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얼이 깃 든 팔당수력
다산의 얼이 깃 든 팔당수력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8.06.0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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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한국수력원자력(주) 팔당수력발전소
-국내 전력계통의 ‘비타민’…총 설비용량 12만kW
-전력생산·홍수조절·용수공급·댐유역 환경관리 역할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취재를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한 생각으로 한국수력원자력(주)의 팔당수력발전소가 있는 남양주로 발길을 재촉했다. 한강을 끼고 나 있는 경춘선을 따라 차로 한참을 달렸다(다른 발전소에서 비해 서울에서 가까운 거리). 가는 길목마다, 눈길이 머무는 곳마다 보이는 조용한 카페에 앉아 달짝지근한 커피 한잔을 마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잠시 먼발치서 팔당댐의 웅장한 자태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발전소는 남·북한강의 합류지점인 양수리 하류 5km지점과 서울 동북방 35km지점인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 위치하고 있다. 다산의 얼이 깃 든 고장이어서 그런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뜩 떠올랐다.

대용량 수력발전소는 일명 ‘전력계통의 비타민’이라 불린다. 불시 고장에 대비해 주파수를 맞춰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동 시간이 3∼5분에 지나지 않아 갑작스런 발전소 고장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특징이다. 하지만 이 발전소가 건설될 1960년대는 주 발전원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지난 1962년 12월 기본조사를 시작한 것이 이 발전소 건설의 시초다. 한강계 수력발전소 중 이 발전소는 저낙차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야만 했다. 이에 이듬해 3월 한전과 프랑스 정부간의 기술협조 하에 수력지점 조사를 완료하고 3년 뒤 착공했다.

최초 담수는 지난 1972년 11월. 이듬해 담수가 완료되고 발전설비용량 8만kW의 발전을 시작했다. 이 발전소의 댐은 콘크리트 중력식 잠언제, 댐 수문은 Tainter Gate (폭20m 높이16.75m) 15문이다. 수차발전기는 초 저낙차형 횡축 Bulb 형을 채용했다. 용량증대 등의 공사로 현재 이 발전소의 총 설비용량은 12만kW(3만kW×4기)로 유효낙차는 19m다.


이 발전소는 전력을 생산하기에 훌륭한 입지를 자랑한다. 우선 남·북한강 합류지점 하부에 위치하고 있어 유입되는 수량이 풍부하다. 또 전력생산 외에도 홍수조절과 수도권 용수공급, 댐유역 환경관리 등 다양한 일을 수행하고 있다.

연간 이 댐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은 195억톤. 이중 발전용으로 이용되는 양은 51%인 100억톤에 이른다고 한다. 나머지 중 42%인 82억톤은 홍수조절을 위한 수문으로 방류되고 7%인 13억톤은 수도권의 광역상수도로 공급된다.


팔당수력 박철호 과장은 “이 발전소는 양수발전과 달리 24시간 가동된다”며 “한강으로 유입되는 수량을 모두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홍수 등으로 발전설비의 용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발전소 곳곳에는 특별한 볼거리보다는 쉴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댐 주변을 따라 놓여져 있는 벤치에 앉아 흐르는 물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속세에서의 모든 시름이 사르르 녹아 내리는 듯한 착각에 잠기기도 한다.

남양주는 다산 정약용의 얼이 깃들어 있는 곳. 발전소에서 심신의 피로를 풀었다면 발전소 인근에 있는 다산유적지도 가 볼만한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이 유적지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였던 여유당과 선생의 묘, 다산문화관, 다산기념관 등으로 꾸며져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이 마음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선생은 조선의 개혁을 시도했으나 결국 오랜 유배생활 끝에 고향인 이곳에서 숨을 거두었다. 유배생활 중 ‘목민심서’와 ‘경세유표’ 등의 많은 저서를 남겨 조선 후기 최고의 실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남양주에는 종합촬영소도 있다. 이곳은 40여만 평의 부지에 650억원을 투입해 지난 1998년 8월 문을 연 종합 영상지원센터다. 영화를 비롯해 비디오와 애니메이션, CF촬영 등 각종 영상물의 제작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영상지원관과 특수촬영스튜디오, 영상관 등으로 꾸며져 있으며, 헐리우드의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같은 영상관련 테마파크도 조성돼 있다. 


이중 영화문화관은 영화의 탄생에서부터 미래영상에 이르기까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민영상교육장으로, 일반인의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됐다. 이 영상실에는 일반극장에서 관람할 수 없는 특수효과영상과 우수한 단편영화 등이 정기적으로 상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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