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여력 확보 ‘조명연구원’…미래 청사진 설계 나서
투자여력 확보 ‘조명연구원’…미래 청사진 설계 나서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5.08.1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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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현일 한국조명연구원 원장>
꼬박 2년 경영시스템 개선에 역량 집중
2조1교대 운영으로 조명기업 부담 덜어
시험비 최대 40% 할인…동반성장 강화
앞으로 조명시장 감성까지 기능 갖춰야


【에너지타임즈】폭염이 이어지던 2015년 8월의 어느 날.
김현일 한국조명연구원 원장은 2년 전 취임 당시에 겪었던 수준의 깊은 고뇌에 빠졌다. 미래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뒤 조명연구원의 미래를 설계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기 때문이다. 고민이 많다고 한다.
김 원장은 취임 당시 외형적인 성장 중심의 경영으로 사실상 자본잠식인 조명연구원의 미래는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그의 경영방침은 낱알처럼 흩어져 있던 조직원의 역량을 결집시키는데 맞춰졌다. 그 결과 경영시스템 개선이란 결실을 맺게 됐다고 한다.
조명연구원 경영시스템 개선은 미래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확보된 것으로 요약되는데, 이는 곧 조명연구원이 새로운 출발선에 설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성장기에 접어든 조명연구원은 미래의 청사진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조명업계를 비롯해 모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 선 김 원장, 그의 지나온 꼬박 2년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이와 함께 조명연구원 청사진에 담길 내용이 무엇인지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자본잠식…당기순익 2~3배나 끌어올려


조명연구원은 우리나라 유일의 조명부문 전문연구기관이다. 조명과 관련된 기술개발·시험·교정·신뢰성평가·표준화 등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는 목표를 갖고 지난 1999년 5월 한국조명기술연구소로 출발했다. 10여년이 지난 2010년 3월 지금의 조명연구원으로 승격하기에 이르렀다.

출범과 승격, 조명연구원은 그 동안 외형적인 성장에 중점을 뒀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경영환경과 조직력이 뒤쳐졌고, 외형상 커져버린 조명연구원은 좀처럼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2년 전 김 원장은 조명연구원 수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그는 조명연구원에서 갖고 있는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냈다고 조직 내에서도 입을 모은다.

김 원장은 “조직원들과 함께 뼈를 깎는 노력으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한 결과 일정수준에 올랐고, 이를 기반으로 조명연구원이 미래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면서 “우리 연구원은 그만한 투자여력을 갖고 있다”고 지난 2년과 미래를 한 마디로 정리했다.

먼저 김 원장은 꼬박 2년 낱알처럼 흩어져 있는 조직원들의 역량을 한데 모으고 사실상 자본잠식상태에 있는 경영환경을 정상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경영시스템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그는 “당기순이익 등 (조명연구원 경영환경은) 자본잠식의 위기에 처해 있었고, 당시 경영환경에서 미래를 설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회상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조명연구원은 조직원과 소통할 수 있는 마땅한 소통수단마저 갖고 있지 않았던 상황. 따라서 연구원 특성상 연구개발과 시험인증평가 소속 연구원들이 소통되지 않으면서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김 원장은 취임 당시 조명연구원 업무를 분석하고 내부시스템 개선방안 등에 크게 고민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사규정·복무규정·임금규정 등을 정상화시켜 관련 업무가 원칙을 기본으로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았고, 그 결과 조직원들은 역량을 120% 발휘하는 등 시너지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꼬박 2년 조직원들과 뼈를 깎는 경영시스템 개선을 통해 우리 연구원은 명실공이 자생력을 갖게 됐다”면서 “2년 만에 당기순이익이 2~3배 늘어나는 기대이상의 큰 성과를 이룰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현 경영시스템이라면 앞으로도 경영환경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여 지금이 조명연구원의 미래 청사진을 설계하는 최적의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조명업계와 함께 호흡하며 투자 활성화

지난 2년 조명연구원은 경영시스템 개선 등 고난의 과정을 거치면서도 조명업계를 견인하는 역할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경영시스템 개선 등으로 투자여력이 조금씩 확보되면서, 조명업계와의 호흡과 함께 투자를 활성화시켰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조명연구원 고객인 조명업계를 위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에 빠졌고, 이들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는 것이란 기본적인 결론을 얻게 됐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조명기업은 기술개발 후 이 기술에 대한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들 기업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감내하는 과정을 겪어야 했다. 조명연구원은 시험과정에서 허비되는 조명기업의 시간과 비용의 부담을 줄여주게 되는데 이때 김 원장의 2조 1교대란 카리스마가 빛을 발한다.

김 원장은 “조명제품시험은 시간이 꽤나 많이 걸리는 과정”이라면서 “이 시험이 신속하게 이뤄진다는 것은 조명기업 입장에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게다가 제품출시마저 앞당길 수 있어 영업이익까지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는 “2조 1교대로 피로가 쌓이는 연구원들에 대해선 충분한 소통과 지원 등으로 피로도가 쌓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조명제품시험은 조명연구원 회원일 경우 비용의 20%, 한국전등기구LED산업협동조합 조합원 회원 10%, 부천시 소재 10% 등 최대 40%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김 원장은 부연했다.

이와 함께 조명연구원은 동반성장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김 원장은 “조명연구원은 조명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조명기업에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면 조명연구원이 개발된 제품을 시험·분석·테스트 등을 수행하는 공동연구를 동반성장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연구과제 내에서의 조명연구원과 조명업계의 협업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조명연구원은 전등조합 조합원과 상생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합 내 프리 랩(Free Lab)을 운영하고 있다.

김 원장은 “전등조합 회원을 대상으로 본 시험에 앞서 성공 가능성을 간단하게 테스트할 수 있는 시험 장비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본 시험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자는 차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돼 현재 조합회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프리 랩은 조명연구원에서 장비를 지원하고, 전등조합에서 운영을 맡아 운영되고 있다.

특히 김 원장은 표준화 관련 전기용품안전인증기관 지정을 손꼽았다.

김 원장은 “현행 규정상 KC인증기관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12개 전기용품분야 중에 6개 이상 품목의 시험인증 능력을 갖춰야 하지만 조명연구원은 그동안 조명에 대한 시험인증 능력만 갖고 있다”면서 “가급적 조명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품목들의 시험능력을 보다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장기 청사진 제시…최적의 시기

김 원장은 현재 조명업계 가장 문제로 중국의 저가와 낮은 품질의 조명제품을 손꼽았다. 그러면서 조명제품의 품질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앞으로 기술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힘들 것이란 말을 조심스럽게 건네기도 했다.

그는 얼마 전 캠핑트레일러에 달린 LED조명을 본 뒤 품질이 상당히 떨어져 있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문제점을 지적한 뒤 현재 조명시장은 어둠을 밝히는 기본적인 기능에다 감성을 움직일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춰야 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앞으로 LED융합기술 등이 큰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 뒤 “결국 감성조명 등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는데 조명연구원은 조명업체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연구개발 등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효적절한 빛, 자유자재로 조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개발과 함께 이를 적절하게 시험할 수 있는 빛의 품질, 다 같은 조명이라도 눈이 피로해지지 않는 맞춤형 조명이 개발될 수 있도록 조명연구원은 기술개발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조명연구원은 경영시스템 개선 등으로 확보한 투자여력으로 조명연구원의 미래이면서 조명업계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청사진을 그리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 원장은 원장실 문을 열고 조직원들과 거리낌 없는 대화를 바탕으로 조명연구원의 중·장기 로드맵을 만드는 작업을 본격화시켰다고 근황을 설명했다.

그는 아직 중·장기 로드맵 관련 이제 본격적인 회의를 시작한 탓에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연구부문과 시험부문의 적절한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에 대한 의견조율이 한창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조명연구원은 국내외에서 조명분야 종합시험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투자재원을 바탕으로 조명연구원 공간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조만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 뒤 단독 건물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원장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옮기게 되면 조명연구원뿐만 아니라 조명업체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동시에 조명기업이 더 넓은 시장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조명연구원은 국제적인 위상을 확보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현일 원장은…>
그는 지난 2013년 8월 조명연구원 신임원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지난 1978년 제14회 기술고등고시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국가기술표준원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표준부문 전문가로 손꼽히며 표준기술기반국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공직에서 사우디아라비아표준청(SASO)·국제표준화기구(ISO) 등의 파견근무와 함께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이사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또 지난 2010년부터 의류시험연구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시험·인증기관 운영경험을 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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