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쓸모가 없어진 전봇대는 한전이 재활용 여부를 판단한 뒤 재활용하거나 전문기업에 맡겨져 처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봇대는 30년 이상 그 자리다. 특히 문제의 회처리장은 허가 당시 발전부산물 이외에 매립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한다. 일단 규정에서 벗어났다.
이 전봇대는 왜 이렇게 방치됐던 것일까. 나름의 속사정도 있다.
이 전봇대는 보령화력 1·2호기가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 1979년 이전부터 방치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보령화력은 한전의 소유로 2001년 중부발전으로 이전되면서 이에 대한 소유권도 넘어왔다는 것이 한전 측의 주장이다. 중부발전도 전봇대의 소유를 한전에 떠넘기는 분위기다.
서로의 책임만 떠넘기다 이 전봇대는 30년 이상 방치됐다. 그 동안 그 누구도 고민조차 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전봇대 하나를 철거하는데 보통 100만 원 내외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한전이, 중부발전이 이 예산이 없어 해결하지 못한 것일까. 절대 아니다. 관심의 문제다.
실무담당자가 이 전봇대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도 석연찮은 부분이다. 현재 이곳에 신보령화력 1·2호기 토목공사로 배출된 준설토를 적재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어떻게 이 전봇대의 존재를 모를 수 있는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다.
이 문제는 관심의 문제다. 이 전봇대 하나가 얼마나 심각한 환경오염을 시키겠으며, 얼마나 국민생활에 악영향을 미치겠는가. 이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단지 관심과 자그마한 성의의 문제다. 적어도 공기업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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