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에 머물렀던 꿈의 火電
삼척화력으로 보여준다
상상 속에 머물렀던 꿈의 火電
삼척화력으로 보여준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9.10.2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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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장점 한층 더 부각… 단점도 장점으로 승화
발전소 상징물인 연돌·저탄장·회처리장 볼 수 없어

<삼척화력 1·2호기 부지를 찾아…>

강원도의 작은 도시 삼척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지난해 기자가 이 도시를 처음 방문했을 당시 중심가에는 3m마다 현수막이 나풀거렸다. 내용은 삼척종합발전단지를 건설해 달라는 삼척시민들의 목소리였다. 솔직히 말해서 수많은 발전소 건설현장을 둘러본 기자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의례적으로 발전소 건설현장에는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의 플랜카드가 난무하고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문구의 빨간 글씨들이 벽을 가득 메웠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한참 시간이 흘렀다. 2008년 12월 수립된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총 200만kW급 삼척화력 1·2호기(100만kW×2기) 건설 프로젝트가 포함됐고 이미 개념설계가 마무리돼 본 설계가 한창 진행중이다.
지난 22일 기자는 삼척화력 1·2호기의 개념설계 한 결과보고자료를 들고 집을 나섰다. 이 개념설계 내용을 바탕으로 삼척화력 1·2호기 건설부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삼척화력 1·2호기 건설이 왜 중요할까. 규모부터 다르다. 그 동안 건설된 석탄화력발전소의 단위용량은 50만kW. 그러나 이번에 건설되는 삼척화력 1·2호기는 단위용량이 자그마치 100만kW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건설되는 대용량 발전소인데다 미래 사회에 적합하도록 건설되니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이 발전소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장점은 한층 더 부각시키는 반면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건설된다. 그 동안 단점으로 부각됐던 사업장 청결문제와 환경문제, 민원문제 등이 모두 해결되고 이와 더불어 이를 새로운 장점으로 부각시킨다는 것.

그렇다면 이 발전소가 들어서는 곳은 어디일까. 삼척종합발전단지. 동북아시아 에너지 거점도시로 도약을 준비하는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호산리 일대에 위치하게 된다. 이 지역은 삼척에서도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경북 울진군과도 인접해 있다.

발전소 부지에 도착했지만 아무것도 없다. 그냥 황무지일 뿐이다.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길과 이리저리 갈대들이 넘실거렸다. 내버려두면 그냥 버리지는 땅으로 남을 이 곳에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미래 화력발전소의 표준이 될 발전소가 들어선다.

현지에서 근무중인 직원의 안내를 받아 부지로 발걸음을 올렸다. 이날 안내를 맡았던 직원은 “저곳이 보일러가 들어설 곳이다”고 설명했다. 그의 손가락이 가리킨 곳을 바라보며 보일러 건물을 상상했다.

삼척화력 1·2호기 보일러는 기존의 미분탄 보일러에서 벗어나 저열량탄 연소에 적합한 유동층 보일러를 적용한다. 연료선택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자는 계산이다. 이 보일러를 적용함에 따라 석탄 완전 연소 시까지 노 내에서 순환이 가능해 미분탄 보일러에서 사용이 불가능했던 저열량탄을 발전연료로 사용하는 등 연료 선택에 있어 한층 유연성을 갖추게 된다고 한다.

최근 세계 석탄시장 동향은 자원 확보경쟁이 심화되며 고열량탄 수급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환경을 고려할 때 삼척화력은 기존 석탄화력 6080kcal/kg보다 25%가량 적은 4600kcal/kg에서도 발전이 가능하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이 발전연료를 이용함에 따라 연간 1500억원에 달하는 발전연료비용을 줄일 수 있고 발전소 수명이 30년임을 감안할 때 총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연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일러 부지 옆으로 환경설비가 들어선다고 직원은 설명했다. 이 환경설비는 보일러와 연돌(일명 굴뚝) 가운데 위치하고 있으며 기존의 발전소와 달리 이 설비들을 하나로 묶는 등 단순화시켜 투자비와 운영비를 30%가량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된다.

그리고 발전소의 상징물인 연돌은 칙칙한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두 개의 연돌을 연결해 건물을 짓는 방식이 채택됐다. 이렇게 건설된 이 연돌의 1층은 출·입구로 사용되고 2층은 제어실, 3∼6층은 사무실 등으로 이용한다. 또 꼭대기에는 전망대를 설치해 삼척시의 랜드마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연돌에서 바라보는 삼척. 생각 만해도 짜릿할 것 같다.

이어 저탄장 부지로 향했다. 기존 발전소는 옥외형 저탄장으로 자연경관 훼손과 환경민원 증대에 따른 분진·비산·유실·발화에 따른 석탄 손실이 2%에 달했다. 그러나 삼척화력은 옥내형 저탄장을 건설한다. 쉽게 설명하면 건물로 들어가기 전에는 석탄을 전혀 볼 수 없게 된다.

물론 초기 시설 투자비는 들어간다. 하지만 석탄손실이 없어 1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무인화운전에 따른 운영비도 30% 가량 줄어든다. 또 부지면적도 30%가량 줄일 수 있다.

또 거미줄처럼 엉켜있던 석탄이동 컨베이어도 매립된다. 지하공동구를 활용해 컨베이어를 지중화시켜 공사비용을 증가시키지 않고도 친환경발전소로의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삼척화력은 회 처리장을 짓지 않는다. 왜냐하면 세계 최초로 발전소에서 생산된 회가 전량 재활용되기 때문이다. 보일러에서 나온 전회는 경량골재화로 이용되고 집진기에서 나온 비회는 시멘트의 원료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효과는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측면뿐만 아니라 회처리장 면적 100만㎡을 줄일 수 있고 회처리장 축조에 따른 1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

이외에도 발전소를 계단식으로 건설해 1000억원에 달하는 건설비용을 줄이고 석탄을 하역하는 부두도 기존의 일면접안에서 양면접안으로 축조해 방파제 길이 500m를 축소함에 따라 1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한다.

한편 삼척종합발전단지는 삼척시 원덕읍 일대 330만㎡ 부지에 유연탄화력발전소 400만kW(100만kW×4기)와 LNG복합화력발전소 90만kW급, 무연탄화력발전소 10만kW 등 총 500만kW의 발전단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발전소 외에도 세계 최초로 30만kW급 건식 CCS(Carbon Capture & Storage)상용화 실증설비를 도입하는 등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된 설계공법들이 대거 적용될 예정이다.

또 이 발전소 단지 내 35MW에 달하는 신재생에너지도 개발한다. 부지경계와 방파제에 30MW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고 부지정지 법면을 이용해 태양광발전설비 5MW도 건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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