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Zero의 혁명-한밭대 윤종호 교수
<칼럼>Zero의 혁명-한밭대 윤종호 교수
  • 장효진
  • js62@energytimes.kr
  • 승인 2008.06.0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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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30불을 훌쩍 넘어버린 유가 탓에 일간신문 지면은 온통 기름값과 에너지절약, 신재생에너지 등의 기사로 떠들썩 하며, 고유가시대로의 뉴 패러다임을 준비하는 다양한 노력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중 오늘 아침 신문에서 눈에 띠는 기사가 있었는데, 이는 세계적인 대형유통사인 W사가 “쓰레기 배출 제로(zero)”에 도전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물론 앞으로 17년 뒤인 2025년까지 단 1g의 포장재도 배출하지 않겠다는 장기적 목표이지만, 이의 달성을 위한 5년 단위의 적극적 실천계획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그동안 에너지를 제로화 하겠다는 Zero energy  및 탄소배출을 제로화 하겠다는 Zero emission 사업 등의 프로젝트들은 최근 세계 각국에서 적극 홍보하고 있는 기술이지만, 기업차원에서 쓰레기 자원의 배출까지 제로화 하겠다는 Waste zero의 개념을 보고 이제 세계는 모든 분야에 있어 Zero의 혁명이 시작되겠구나 하는 섣부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접해왔던 제로 에너지와 관련한 가장 친숙한 기술은 제로 에너지 솔라하우스(Zero energy solar house)  또는 제로에너지 건물(zero energy building) 등일 것이다.

주택 내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원은 난방, 급탕, 취사 목적의 기름 또는 가스가 필요하며  냉방, 조명, 가전기기 등에 소비되는 전기에너지가 공급된다. 이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난방 및 급탕으로 70-8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 총에너지 소비의 18%가 주거건물에서 소비하고 있으며, 모든 종류의 건물로 치자면 총에너지 소비의 25%를 건물과 관련하여 소비하고 있다.

제로에너지 주택 또는 제로에너지 건물의 개념은 이렇듯 막대한 에너지가 투입되는 건물분야의 에너지 소비를 궁극적으로 제로에너지화 하자는 것이다. 즉 현재의 화석연료에 기반한 에너지원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에너지 효율적 건축설계 기법과 태양열, 태양광, 지열, 풍력 등의 자연에너지만으로 건물내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충당하고자 하고자 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상당히 먼 미래의 기술로 보이지만 실제로 이에 대한 기술적 수준은 상당 수준 완성 단계에 접근해 있다.

이미 1990년 초에 독일에서 완전 제로에너지 시범주택을 구현한 바 있으며, 기존 건물 대비 70% 이상을 자립한 주택들은 이미 유럽에서는 수천세대가 공급되어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도 2025년까지 zero net energy building에 대한 중장기 목표를 수립하고 단계적인 제로 에너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0년 초부터 이에 대한 보급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빠른 시간내에 다양한 형태의 제로에너지 개념의 상용 건물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제로 에미션의 개념은 건물 또는 산업 활동 전과정에 걸쳐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화 하겠다는 의미로, 에너지 소비 제로화를 포함하여 더욱 넓은 의미의 제로 혁명이라 볼 수 있다.

지금 이 시대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두개 현안인 에너지자원과 지구환경보호 문제의 근본적 핵심인 탄소배출을 궁극적으로 제로화 하겠다는 개념이다.

이 기술 또한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실체를 볼 수 있늘 것으로 기대된다. 황량한 사막을 세계적 관광지로 자원화해 세계적 관심을 모은 두바이와 인접해 있는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올해 2월 또 다른 이슈로 세계 매스컴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바로 도시규모의 탄소방출을 완전 제로화 하겠다는 제로카본 제로에너지 지속가능 도시 프로젝트를 착수한 것이다.

약 180만평 규모의 마스다르 도시에 인구 5만명, 1000여개 기업이 2009년부터 입주를 시작하여 201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양열, 태양광, 풍력 등을 통한 도시규모 완전 zero energy, zero carbon emission화는 물론 재활용을 통한 쓰레기까지 제로화 하는 waste zero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과연 향후 5년 내에 성공적으로 이와 같은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은 차치하더라도, 실제로 이러한 프로젝트가 착수되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두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논의한 다양한 zero화의 의미는 지금 당장 완전 제로화를 구현하겠다는 의지 보다는, 중장기적 목표를 설정하고 경제적 합리성을 따지면서 체계적으로 단계적 접근을 하자는 시도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에게 고민을 던져주고 있는 각종 분야의 여러 현안 문제들을 위의 예와 같이 체계적이고 중장기적 접근목표를 통해 꾸준히 Zero화 시켜간다면 의외로 빠른 기간 내에 많은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며, 그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가히 Zero의 혁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Zero라는 숫자는 전통적으로 일반인들이 달가와하지 않는 숫자이다. 아마 치열한 경쟁사회의 시험이라는 굴레에서 평생을 살아온 생활습관덕에 0 이라는 숫자를 반갑게 생각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제는 시대가 변해 zero라는 숫자가 미덕이 되어 우리의 새로운 목표가 되어 버렸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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