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녹색투자의 유용한 접근법 ‘카본 에비타 전략’
<칼럼>녹색투자의 유용한 접근법 ‘카본 에비타 전략’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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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7.1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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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재 소장(서스틴베스트 대표·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연구소)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정책목표를 발표한 이래 지난 2년 동안 정책 실현수단으로 녹색금융의 필요성 내지는 당위성 등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녹색금융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라는 How의 수준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 국내에는 여러 가지 방법론을 통해서 친환경 주식형 펀드들이 출시돼 있기는 하지만 시장의 큰 호응을 얻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투자방법론에 있어서도 불명확한 실정이다.

그 이유는 펀드들이 명확치 못한 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펀드가 ‘친환경 기술이나 솔루션 등을 갖고 있는 기업을 투자한다’거나 ‘환경경영을 잘하는 기업들을 투자한다’라고 하는데, 어떤 기준을 갖고 관련기술이나 기업들을 평가하는지가 다소 명확치 않다는 것이다.

그러한 방법론의 한계 때문에 시장을 잘 설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2조2000억달러는 지난해 우리나라 GDP의 2.6배가 되는 천문학적 규모의 돈이다. 이 돈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유엔 리포트가 답을 알려준다.

지난 2월 영국의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글로벌 상위 3000개 기업들은 약 2조2000억달러 규모의 환경 외부화 비용을 발생시켰다.

이 금액은 이들 기업이 창출한 매출액의 6~7%, 순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1/3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이 중에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발생한 피해액은 2조2000억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만일 이렇게 기업들이 외부에 피해를 끼친 외부화 비용을 기업들에게 내부화시켜 부담 지운다면 기업의 이익이 1/3로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지난 산업혁명 이후 기업부문에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았던 환경외부화 비용들이 ‘오염자 부담(Polluter Pay)’ 원칙에 따라서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추세다. 즉, 환경관련 규제, 환경세, 배출총량규제에 의한 배출권 거래제도 등이 그러한 제도들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이러한 리스크를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에 어떻게 반영해야 할까.

출발을 위해서는 각 기업들의 환경영향과 관련된 정량적 데이터가 필요하다. 데이터가 없으면 평가와 분석이 불가능하고 제대로 된 투자도 불가능하다.

환경영향 평가에서 국제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영국의 트루코스트사는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환경영향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기업이 생산공정에서 배출하는 700여개 물질을 산출해 기업의 환경영향 프로파일을 구축해 놓고 있다.

트루코스트는 상당수의 기업들이 정량적인 환경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재무적 데이터를 입력하면 환경관련 정량적 데이터를 역으로 산출할 수 있게 하는 ‘입력-출력 모델’을 개발한 바 있다.

그들은 이 모델을 통해서 전세계 4500개 기업에 대한 환경영향 프로파일을 보유하고 있다. 

이 프로파일은 UN Millenium Ecosystem Assessment에 따라 700여 가지의 환경 지표를 도출했고 그것과 관련된 데이터를 갖고 있다.

카본 에비타(Ebitda) 전략은 기본적으로 작년 도이치 뱅크가 발표한 Carbon CROCI Stategy를 참고해서 만든 것이다.

도이치뱅크 역시 유럽기업들을 대상으로 트루코스트의 데이터를 활용했고, 기업의 현금흐름 창출 능력 지표로는 CROCI를 사용한데 비해 우리는 CROCI 대신 에비타를 사용한 것이 차이점이다. 

일단 이 전략에는 특정 산업을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이 사용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은 자칫 특정산업을 배제함으로써 벤치마크에 대한 트래킹 에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본에비타 전략은 섹터별로 탄소효율과 현금흐름 창출능력이 우수한 기업들을 도출해 나가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 경험적으로 에비타가 우수한 기업들이 퍼포먼스가 우수하나 여기에 카본 스크리닝이 추가될 경우에는 수익률이 조금 완만해진다고 봤을 때 한국적 상황에서는 어떠한 모양이 나오는지를 검증해 보는 것이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도 낮추면서 동시에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도 보다 높게 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다. 

카본 에비타 전략이 우리나라에서 녹색관련 주식투자의 새롭고도 유용한 접근법이라고 확신하고 이것이 녹색투자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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