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지(吉地) 김천…한국전력기술·시민 특별한 합방?
길지(吉地) 김천…한국전력기술·시민 특별한 합방?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5.10.1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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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의 날 축제 분위기가 집들이로 이어져
김천시민 인파에 정작 직원들은 뒷방 신세
설립목표 재정립…10년 뒤 경영목표 선포

【김천=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2015년 10월 15일. 김천시민과 한국전력기술 임직원들이 바쁜 하루를 보냈다. 지역의 오피니언과 한국전력기술 경영진들은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온종일 김천시 곳곳을 누볐다.

한국전력기술이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의거 경북혁신도시로 이전을 완료한데 이어 40주년 창립기념식과 집들이를 열린데다 이와 함께 김천시민들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 김천시민의 날이 함께 열렸기 때문이다.

이날 김천시민과 한국전력기술 임직원의 융합이 축제의 장으로 꾸며졌다.

김천시민의 날 행사와 한국전력기술 창립 40주년 행사를 가진 김천시민과 한국전력기술 임직원들은 오후 한 장소에서 만나 하나가 되는 의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국전력기술 임직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김천시민들이 참석해 주객전도(主客顚倒)의 느낌을 줬다.

김천시민들은 지역사회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 한국전력기술 임직원들은 김천을 세계에너지시장의 중심도시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 등 이들의 새로운 인연은 색다른 동상이몽(同床異夢)으로 시작됐다.



이날 오전, 김천시민들은 김천시민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발전하는 김천의 참모습을 대내외에 알리는 축제의 장인 김천시민의 날을 맞아 공설운동장을 비롯한 마을 곳곳에서 체육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김천시 내 곳곳에서 이어졌다.

같은 시각, 경북혁신도시로 보금자리를 옮긴 한국전력기술은 본사에서 창립 4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 100여명의 퇴직자와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지난 40년의 설립목표가 재정립됐다. 또 10년 뒤 경영목표도 발표됐다.

한국전력기술은 40년 전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국산에너지기술자립을 위해 설립됐다. 당시 설립목적은 발전소 설계기술을 자립하겠다는 것. 한 목표를 향해 증진했던 한국전력기술 임직원들의 열정과 야망은 원전·석탄발전·가스발전 등 발전소 설계기술을 독립시키는 설립목적의 소명을 완수하게 됐다. 선진국의 기술을 구걸하던 입장에서 이들의 기술을 뛰어넘어 다시 이들에게 기술을 수출하는 기업으로 도약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 40년을 향한 열정과 야망은 발전설계기술 고도화를 기반으로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리더로 도약함으로써 국가와 민족의 영역을 넘어 무한한 세계에너지시장에 우뚝 서겠다는 새롭게 정립한 설립목적에 정조준 했다. 이곳 김천에서…

그러면서 한국전력기술은 10년 뒤 야심찬 경영목표인 ‘2025 경영목표’를 설정했다.

10년 뒤 한국전력기술은 매출액 2조5000억 원을 달성하게 되는데 이중 해외사업 비중이 65%, 미래 성장 동력 비중이 25%를 차지하게 된다.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과 미래시장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는 등 고도화기술로 인한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함께 12대 핵심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이 자리에서 박구원 한국전력기술 사장은 한국전력기술이 태산처럼 큰 존재로의 여정을 함께 한 선배들의 정신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임직원들의 열정에 깊은 경의를 표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박 사장은 “지난 40년 발전설계기술 자립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일을 했다”면서 이날 설립목표 재정립에 대해 “다가오는 새로운 시간을 대비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자기를 변화시키고 회사를 변화시키는 것이 한국전력기술을 발전시키는 양대 축임을 잊지 말아줄 것”을 당부한 뒤 “김천에서의 차분하고 안정적인 정착은 한국전력기술의 또 다른 저력이고 이곳(김천)을 세계에너지산업의 대표기업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또 창조와 혁신이 활발해질 때 인재와 기술, 자본이 집중되고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마이크를 이어 받은 박재석 한국전력기술노동조합 위원장은 “기업이 40년을 생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과거의 영광에 안주할 경우 생존하기 어렵다”고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새로운 도전정신과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대를 헤쳐 나갈 문화”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전력기술 임직원들은) 미래와 국가를 위해 씨를 뿌리는 사람으로 현재에 안주하면 씨를 뿌릴 수 없다”면서 “손을 활짝 펴고 씨를 뿌릴 때 앞으로 한국전력기술의 40년은 아무런 걱정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사장 출신의 정근모 前 청와대 경제특보는 “과학기술이 연구개발이란 생각을 많이 하지만 이 작품을 갖고 세계문명에 공헌하는 것은 엔지니어링·디자인의 역할이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한국전력기술은 이러한 임무를 갖고 있다”고 조금은 격앙된 목소리로 한국전력기술의 역할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더 많은 도전과제들이 있고 이 도전과제가 풀어나갈 때 자신뿐만 아니라 국가, 인류에 크게 공헌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한국전력기술의 김천시대가 대한민국, 동북아, 세계의 미래를 향하는 시대를 만들어나갈 것으로 믿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로써 김천시민과 한국전력기술 임직원의 합방(?)을 위한 준비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1시경부터 지역의 오피니언과 김천시민들이 한국전력기술 본사로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왁자지껄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김천시민들은 한국전력기술의 신청사 규모에 한 번 놀라고, 이전하는 2500여명의 임직원 중 75%가 석·박사라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또 공공기관 지방이전 최대 규모라는 것과 지사를 두고 있지 않은 특성을 감안할 때 이주비율이 높다는 것에 희망을 가졌다. 현재 한국전력기술은 당초 1000여명의 임직원과 가족이 이주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거주인원은 1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 김천시민은 “여가 뭐하는 곳이여”라고 말하자 동행한 김천시민은 “김천에서 제일 크다 캅디더”라는 등의 대화가 한국전력기술 신청사 1층 로비에서 오갔다.

한국전력기술의 공식 집들이는 신청사 대강당에서 열렸다. 1층과 2층을 가득 메우고도 자리가 모자라 계단에 자리 잡은 김천시민이 즐비했다. 서 있는 사람도 많이 눈에 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기술의 경영진을 제외한 직원들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주최 측 추산 1000여명이 이날의 축제를 함께 했다. 행사 내내 김천시민들의 박수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한국전력기술 신청사 내 독신자 숙소에서 거주할 정도로 김천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박구원 한국전력기술 사장은 이 자리에서 김천시민의 날과 함께 어우러져 자리여서 더 뜻 깊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김천은 자손대대 이어갈 길지(吉地)”라면서 한국전력기술이 열어갈 미래와 궁합이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전력기술은 지난 40년의 여정에서 원전·석탄발전·가스발전 등 발전설계기술을 확보하는 성공의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김천의 평원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지역주민에게 낮은 자세로 삶의 터전을 만들어 나가는 등 공동운명체로 나아갈 것을 약속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한국전력기술은 원전을 설계하는 공기업으로 엘리트들이 집중돼 있다”고 김천시민들에게 소개한 뒤 “김천을 중심으로 인적네트워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지사는 그 동안 한국전력기술의 노력에 감동을 받았다고 언급한 뒤 함께 살아가는 경북혁신도시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경북도민을 대표해 “(지역인재) 쫌 뽑아주이세”란 사투리로 은근히 박 사장에게 부담을 주기도 했다.

또 축사에 나선 박보생 김천시장은 지역의 오피니언들을 일일이 일으켜 세우면서 대면을 시간을 제공했다.

이어 박 시장은 “(아직 김천혁신도시의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한국전력기술 임직원들의 정주여건이 어렵지만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한국전력기술은 경북지역에 위치한 대학과 손을 잡고 전문기술인력양성에 특화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 일환은 경북·김천지역 고등학교·대학교 등과 산학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발전설계 CAD 인력양성 등 특화된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김천인재양성재단에 1억 원의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교육환경개선 등 지역의 청년인재양성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이뿐만 아니라 경북도지사와 김천시장이 강조했던 일자리 관련 한국전력기술은 경비·미화·시설관리 등의 직원 100여명을 현지주민을 대상으로 채용했으며, 협력업체도 김천과 인근지역 대졸청년 100여명이 채용되는 등 지속적인 고용확대를 기대했다.

한편 이날 집들이를 한 한국전력기술 신청사는 대지면적 12만1919㎡, 시설면적 14만5864㎡에 지상 28층과 지하 2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내부는 최첨단 보안시스템과 친환경기술을 도입해 업무능률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한국전력기술은 엔지니어링 회사의 특성을 반영해 기술부문 간 연계를 감안한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공간배치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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