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발전 수익률 ‘제로’…준공되면 무조건 애물단지
가스발전 수익률 ‘제로’…준공되면 무조건 애물단지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5.10.0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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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순위 높은 고효율 가스발전기 이미 적자
가동률 추락…대형전원 가동 늘수록 더 심각
가동률 늘더라도 하락한 SMP 탓에 적자 지속

<기획특집>

벼랑 끝 가스발전
                 이대로 놔둘 것인가

① 벌써 시작된 가스발전 적자행진
② 단물만 빼먹은 전력시장과 정책
③ 2차 피해와 돌파구는 무엇인가


저효율 가스발전기 중심으로 위주로 적자가 발생했던 가스발전이 올해부터 고효율 가스발전기에서도 발생하는 등 가스발전은 준공과 동시에 수익률 제로란 우려가 현실화됐다.
원전과 석탄발전 등 대형전원의 잇따른 가동에 따른 전력공급능력이 크게 늘어나면서 가스발전 가동률이 눈에 띄게 줄었고 게다가 가스발전의 수익구조를 지탱해주던 계통한계가격이 급락하면서 가스발전사업자 수익구조가 크게 악화됐다.
전력시장이 개설되고 전력수급난이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던 당시 민간의 투자를 유도했던 정부마저 나 몰라라 하는 상황에서 가스발전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매듭을 어디에서 풀어야 할지라면서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본지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이는 가스발전 관련 현재 위기상황을 살펴보고, 전력시장과 전력정책을 중심으로 배경을 짚어볼 예정이다. 또 가스발전 가동률 저하에 따른 2차 피해와 장·단기 대책을 전문가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에너지타임즈】“가스발전에 미래가 있을까?…당장의 적자가 눈에 보이는데 답이 없으니…이직을 준비해야 할까나…돌리면 돌릴수록 손해라니”

요즘 가스발전업계에서 나돌고 있는 흉흉한 얘기다. 그 동안 우려됐던 가스발전의 적자도미노현상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인데 노후 된 가스발전기의 적자현상은 이미 현실화됐고, 최근 지어진 고효율 가스발전기마저 올해를 시작으로 적자현상이 시작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민간발전회사 한 관계자는 “그 동안 후속호기 가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노후 된 가스발전기의 적자를 보전하면서 그나마 수익구조를 만들어냈는데 올해부터 회사 전체가 적자상황에 놓일 상황에 처해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먼저 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주) 등 발전5사의 지난해 가스발전 영업이익은 남동발전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중부발전의 손실이 가장 컸다. 무려 1442억 원이란 손실을 냈다. 뒤를 이어 서부발전 525억 원, 남부발전 335억 원, 동서발전 280억 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남동발전은 556억 원의 흑자를 냈다.

이중 눈여겨 볼 곳은 발전5사 중 가스발전 비중이 55.5%에 달하는 남부발전. 남부발전의 가스발전 영업실적은 지난 2012년 1843억 원으로 발전5사 중 가장 많았으나 이듬해 1224억 원으로 소폭 줄어든데 이어 지난 2014년 마이너스 335억 원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그나마 발전5사는 대형석탄발전을 운영하고 있는 탓에 그나마 흑자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문제는 가스발전만 운영하는 민간가스발전회사다.

이미 적자로 돌아선 민간가스발전사가 있고, 영업이익률이 1~2%대에 머물고 있어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노후 된 가스발전기는 이미 적자로 모두 돌아섰고, 가스발전 중에서도 급전순위가 높은 고효율 가스발전기마저 이미 적자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 2013년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GS EPS 3호기의 올해 세전이익은 85억 원, 평택ES 177억 원 등 마이너스 수익구조로 전망됐다.

지난 2014년 가동에 들어간 가스발전도 올해 적자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7·8·9호기 올해 세전이익은 292억 원, 포천파워 1·2호기 219억 원, 에스파워 5억 원 등의 마이너스 수익구조를 만들어낼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가스발전기 세전이익은 5년 뒤 적어도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에스파워의 경우 세전이익 적자가 5억 원에서 75배나 늘어난 374억 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가동에 들어간 고효율 가스발전기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흑자를 냈으나 지난해 12월 급락한 국제유가가 3개월 뒤 반영되면서 지난 4월부터 적자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이들 가스발전의 수익구조가 악화된 원인 중 하나는 가동률.

지난 2012년 가스발전 가동률은 65.1%. 이듬해 비슷한 가동률을 보이다 지난 2014년 50.0%로 뚝 떨어졌다. 올해 가스발전 가동률은 40%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가스발전 가동률이 하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전력시장에서의 급전순위. 급전순위는 낮은 발전단가 순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근 원전 등 대형전원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서 가스발전 급전순위가 그만큼 밀려난 탓이다.

현재 건설 중인 우리나라 단위용량 최대 규모인 100만kW급 석탄발전인 삼척화력 1·2호기, 태안화력 9·10호기, 신보령화력 1·2호기, 당진화력 9·10호기 등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가스발전 급전순위는 자연스럽게 밀려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원전과 석탄발전 등 대형전원이 가동되면 전력예비율이 높아져 계통한계가격(SMP)도 비례적으로 하락하게 된다. 계통한계가격이 가동발전기 중 가장 발전단가가 높은 발전기가 기준이 되기 때문인데 가스발전이 전력예비율이 낮을 때 큰 수익을 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계통한계가격이 인하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가스발전의 가동률이 높아지더라도 사업자의 수익구조가 호전되지 않고 계속 적자가 계속된다는 것.


이 상황에서 사업자가 현재 계통한계가격 수준에서 가스발전을 가동하더라도 연료비만 회수할 수 있을 뿐 발전소 건설과 운영 등에 사용되는 고정비를 회수하기 어려운 탓이다. 고정비를 회수할 수 있는 용량가격(CP)이 비현실적인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계통한계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경우 용량가격이 낮더라도 이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지만 계통한계가격이 낮은 수준으로 형성되면 용량가격이 상쇄하는 효과를 줘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재 상황이다.
실제로 용량가격은 지난 2001년 전력시장 개설 이후 처음으로 정해졌으며, 매년 재산정하도록 돼 있으나 한 차례도 조정되지 않고 있다. 물가인상 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50만kW급 가스발전 투자비용은 지난 2002년 kW당 58만 원, 2004년 57만4000원, 2006년 68만 원, 2008년 74만1000원, 2010년 81만 원, 2015년 114만8000원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13년 동안 2배 이상으로 올랐다.

이뿐만 아니라 가동률 저하와 스위치 역할을 하는 가스발전이 크게 늘어나면서 설비피로도가 늘면서 사업자의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잦은 기동과 정지로 인한 설비피로도가 고장의 원인으로 이어지고 유지보수비용이 상승하는 결과를 낮고 있다.

민간가스발전의 지난 2009년 79대의 가스발전기에서 27건의 고장이 발생한 반면 지난 2013년 112대 가스발전기에서 133건의 고장이 발생한 것은 이를 반영하고 있고 있다. 가스발전기가 1.5배 늘어난 반면 고장빈도는 5배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가스발전의 수익구조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단기적으로 용량가격을 현실화하고 장기적으로 현재 변동비를 반영한 전력시장을 새롭게 설계하더라도 전원별 경쟁체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민간발전회사 관계자는 “가스발전에서 적자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신규 사업에 대한 인력을 집중하고 있으나 좀처럼 아이템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른 발전회사도 모두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의 수익구조가 이어지면 결국 사업을 포기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시장에 가스발전이 매물로 쏟아질 경우 가스발전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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