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고효율기기 효과 일본서 이미 입증됐지만…
<기자의눈> 고효율기기 효과 일본서 이미 입증됐지만…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2.04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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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나 먹을거리가 풍부한 곳에는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기 마련이다.

지난달 일본에서 아시아 최대 LED/OLED 전시회로 열린 ‘LED/OLED Lighting Technology Expo’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올해 네 번째로 열리는 전시회지만 올해만큼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룬 적도 처음이다. 일본 내 LED조명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일본은 전력난에 허덕였고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당국은 강력한 절전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됐던 지난해 여름 전년대비 10%이상 전력수요를 감축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물론 일본 당국은 전력사용제한령까지 발령했지만 일본인들은 생활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비결은 고효율기기의 보급·확대. 이중에서도 일등공신은 LED조명이 손꼽힌다. LED조명의 보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력수요를 어느 정도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일본 전문가는 일본의 올해 LED조명시장이 지난 2010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일본 내 LED조명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 결과 이번 전시회에 외국의 글로벌 LED조명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소비자는 앞선 기술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고 자국의 관련 기업은 첨단기술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술개발의 발판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일본이 천재지변으로 인해 고효율기기의 보급을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지독한 전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물론 천재지변에 견줄 수는 없으나 앞으로 이상기온 등이 자주 한반도를 강타하면 9.15 정전사태가 재발되지 말라는 법은 절대 없다.

이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 LED조명제품을 살펴보면 효율성과 신뢰성에서 허점이 소비자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때로는 법에 위반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유는 뭘까. 한때 차세대 산업으로 LED조명산업에 열풍이 불었지만 시장은 이 열풍에 따라주지 못했다.

공급처가 많은데 반해 수요처가 작으니 기업은 가격경쟁으로 맞섰다. 그 결과 기업은 계속 악화되는 경영난에 부딪히고 제품의 품질을 떨어뜨리면서까지 단가를 앞 다투어 내리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LED조명 등 고효율기기의 보급이 전력난을 해소하는 핵심이라는 것이 이미 일본에서 입증된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전력공급의 가장 안정적인 측면에서 발전소의 건설도 필요하지만 고효율기기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할만하다.

우리 정부도 더 늦기 전에 문란해진 산업을 바로잡고 LED조명산업 등 고효율기기의 보급·확대에 좀 더 세심하게 고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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