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전골'을 시작으로 '황신혜 밴드' '뜨거운 감자' '김창완밴드' 등에 몸담았다. 2011년 장기하와얼굴들의 2집 프로듀싱을 맡고 객원 멤버로 참여한 뒤 정식 멤버가 됐다.
2013년 MBC TV '무한도전'에 출연, 코믹한 이미지의 '양평이 형'(양평(陽平)은 요헤이의 한국어 발음)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지만 책에는 음악에 대한 진지함으로 가득찼다.
하세가와와 일본 작가 오오이시 하지메의 대담이 주축이다. 장기하와얼굴들의 리더 장기하를 비롯해 배우 조승우가 주연한 영화 '고고70'(2008)으로 주목을 받았던 1970년대 솔 밴드 '데블스'의 김명길,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아들인 기타리스트 신윤철, DJ 소울스케이프(박민준)와 대담 등이 다른 축을 이룬다.
하세가와는 김창완이 이끈 산울림에 대해 "'당연히 이렇지'라는 방법론이 있어 굉장한 문화 충격이었다"고 놀라워했다. "산울림은 악보 그대로 가는 밴드가 아니었어요. 리허설을 하면서도 김창완 선생님이 '여기는 조금 더 흔들리는 느낌으로 쳐줘' 같이 추상적으로 지시하세요. '더 솨솨 하는 느낌으로 해줘'라든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이 뒤흔들리게 되죠"라는 것이다.
신중현과 애드포의 '빗속의 여인'을 비롯해 1960~70년대 레코드 재킷 표지들과 하세가와가 그 밑에 붙인 '한마디 논평'은 '대중음악 사료'로서 가치도 있다. 이번 책은 앞서 지난해 5월 일본에서 먼저 출간돼 호응을 얻었다.
하세가와는 책에서 "'이렇게 오래 머문다면 한국으로 국적을 바꾸는 건 어때?'라는 말을 곧잘 듣는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는 대개 이렇게 답한다. "이 나라가 좋은가 싫은가와 별개의 문제로 제가 한국인이 될 수는 없어요. 미국인이나 영국인이 될 수 없듯이. 결국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계속해 나갈 뿐이에요."
하세가와는 그렇게 한국 대중음악 신의 바깥과 안을 넘나들며 한국인이 미처 보지 못한 부분들을 파고들어간다. 신혜정 옮김, 320쪽, 1만6500원. 북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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