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풍력산업 발전을 위한 밀알 되겠다”
“한국의 풍력산업 발전을 위한 밀알 되겠다”
  • 정연진 기자
  • pressj@energytimes.kr
  • 승인 2011.02.2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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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법주(李法周) (주)코윈드 대표

국내 풍력산업 밸류체인 형성 단계로 ‘할 일 많아’
신흥 시장을 타깃…EDCF·ODA 등 자금지원 필요
해상풍력 섣불리 5MW급 발전기보단 3MW를 먼저

<세계적인 풍력타워기업인 (주)동국S&C에서 풍력사업총괄 본부장으로 10여년간 활약하다가 지난해 말 퇴임한 이법주 씨가 풍력전문기업 (주)코윈드를 설립,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다. 지난 23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이 대표는 “회사를 설립한 지 얼마 안돼 아직 경황이 없다”면서도 오래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풍력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세계적인 풍력타워기업에서 근무했다. 가장 긍지와 보람을 느끼는 프로젝트는 무엇이었나.

▲1990년 4월 (주)동국산업 건설사업부에 입사해 지난해 말까지 (주)동국S&C의 에너지·건설담당 임원을 마지막으로 21년 7개월 동안 근무했다.
아는 바와 같이 동국S&C는 우리나라가 풍력산업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던 시기인 2001년부터 세계 풍력시장에 진출해 지금 세계적인 윈드타워 전문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 했다. 
지난 10년간 풍력사업을 담당하면서 자체 풍력프로젝트 개발, 건설 및 운영 경험과 발전사업자를 비롯한 타 사업자의 EPC 참여, 해외프로젝트 참여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가장 긍지와 보람을 느끼는 프로젝트를 꼽는다면 신안풍력발전소(3MW)를 국내 최단기간인 9개월에 성공적으로 완공한 것과 현재 정부간의 협력 사업으로 추진중인 에콰도르 풍력발전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다. 에콰도르 프로젝트는 7000만달러를 투자해 2013년까지 30MW규모의 풍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정부가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한다. 해상풍력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은 무엇인가.

▲정부는 해상풍력 ‘세계 TOP-3’를 목표로 서남해안권에 2013년까지 100MW규모의 실증단지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2019년까지 2.5GW의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은 우리나라의 풍력산업 발전과 RPS제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절하고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성공적인 로드맵 달성을 위해 2013년까지 마무리하기로 돼 있는 실증단지 구축 프로젝트가 제일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대규모 해상풍력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실증단지 구축의 적기 성공여부에 로드맵의 성패여부가 달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풍력업체별로 해상풍력 진출을 위해 5MW급의 대형 풍력발전기 개발에 온 힘을 다하고 있으나 실증단지 단계에서는 무리하게 5MW급 풍력발전기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3MW급의 해상풍력발전기가 개발돼 있으나 제대로 대규모로 실증한바가 없기 때문에 3MW급 기종부터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특히 대규모 해상풍력발전에 따른 전력 계통연계 문제를 심각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풍력발전의 수출산업화를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가.

▲정부는 오래전부터 국산풍력발전기 개발에 막대한 R&D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수출 등 가시적인 성과는 빈약하다. 그나마 풍력타워를 중심으로 한 소재기업들이 2000년대 중반부터 ‘국산풍력’을 수출한 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산풍력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기술, 실적, 가격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불리한 현실이다. 시급한 조치가 몇 가지 있는데, 첫째 국산제품의 조속한 인증 및 실적확보를 위한 실증단지 구축의 확대다.
둘째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메이저들이 선점하고 있는 기존시장 보다는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남미,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지를 대상으로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ODA(공적개발원조) 등의 공적자금 지원을 통한 진출을 돕는 방안이다. 또한 수출입은행, 수출보험공사등을 통해 해외 기업보다 저리의 금융지원으로 실적이 부족한 국내업체의 경쟁력을 보완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발전회사와 대기업, 중소기업의 동반진출을 확대해야 한다. 해외풍력발전 프로젝트의 입찰 및 단지개발에 자본력 있는 한전 및 발전사의 BOT(수익형 민자사업)에 중소기업 참여가 동반돼야 한다.


-독일 덴마크 중국 스페인 일본 스웨덴 몽고 등 세계 각국의 풍력현장을 탐방했다.

▲세계적인 풍력전시회 참관, 풍력단지 견학, 업체방문과 프로젝트 협의 등 다양한 해외경험을 쌓았다. 
인구 500만명에 불과한 덴마크는 베스타스라는 세계적인 풍력회사를 키웠고, 북해를 중심으로 한 전 세계 해상풍력발전의 중심에 우뚝 섰다. 독일은 에너콘, 스페인은 가메사를 세계적인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미국에는 GE가 있고, 중국은 2010년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통해 ‘풍력 세계 1위’로 등극했으며, 세계 10대 풍력발전기업에 시노벨 등 3개사의 이름을 올렸다.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이른바 풍력클러스터 설립 계획을 밝히고 있다.

▲곳곳에서 경쟁적인 중복투자로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 세계풍력시장의 수요공급 상황을 보면 이미 오래전부터 대부분의 주요부품이 공급과잉 상태에 있다. 중국처럼 내수시장 기반이 튼튼하다면 걱정할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내수를 보고 투자하기에는 시장규모가 너무 작은 것이 사실이다. 해외진출을 전제로 해야 하나 전체시장 수요공급 밸런스가 이미 오래전에 공급과잉으로 돌아섰다는데 문제가 있다. 경쟁적인 과잉투자는 하지 말아야 한다.


-회사를 설립했다. 설립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은.

▲코윈드를 설립한 건 25년여의 직장생활을 통하여 쌓은 경험과 우리나라 풍력산업 초기부터 풍력관련 업무를 수행하면서 쌓은 다양한 경험 및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작지만 꼭 필요한 풍력발전전문회사를 만들고 싶어서다.
설립초기 이기 때문에 거창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나라 풍력산업 발전을 위해 코윈드가 밀알과 같은 역할을 하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풍력산업과 관련된 밸류체인(가치사슬)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어 코윈드가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를 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목포대 겸임교수로 출강하게 됐다.

▲목포대는 ‘해상풍력중심 신재생에너지 인재양성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의 요청으로 풍력발전전문가 특강에서 강연한 인연으로 올해부터 학부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맡게 됐다. 깊이 있는 학문적 접근보다는 국내외 풍력산업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생한 얘기들을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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