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스냉방제품, 생산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사설> 가스냉방제품, 생산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 에너지타임즈
  • webmaster@energytimes.kr
  • 승인 2011.07.22 16: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여름도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당장 전력수급이 문제다.

지난 18일 최대전력수요가 7096만kW를 기록하면서 전년도 최대전력수요인 6989만kW를 훌쩍 뛰어넘었다. 폭염이 계속될 경우 지난 1월 17일 경신한 사상 최대전력수요인 7314만kW도 사실상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전력대란’이란 수식어가 붙을 만큼 예비전력이 비상수준에 임박하자 정부는 냉방기기 사용을 가급적 자제해 줄 것을 호소하는 담화문을 지난 22일 발표했다. 여름철이면 매년 되풀이되는 일이다.

이유는 폭염 등으로 인한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한 것. 여름 한철을 나기 위해 건설된 발전설비는 대략 10%. 전체 발전단가도 다른 계절에 비해 높다. 발전단가가 높아 급전순위에서 밀려났던 중유발전소나 노후화 발전설비 등이 가동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 발전설비를 유지하는 관리비도 부담이다.

우리나라 에너지구조 왜곡이 심한 탓이다. 효율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2차 에너지인 전력보다 1차 에너지인 가스나 등유 등이 더 높다. 그런데 보급비율을 살펴보면 반비례다. 전력수요가 더 높아 에너지를 비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다면 저평가된 전기요금을 들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편리하고 저렴하다면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소비패턴이다.

그런데 최근 전기요금 인상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장기 마스터플랜까지 발표되면서 냉방기기에 대한 소비패턴도 꿈틀거린다. 도시가스를 연료로 사용한 가스냉방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가 에너지효율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연료를 공급하는 도시가스 배관망이 구축됐고, 정부지원도 가능해 교육기관이나 산업체 등에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건물 설계나 시공 등 가스냉방제품에 대한 보급을 활성화할 목적으로 예산 50억 원을 책정했다. 7월 기준 이미 40%를 집행했다. 지난 2010년 예산 50억 원 중 절반가량 집행된 것과 견줘보면 상당히 의미 있는 수치다. 냉방기기에 대한 소비패턴이 점차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스냉방제품 생산기반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그나마 형성된 국내 가스냉방시장도 외국산 제품에 내 준 상태다.

‘전기 먹는 하마’로 통칭되며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한 EHP(Electric Heat Pump) 보급은 핵심역할을 한 요인은 굴지의 대기업들이 자체 기술을 갖고 제품생산과 보급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정부지원조차 없었다. 그 결과 EHP제품에 대한 홍보와 더불어 EHP의 장점도 덩달아 부각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생산인프라가 갖춰진 뒤 시장이 형성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이미 에너지환경측면에서 가스냉방시장의 성장이 보장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스냉방제품에 대한 기술개발과 생산인프라 구축은 더디기만 하다. 가스냉방시장이 부흥한 뒤 기업이 기술개발이나 생산인프라 구축에 뛰어든다면 외국산 제품에 당연히 밀릴 수밖에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장치산업이다 보니 부흥기를 거치면 안정기로 접어든다. 그 결과 가스냉방제품에 대한 수요는 대폭 줄어들 것이고, 제품의 수명이 다하는 기간만큼 휴면기를 갖게 된다.

이 경우 기업은 기술개발이나 생산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하더라도 회수가능성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투자 자체를 회피할 가능성이 높아 외국산 제품에 국내 가스냉방시장을 고스란히 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지고 보면 가스냉방제품에 대한 보급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부는 가스냉방시장만 만들어주면 관련 제품이 쏟아질 것이란 생각을 버려야 한다. 가스냉방제품은 소모품이 아니라 장치산업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가스냉방제품 보급뿐만 아니라 기술개발이나 생산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적절한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 또 국내 가스냉방시장이 부흥할 수 있는 정책도 동반돼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