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자원 외교 긴 호흡 필요”
“에너지자원 외교 긴 호흡 필요”
  • 장효진 기자
  • js62@energytimes.kr
  • 승인 2010.01.2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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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 패러다임속 IRENA 비중 상당히 커질 것
UAE 원전 수주 역사적 모멘텀… 엄청난 기회이자 도전

 

세계 각국과 우리나라의 에너지자원 외교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가 최근 새롭게 선임됐다.
김종용 신임 에너지자원대사(58)는 지난 1984년 당시 외무부에 입문했다. 이후 카이로영사, 재외공관담당관, 캐나타참사관, 아시아태평양연구부, 영국공사총영사를 두루 역임하며, 최근까지 카타르대사로 활동했다.
김 신임 대사는 “국가 에너지안보를 일선에서 책임지는 이 자리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열정을 가지고 열심을 다하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에너지자원대사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에너지‧자원 개발에 외교 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2008년 4월 외교통상부장관 직속으로 신설된 직책이다. 이는 에너지안보 확립을 위해 세계 각국을 상대해야하는 매우 중요한 소임을 외교 분야의 심오한 전문가에게 맡겨 지원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김 대사는 재외 공관이 확보하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와 우리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파워, 그리고 최근 UAE 원전 수주에서 입증된 우리나라의 국격을 바탕으로 에너지자원 외교에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그는 “외교는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그만큼 인내심이 필요하다. 긴 호흡을 가져야 하는 만큼 국민 여러분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신다면 우리나라의 에너지자원측면에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 한다”고 피력했다.

 

<에너지타임즈>


-재외 근무 시절 에너지자원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카타르대사로 활동할 당시 우리 대기업이 그 나라 내정과 외부 환경으로 인해 꺼려하는 기업 리스트에 오른 적이 있다.
석유화학단지를 현지에서 조성하는 사업이었는데 카타르 왕자의 난으로 나라가 혼란스럽고,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로 당초 계획보다 공기가 늘어나자 그곳 정부가 매우 불쾌감을 표명했었다.
소식을 접한 우리 공관에서는 확보하고 있던 네트워크망을 풀가동했다. 해당 기업 역시 적극적으로 협조해 왔고, 결국 블랙리스트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물론, 추가로 42억달러 규모의 플랜트 건설 수주 계약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보람됐던 하나의 큰 사건으로 기억된다.
안타까웠던 기억도 있다. 글로벌 메이저기업에 의해 아무래도 자본력에서 열세인 우리 기업이 물량 수주전에서 막판에 실패한다거나,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지만 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시행착오를 겪을 때 현지 정부가 냉정히 돌아서는 모습은 좋은 교훈으로 삼을 만 하다.
다양한 사례와 사건들을 우리 기업들에게 제공해 국내 기업들의 원활한 진출과 사업 수행을 돕는 것도 외교관이 취해야할 자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에너지자원분야에 대한 인식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외교 분야에서도 에너지자원 등 시대가 요구하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재외 공관들도 에너지자원분야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한 예로 아프리카 주재 공관의 경우에는 에너지자원분야에서 우리기업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하드웨어측면의 방안을 검토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안팎에서 정말 맨발로 뛰는 열정적인 외교관들이라는 평가가 자자하다.
이면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적 자원도 들 수 있다. 에너지자원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외교라인 활용도가 커지고 있는 반면 주무부서나 재외 공관의 인력은 많이 부족하다. 업무가 다양 복잡화되고 있는 만큼 적당한 인적 인프라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

-최근 UAE 원전 수주 성과를 평가해 주신다면.

▲역사적으로 매우 큰 일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져 더할 나위 없다. 엄청난 기회이자 도전이다.
국내 플랜트산업은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 턴키방식에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분야의 글로벌 메이져 기업들은 한국은 그저 자재를 제공하는 서브포지션이지 결코 메인포지션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점에서 UAE 원전 수주는 우리가 주계약자로서의 기술력과 공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 것이다. 지구촌도 이 같은 사실에 매우 놀라고 있다.
이번 원전 수주는 우리나라도 세계 원전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역사적인 모멘텀으로 기록될 것이며, 이는 국내 산업 전반에 걸친 시너지 창출에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원전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외교부차원에서도 최근 ‘원자력수출지원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 단장으로서 유관부처와 관련 기업들이 이상적인 공조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 설립에도 우리나라 외교력이 동원돼 큰 입김을 냈다. 앞으로 계획과 현황은.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전임 대사시절에도 매우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 세계 공동 숙제인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앞으로 국제 무대에서 IRENA의 비중은 매우 커질 것으로 본다.
한국도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 축의 하나로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보급‧육성하고 있다. 각국의 관련 정보 교환과 기술지원, 시장 확대를 목적으로 설립된 IRENA의 참여는 무조건적인 우선순위를 둬야한다.
올해 IRENA는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한해가 될 것이다. 오는 11월 1차 총회를 열고 정식 발족될 예정이며, 현재 사무국 구성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사무국은 각국에서 52명의 정식 직원과 별도의 추가된 파견 인원으로 구성되는데, 한국측에서도 정식 직원 면접에 참여 했고, 1명의 할당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파견직은 4명으로 결정된 상태다.(인원은 외교부가 아닌 유관부처나 관련기관의 전문가가 발탁돼 지원하게 된다.) 국제기구에 이번처럼 많은 우리측 인사들이 포진되는 일은 전무하다.
또한 최근 IRENA와 협의하고 있는 내용 중 가장 주목할 내용은 아태재생에너지정책자문 워크숍을 한국 개최다. 만약 논의가 긍정적으로 결론지어질 경우 세계 재생에너지산업이 한국을 주시하는 큰 성과로 귀결될 것이다.

-독자들에게 한 말씀.

▲지난 코펜하겐 협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 세계는 지금 기후변화 대응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후진국 할 것 없이 모든 국가들이 공동체를 이뤄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기후변화 대응은 국민적인 동참이 없다면 불가능할 것이다. 에너지자원 외교도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에너지자원 외교의) 성과는 당장 눈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만큼 인내심이 필요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나라의 에너지안보 확립을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는 외교관들을 생각해주시고, 에너지자원분야에서 좋은 성과가 있길 같이 기대하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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