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재생 100억달러 수출, 실적 부풀리기다
<사설> 신재생 100억달러 수출, 실적 부풀리기다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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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7.2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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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올해 상반기 태양광,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제품 수출이 수주액을 합쳐 100억달러(약 12조원)를 돌파했다.

수주액을 합한 통계이기는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산업 역사가 일천한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거둬들인 성과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제품의 첫 선적(船積)이 언제쯤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부가 2005년을 ‘신재생에너지 보급 원년’으로 선포한 걸 감안하면 길게 잡아도 5년 정도에 불과하다.

다른 산업과 비교해 봤을 때 신재생에너지 수출 쾌조(快調)는 더욱 두드러진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 주력산업인 조선업은 지난 2002년 처음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역사는 매우 깊다. 국내 최초의 조선소인 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는 1937년에 설립됐다. 비 수출주력 산업이긴 하지만 농식품업 분야는 아직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 인천경기 등 산업 밀집도가 매우 높은 광역지자체를 제외하고 다른 지자체에 비해 경제산업이 비교적 활성화된 한 지자체도 지난해 100억 달러 달성에 실패할 정도로 쉽지 않는 규모다.

나라 전체로 봤을 때 박정희 대통령 집권 후반기에 해당하는 지난 1977년 100억 달러 달성에 성공했다.

이번 100억 달러 달성은 태양광과 풍력이 견인했다. 수출에서 태양광이 18억 달러, 풍력이 3억45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05%, 37% 신장했다. 수주는 태양광이 16억5000만달러, 풍력이 65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2억불) 대비 6.8배 증가했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전형적인 ‘실적 부풀리기’라는 지적과 신뢰성에 의심이 간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이번 실적은 지경부가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에 의뢰해 주요 80여개사를 대상으로 ‘임의’로 조사한 결과다. 관세청의 수출입 자료(수출·입 필증)에 근거 한 것이 아니라 대상업체로부터 서면 답변서를 받은 것이다. 신재생에너지협회 관계자는 “지경부의 요청으로 업체에 서면 질의서를 보내 통계를 잡았다”고 말했다.

실적 부풀리기에서는 삼성물산이 도마위에 올랐다. 삼성물산은 이번 조사에서 수주액을 57억1800만달러로 신고, 전체 100억 달러중 절반이 넘는데, 수출 수주액으로 잡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물산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총 2.5GW 규모의 풍력·태양광복합단지를 건설할 계획으로 이 사업에는 다수의 외국 풍력·태양광업체와 업체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참여업체들의 면면을 보면 BP GE 가메사 등 풍력·태양광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업체들이 포진하고 있어 이들 업체들로부터 관련부품과 장비를 조달할 가능성이 매주 높다.

특히 전체 사업비 가운데 15억 달러는 삼성물산이 대고, 나머지는 국내외 IB, 연금, 생명보험사 등을 통해 조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한 풍력업체 관계자는 “사실상 국내 자본이 해외에 투자하는 격인데 수출(수주) 실적으로 잡다니 어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조급증과 성과주의가 빚은 결과라고 달리 볼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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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qkatns 2010-07-28 12:01:51
풍력발전 99%가 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 세계가 경제성이 떨어지고 고장이 잦은 블레이드 3개의 풍력발전을 대다수 이용하고 있다. 10년이 넘도록 풍력 신기술 개발에 정부는 많은 R&D 자금을 지원했다. 연구기관과 기술평가의 방법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새로운 신기술개발 제도와 평가의 방법을 내놓아야 한다.
경제성과 실용성이 높은 새로운 풍력을 만들어 해외에 수출할 수 있기를 기대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