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대응한 석탄의 제2의 탄생 석탄합성석유
고유가에 대응한 석탄의 제2의 탄생 석탄합성석유
  • 정치중 기자
  • jcj@energytimes.kr
  • 승인 2008.06.1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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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배럴급 합성석유 제조설비 입찰 공고
에기硏, 전기硏과 함께 ‘IGCC’사업 추진

최근 원유의 가격 급등과 공급부족에 대한 위험회피 방안으로 석탄합성석유가 대두되고 있다.

석탄합성석유(coal to liquid, CTL)가 각광받게 된 경위는 석탄의 공급이 원유보다 용이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요인이 있고 바이오연료와 달리 작은 땅에서 생산이 가능한 점과 비교적 경제적으로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석탄합성석유가 다른 합성석유에 비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국내 에너지연구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

CTL은 2차 세계대전시 독일과 영국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솔(Sasol)社만이 유일하게 1955년에 석탄합성석유 생산을 시작해 현재 하루 15만배럴의 석탄합성석유를 만들고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CTL 프로젝트로 중국에서 2만배럴 구모의 석탄직접액화공장이 올해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고, 추가적으로 2020년까지 CTL를 연간 3000톤(약 60만배럴/일) 생산할 계획을 수립했다.

미국에서도 여려 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고 호주,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독일 등에서도 석탄합성석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석유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도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CTL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원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CTL기술 공정에는 직접액화기술과 간접액화기술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간접액화기술이 적합하다는 결론하에 현재 에너지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석탄간접액화기술은 고체연료인 석탄을 수증기 및 산소와 반응시켜 가스로 전환시키고, 가스화 생성물에 포함된 불순물이 먼지와 황화합물을 제거한 합성가스를 촉매에 의해 탄화수소화합물로 전환시키는 기술이다. 반응조건과 합성가스의 종류에 따라 철 또는 코발트 촉매가 사용된다.

간접액화기술은 석탄에 고온의 압력을 가해 얻어지는 석탄가스화공정을 거쳐 가스화에 의해 발생된 합성가스의 불순물을 제고하는 정제공정, 정제된 가스를 촉매 반응 시켜 CTL을 얻는 3단계의 공정을 거친다.

3단계공정에서 고온을 가하느냐 저온을 가하는냐에 따라 고온CTL디젤과 저온CTL디젤이 각각 생산된다.

저온CTL 디젤은 세탄가가 70이상으로 기존 디젤에 비해 크게 높으나 에너지 밀도가 낮은 단점이 있고 고온CTL 디젤은 20%의 방향족을 포함하고 세탄가가 일반 디젤과 유사한 50~51이다. 반면 황함량은 5ppm 이하로 초저유황유이다.

CTL을 기존 엔진에 직접 사용하면 탄화수소, CO, NOx 및 입자상 물질 등의 배출이 일반 디젤에 비해 5~45% 감소되며, CTL전용엔진을 사용하면 배출물질의 감량이 40~85%까지 확대돼 환경성이 매우 우수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CTL이 무조건 추천할 만한 사업이라고 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장벽이 있다.

CTL공장 자체 건설비가 워낙 고가로 원유도입가 대비 생산량 값을 내보면 CTL공장에서 일일 3~8만배럴 정도를 생산해야 경제성이 맞지만 이 정도 규모의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약 3~10조원 가량의 어마어마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 같은 이유로 민간사업자 입장에서는 쉽게 뛰어들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아 CTL사업은 국가차원의 투자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의 CTL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현재처럼 고공행진을 계속한다면 5만배럴 규모의 CTL공장을 향후 20년간 46개가 건설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액화공장의 건설비는 1배럴당 5~7만 달러로 예측되지만 최근 원자재가격상승으로 10만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CTL기술을 상업적으로 제공 가능한 회사는 간접액화의 남아공 사솔社와 직접액화의 미국 HTI社이다. 전 세계적으로 CTL에 대한 기술수요는 많으나 기술공급 능력은 부족한 형편이며 사솔社의 경우 기술판매는 고려치 않고 있다.

에기원의 정헌 합성석유연구단장은 “CTL 공장의 경제성은 석탄의 가격과 초기투자비에 많이 좌우 된다”며 “간접액화의 경우 고열량 석탄 1톤당 2배럴의 합성석유를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정 단장은 “저가 석탄이 공급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 이상에서 경제성이 확보된다”고 덧붙였다.

에기원은 국내 전기 수요의 일정 부분은 반드시 석탄에서 공급돼야 하고 환경과 석유공급 또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석탄간접액화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석탄 발전기술인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기술개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에기연의 제안에 IGCC사업을 진행 중인 서부발전 역시 동의 한다고 밝혔다.

서부발전에 따르면 IGCC발전과 석탄간접액화가 연계된 공장은 정유공장과 인접한 곳에 세우면 수입탄을 사용해도 경제성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기술연구원의 운용순 박사는 “그간 국내에서는 석탄액화에 대한 연구개발에 극히 미미한 투자가 이뤄졌다”며 “CTL은 국내기술에 의한 상용 액화공장의 건설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운 박사는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석탄을 1일 10톤 가스화해 약 15배럴의 석탄합성석유를 생산하는 준 파일럿급 국산 석탄간접액화 통합공정이 개발되기 시작해 오는 2009년 부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석탄액화유의 생산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에기연은 지난 4일 ‘15배럴/일 급 석탄이용 합성석유 제조설비제안’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2일부터 16일까지 ‘15배럴/일 급 석탄이용 합성석유 제조설비 기본 및 상세설계 용역’에 대한 입찰공고를 마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에기연 김재호 에너지전환연구부장은 “석탄을 친환경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이라며 “그간 천대 받던 석탄에 대한 연구를 적극 지원해 관련기술을 선점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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