 ▲사내 정기세미나 부활 등 개인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건의했다.

임 부장은 업무효율을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전산팀을 신설해 ▲전자결재시스템 ▲지불관련시스템 ▲e-book 시스템 ▲e-learning 시스템 등 전사적자원관리(Enterprise Resource Planning)시스템 구축으로 업무효율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수익증대는 안정된 근무여건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교육·출판사업과 신규 프로젝트 등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어필했다. 또 조직 활성화방안으로 체육대회 등 직원 간 스킨십 확대 등의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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