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해외자원개발! 싸움보다 시스템점검이 먼저다
[기자의눈]해외자원개발! 싸움보다 시스템점검이 먼저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5.02.2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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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타임즈】국회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5일간의 기관보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서로의 입장만 확인했다. 실무자들이 야단만 맞는 등 생산적이지 못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자신의 의견과 맞지 않는다고 의원들에게 ‘어이없어 답변드릴 말이 없다’고 말해 한때 파행을 겪기도 했다. 한숨만 나온다.

여당은 MB정부가 해외자원개발에 41조 원을 투자해 36억 원을 회수하지 못한 것이 손실이란 야당의 주장이 허위라고 못 박았고, 해외자원개발은 특정정부가 추진한 것도 아닌데 사실과 다른 허위·과장·왜곡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뿐인가 야당은 기관보고 내내 시종일관 정치공세를 폈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야당은 기관보고에서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는 등의 공세를 폈고, 그 결과 MB정부 책임이 더욱 분명해진 만큼 전·현직 자원공기업 임직원과 이명박 前 대통령을 청문회에 불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의견이 상반되는 것은 정치권의 문제라고 차치하더라도 당장 시급한 문제는 해외자원개발이 멈췄다. 해외자원개발은 가장 좋은 매물은 저렴하게 매입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적절하게 매입하거나 매수할 수 있는 타이밍을 잡아야 하는데 현재 이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정감사로 여야가 날을 세우고 있으니 사실상 해외자원개발은 멈춰진 상태다.

해외자원개발업계는 비쌀 때 광산을 매입하고 쌀 때 광산을 매수하라고 한다는 웃음도 나오지 않는 농담을 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자원개발능력도 없고 네트워크도 없을 때 막무가내로 추진하라더니 하라더니 이제 능력과 네트워크를 갖췄는데 그만두라고 한다면서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놓는다. 밤잠 못 자고 노력한 공로가 수포로 돌아갔다고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 비싼 수험료를 냈다는 말도 떠돌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쌀 때 더 비싸게 샀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은 전체적으로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더 큰 손실이 났다. 일반상식만 있으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의 해외자원개발과정을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식적으로 협상테이블에 앉으면 정보가 바로 히든카드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외자원개발과정을 보면 우리는 히든카드를 보여주고 협상테이블에 앉은 셈이다. 정부가 이미 이 만큼의 물량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희소성 등으로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꼭 사겠다고 다가오면 매수자는 가격을 어떻게 부를까. 게다가 정부는 목표를 달성하라면서 가이드라인까지 설정했다. 당장 급한 자원공기업들이 서둘 수밖에… 이 과정에서 나타난 오류가 아닐까 싶다.

가장 큰 오류는 수조 원이 들어간 이 프로젝트가 충분한 준비기간도 없이 추진됐다는 것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매입·매수 시점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 지금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여야의원들은 이 과정에서 나타난 부실한 부분을 보강하고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권력이 개입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누구를 고발하고 누구를 변화하는 그런 한가한 놀이를 할 때가 아니란 얘기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이 있다면 검찰이나 감사원 등에서 가려내 합당한 처벌을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시시때때로 자원시장이 변화고 있는 이때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해외자원개발의 필요성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또 매입과 매수의 타이밍을 놓치고 있을지 모른다.

해외자원개발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정신 차리자. 그나마 수조 원의 수험료를 내고 얻은 능력과 네트워크마저 잃어 더 큰 손실을 입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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