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정유업계 도전장에 진땀빼는 가스업계
<기자의눈> 정유업계 도전장에 진땀빼는 가스업계
  • 윤병효 기자
  • ybh15@energytimes.kr
  • 승인 2010.06.1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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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버스연료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가스업계와 정유업계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단 유리한 쪽은 가스업계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각 지자체에서는 ‘깨끗한 연료’를 물색하던 중 서울시가 추진한 CNG(압축천연가스)버스 도입 정책을 그대로 유지해 현재 전국 버스의 98% 가량이 CNG로 교체된 상태다.

CNG가 주목받는 이유는 일단 시커먼 매연을 내뿜던 디젤과 달리 육안상으로는 아무런 매연을 배출하지 않아 청정연료라는 이미지를 준다. 또한 경유처럼 연료값에 높은 세금이 포함돼 있지 않아 저렴하며, 차량 구입시 정부로부터 보조금도 나오고 세계 감면 혜택도 주어진다.

‘버스연료는 CNG’라는 공식이 굳어지기 직전, 정유업계가 가스업계에 비장의 카드를 내밀었다. 클린디젤이다. 클린디젤은 특별히 새로 개발된 연료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디젤을 말한다.

다만 예전 디젤과는 현격한 품질 차이가 있다. 1990년대 이전의 디젤에는 대기오염 물질인 황 성분이 4000ppm이나 들어있었다.

하지만 이후 환경법이 점점 강화되면서 1993년 2000ppm, 1998년 500ppm, 2006년 30ppm까지 줄어들었다가 2009년부터 세계 최고 수준인 10ppm 이하로 규격이 강화됐다. 청정연료로 새롭게 태어난 디젤의 새 이름이 ‘클린디젤’인 것이다.

디젤의 또 다른 장점은 뛰어난 연비력. 박심수 고려대 교수가 국내 중형차를 기준으로 디젤과 LPG의 연비를 비교한 결과 디젤은 리터당 13.302km, LPG는 8.64km로 조사됐다. 디젤이 LPG보다 35% 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

정유업계는 이처럼 우수성이 입증된 클린디젤에 2차전지를 탑재한 디젤하이브리드 버스 개발에 나섰다. 수소연료전지차가 나오기 전 약 20여년의 공백기간을 디젤하이브리드로 채운다는 것이다.

버스는 한국기계연구원과 대우버스가 공동 개발하고 연구비는 정유업계가 지원키로 했다. 내년까지 총 8대를 제작해 전국 6개 지자체에 보급한 뒤 5년간 시범운행을 거쳐 상용화할 계획이다.

최소한 버스연료시장에서 만큼은 ‘게임 끝’이라 여기고 있던 가스업계는 클린디젤의 등장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 20여년간 디젤이 클린디젤로 탈바꿈할 때 가스업계는 ‘청정성’ 하나만 믿고 안주해 있다가 뒷덜미를 잡히고 말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스업계는 LPG CNG LNG의 효율을 더 강화하는 연구에 곧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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