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6', 회복세인 이유…윤종신 "굳은살"
'슈퍼스타K6', 회복세인 이유…윤종신 "굳은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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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0.3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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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장수 프로그램은 매 맞을 때 안 맞을 때 그런 것들을 거쳐서 안정하 되는 것 같아요. '슈퍼스타K'가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잖아요. 매 맞을 거 다 맞고 실수할 거 먼저 다하면서, 그렇게 굳은살 배겨가며 다진 프로그램이죠."

시즌5가 추락하면서 몰매를 맞았던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가 시즌6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시청률은 정점에 달하던 시즌 2·3에 못하지만 곽진언·김필 등 실력파들을 대거 발굴하면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곽진언·김필을 비롯해 송유빈·장우람·밴드 '버스터리드'·임도혁 등 톱6의 생방송 경합을 앞두고 31일 밤 서울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심사위원인 가수 윤종신은 '슈퍼스타K6'의 안정화 비결을 이같이 밝혔다.

"실험을 하고 매를 맞아본 경험은 어떤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험보다 더 좋죠. '슈스케'의 무르익은 노하우는 좇아오기 힘들 겁니다. 매도 맞고 그러면서 잔뼈가 굵어져 완성된 오디션의 형태로 나아가고 있어요."

신형관 엠넷 상무는 "비결은 현재 김무현 PD가 시즌 1부터 함께 해오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촬영과 편집,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아직 자평은 이르지만, 국밥집으로 치면 원조라 좋은 분(오디션 지원자)들이 많이 왔다"고 만족해했다.

올해 첫 4인 심사위원 체제를 가동했다. "(시너지가 좋을 거라) 상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잘 어울릴지는 몰랐다"면서 "만족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슈스케6'에서 들려준 곡들의 음원차트 성적이 시즌 2·3·4보다 못하다는 점을 들어 예전만 한 반향을 내지 못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윤종신은 "시즌2에서 김지수·장재인의 부른 '신데렐라'는 시청자들이 그런 드라마 스토리 같은 라이브를 처음 봐서 음원 차트 성적이 좋았죠. '슈스케6'의 곽진언·김필·임도혁의 '벗님들' 라이브가 훨씬 좋았지만, 이미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스토리텔링이니 예전만 한 신선함을 느끼기 힘들죠."

톱11 탈락자 중 가장 아쉬운 도전자는 심사위원 세 명 모두 이해나를 지목했다. 이해나는 지난 10일 '슈스케6' 첫 생방송 무대에서 박성신의 '한 번만 더'를 불러 이승철을 포함한 네 명의 심사위원들 모두에게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시청자 투표에 밀리며 탈락했다. 윤종싱은 "해나 양이 떨어진 것은 공연의 퀄리티에 상관없이 인기투표인 것 같아 약간의 아쉬움이 있어요.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한 방송 자체가 여성 시청자들을 잡아야 하는 구조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죠"라고 아쉬워했다.

여자 출연자들이 오디션 초반에 떨어지는 것이 일종의 전통처럼 당연하게 돼버렸다. 신형관 상무도 "'슈스케'뿐 아니라 여러 오디션을 통해 느낀 수수께끼 중 하나"라면서 "걸출한 여자 보컬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바랐다.

톱6 중 곽진언과 김필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윤종신과 백지영은 곽진언, 김범수는 김필을 꼽았다.

김필·곽진언 외에 볼 만한 뮤지션이 없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시즌 1때부터 심사위원을 맡아 꾸준히 '비주류' 뮤지션을 밀어온 윤종신은 "제가 칭찬했던 장재인 같은 친구들은 매번 3·4등이었는데 곽진언·김필 같은 비주류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관심을 받는 건 보면 참 놀라요. 이 친구들이 2에 나왔으면 과연 이렇게 관심을 받을 수 있겠느냐는 생각도 들고요. 대중이 정서적으로 가요를 듣는 폭이 넓어졌다는 생각도 듭니다."

백지영은 '버스터리드'를 봐달라고 주문했다. "매번 하위 3위권에 달랑달랑 매달려 지금까지 살아남았죠. 은근히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많아 예상 밖으로 우승할 수도 있어요. 그런 관점으로 버스터리드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출연자들이 업그레이드된 만큼 심사위원들의 심사 기준도 같이 올라갔다고 했다. 심사위원들의 다양한 평도 그런 변화의 방증이다.

"범수, 지영이 말처럼 톱11이면 실력은 차치하고 이야기해야죠. 지영이 말처럼 실력 평이 아닌 감상평이 될 수밖에 없어요. 잘했다, 못했다가 아닌 심사위원 개인이 난 이래서 좋았고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거죠. 실력이 아닌 취향의 얘기라는 거죠. 그래서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이 다르게 흘러갈 수밖에 없어요."(윤종신)

"톱 6의 기량은 기본이 돼 있어요. 이후 평가는 취향의 문제에 부딪히죠. 제가 좋아하는 보컬 톤이냐, 정서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거예요. 그렇다 보니 심사위원들이 평가가 다 같을 수 없습니다."(백지영)

"절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모순이죠. 심사위원 각자 가진 색깔과 신념이 다르니 평도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김범수)

김범수는 다만 자신의 평소 소신대로 "여전히 음악을 평가하는 건 모순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심사위원의 자리에 있는 만큼 평가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웃었다. 그런데 "그런 지적을 도전자들이 조언이라고 받아들이는 걸 보고 오히려 어른스러운 태도를 배웠다"고 만족해했다. "제가 큰 영향력은 없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밑거름이 된다면 이번 시즌에 제가 바랐던 역할을 감당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윤종신은 '슈스케' 출신들이 일종의 '아카이빙'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시즌 1 우승자인 서인국부터 지난해 시즌5 우승자인 박재정까지 다양한 가수들이 축적되는 것에 기쁨을 느끼느냐는 것이다.

백지영은 톱6에 "'슈스케6' 무대를 매번 중요하게 생각하고 즐기되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모든 걸 겸허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김범수 역시 "순위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윤종신은 그래도 끝까지 오디션의 본질적인 속성을 물고 늘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스케'는 여전히 5억원을 먹는 싸움이에요. 오늘 톱6이 긴장하고 각축을 벌여야 재미있죠. 속물 같은 애잔한 바람이 있어야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탈락 장면에서 도전자가 고개를 끄덕이면 전 재미가 없더라고요. 양보하면 경쟁 프로그램이 과연 재미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요. 못 되게 보일 수 있지만, 도전 과정에 대한 만족은 프로그램이 완전히 끝나고 했으면 좋겠어요. 경쟁 중에는 욕망으로 이글이글 거리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신형관 상무는 "이제 '슈스케6' 생방송 무대가 네 번 남았는데 이것을 마친다고 진정 끝이라 생각하지 않아요"면서 "가요계에 진정한 슈퍼스타가 되면 그때 진정 끝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해철 사망에 따른 가요계의 충격이 이날 간담회 현장에도 미쳤다. 시즌1부터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며 '슈스케'의 얼굴이 된 이승철은 간담회에 오지 않았다.

이날 오전 신해철의 발인에 참여했던 그는 고인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제안했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주도하는 등 상심이 컸다. 생방송에서 컨디션 조절을 위해 병원에 다녀왔다.

이승철과 함께 현장에 있었던 윤종신도 "웃을 기분이 아니었다. 동료들이 머리를 맞대고 쓰린 가슴을 참고 있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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