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전 저가낙찰, 해외사업서 毒 우려
<사설> 원전 저가낙찰, 해외사업서 毒 우려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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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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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우리나라가 UAE 원전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함으로써 원전 해외수출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가고 있다. 일부에서 저가낙찰이란 폠하도 있었지만 '처녀수출'이라는 점에서만 보더라도 후한 점수를 줄만하다.

이미 우리나라는 일부 원전설비를 원전 종주국인 미국에 수출하는 등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터다. 그러나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원전시장에서 내세울 수 있는 건, 사실상 가격 경쟁력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렇다고 치면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식의 국내에서의 '관행'이 UAE의 저가낙찰 시비를 부른 셈이다.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원전시장과 더불어 우리기업들의 UAE 원전 수주에 따른 효과로 원전 도입을 고려하거나 신규원전을 계획하는 여러 나라에서 우리나라는 한층 주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저가낙찰 관행은 앞으로 추진하게 될 해외원전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일부에서는 건설사들이 원전건설공사를 수주하면 손해를 본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이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주 전에 뛰어드는 것은 바로 국내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원전시장에 진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전건설공사를 발주할 나라들은 공사입찰에서 각국 건설사들에게 자국에서의 공사가로 참여하기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우리기업들은 해외진출이라는 숙원사업을 풀어 내 봤자 정작 손에 쥘 수 있는 건 하나도 없게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된다.

그동안 예산 절약이라는 명목하에 최저가입찰제도를 고수함에 따른 악순환의 고리가, 해외에서 그대로 부메랑이 돼 돌아올 공산이 크다는 지적은 새겨들어야 한다.

신울진원전 1·2호기 주 설비공사 입찰도 건설회사의 치열한 수주전과 가격 적정성 심사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잇따라 유찰되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는 10일 다시 입찰이 예정된 가운데 때마침 한수원이 입찰 기준을 대폭 손질해 건설사들의 수익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낙찰률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 동안 전 산업 분야에서 최저가 낙찰제로 인해 고질적인 병폐가 있어 왔다. 이번 참에 제대로 된 사례를 남겨 앞으로 열릴 세계 원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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