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린 게 자원, 중남미는 기회의 땅”
“널린 게 자원, 중남미는 기회의 땅”
  • 윤병효 기자
  • ybh15@energytimes.kr
  • 승인 2010.10.0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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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외교통상부 추종연 중남미국장
좌파성향이지만 우리 경제발전 동경하고 있어
석유·광물자원 풍부, 교민 활용해 진출 해 볼만

[에너지타임즈 윤병효 기자] 거리 문화 언어적으로 우리와 동떨어져 지금껏 먼 미지의 땅으로만 여겨졌던 중남미.

하지만 지난달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국가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방한한데 이어 델가도 꼬레아 에콰도르 대통령도 우리와 교류 강화를 약속하고 돌아갔다.

중남미는 석유·가스, 광물, 농산물, 물 등 자원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경제발전 가능성도 커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중남미 기회의 땅을 잡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정치·경제적으로 좌파성향이 강하고 자원 민족주의가 널리 퍼지면서 국내기업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남미 진출을 위한 맞춤 전략은 무엇인지 중남미 통인 외교통상부 추종연 중남미국장으로부터 들었다.


-지난달 볼리비아와 에콰도르 대통령이 방한하는 등 우리와 중남미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라 보는가.

▲흔히 우리는 중남미를 먼 지역으로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네들은 그렇지 않다. 중남미인들을 만나보면 한국에 대해 큰 호감을 갖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의 경제발전 경험을 동경하고 있는데, 지난달 사회학자 출신인 꼬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우리의 경제발전 모습을 보고 크게 감명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남미와 교류가 확대된 것은 이념을 가리지 않고 실리를 추구하는 현 정부 실용외교의 최대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많이 알려진 대로 중남미는 자원 민족주의 성격이 강하다. 자칫 우리기업의 자산도 몰수당할 수 있는데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기본적으로 보통 국가들보다 자원 주권주의가 강한 건 사실이다. 우리기업한테 필요한 점은 투자를 서두르지 말고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남미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매우 중요시하기 때문에 이를 잘 염두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민간기업보다는 국가를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어 만약 민간기업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대사관에 협조를 요청하면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컨소시엄으로 들어가면 더 유리하다는 얘긴가.

▲나라별로 차이가 있다. 칠레는 사유재산 인정이 잘 돼 있어 그럴 필요가 없다. 하지만 좌파성향이 있는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브라질 볼리비아는 공신력이 있는 공기업 컨소시엄을 선호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원개발 부문에서 민·관 컨소시엄으로 진출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중남미의 자원개발 매력은 어느 정도인가.


▲베네수엘라의 석유매장량이 800~1200억배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오리노코지역의 중질유 3000억배럴을 제외한 계산이다. 이것을 모두 합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매장량 2600억배럴을 뛰어 넘는다. 베네수엘라의 현재 생산량은 일산 250~300만배럴로 적은 편이며 특히 최근 서구기업들이 많이 빠져 나가면서 국내기업의 진출 기회가 더욱 커졌다. 브라질의 석유매장량도 만만치 않다. 현 생산량은 일일 200만배럴 미만이지만 최근 해저 탐사 결과 120~140억배럴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차세대 석유생산 중심국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밖에 매력적인 국가로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도 있다. 에콰도르는 미탐사지역이 많으며, 육상에 50억배럴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산물 자원의 개발 가능성도 매우 높다. 세계적으로 매년 21~22억톤의 농산물이 생산되는데 아르헨티나에서 1억톤, 브라질에서 1억4000만톤이 생산된다. 두 나라에 가보면 경작하지 않는 땅이 부지기수다. 앞으로 두 나라가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릴 것이다. 특히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가면 남북으로 2000km 길이의 평지가 있는데 돌맹이를 주우려면 400km를 나가야 할 정도다. 하지만 남쪽은 물이 없고 북쪽은 강이 범람해서 농토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이용해 남쪽에서는 지하수 개발사업을, 북쪽에서는 수로사업을 펼치면 된다.



-최근 급격히 불안해진 치안과 언어장벽 등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최근 멕시코 정부가 실시한 마약제조범 소탕작전으로 시장이 살해되는 등 치안이 불안한 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치안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있다. 영어보다는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언어 문제도 큰 진입 장벽이다. 하지만 11만명의 교포를 이용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브라질 5만명, 아르헨티나 2만5000명, 멕시코 1만2000명, 과테말라 1만명, 파라과이 7000명 등 여러 지역에 교민이 진출해 있다. 이들을 활용하면 언어 문제뿐만 아니라 치안문제까지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지역 중 유일하게 중남미자원협력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설립배경은.

▲2006년 아르헨티나 공관에 있을 때 만들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현지 방문했을 때 후속조치로 대사관에 남미자원협력센터를 설치했다. 일부 공관 직원과 교포 연구원 1명을 뽑아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고 책 5권을 펴냈다. 중남미에는 자원이 많으니까 이를 특화해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직접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가공해 각 기업에 제공하고 컨설팅하는 업무까지 맡았다. 당시에 인기가 굉장히 많았었으며 2년 뒤에 본부로 이관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운영하다 보니까 직원들의 현장 감각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올해 초 멕시코 브라질 페루로 이뤄진 3개 분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중남미와 협력 강화를 위한 앞으로의 계획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대표부의 통상업무를 맡으면서 기업의 중요성을 처음 알게 됐다. 그 후로 해외에서 근무할 때 가급적 기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며, 현재도 중남미 대사님들한테 기업을 지원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중남미는 국권을 존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대사관의 역할이 크다. 예를 들어 기업의 개업식 때 대사님들이 가서 한 마디 해주면 그 기업가한테는 큰 힘이 된다. 현지에 나가 있을 때 그런 일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잘 안다. 국내기업이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울 생각이다.



▲추종연 국장은
16회 외무고시에 합격, 1983년 외교부에 입문했다. 1990년 주 멕시코대사관, 1993년 주 스웨덴대사관, 1998년 주 구주연합대표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2000년 중미과장을 역임했고 주 유엔대표부 참사관과 주 아르헨티나대사관 공사참사관 직위에 있다가 6년 만인 2008년 2월 국내로 복귀했다. 이후 2008년 국회 외통위에 파견 나갔다가 올해 1월부터 중남미국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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