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IC 빠진 체코 신규원전…문제는 인지도?
KEPIC 빠진 체코 신규원전…문제는 인지도?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4.08.0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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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UAE원전 수주 당시 ‘ASME→KEPIC’ 전환 경험 보유
KEPIC 적용될 때 韓 기업부담 줄어 수출 시너지 극대화 기대
한상길 전기협회 KEPIC본부장.
한상길 전기협회 KEPIC본부장.

【에너지타임즈】 최근 한수원이 수주한 체코 신규원전에 KEPIC 코드가 빠져 있는 가운데 내년 3월 최종계약을 앞두고 원전 수출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KEPIC 코드 적용을 위한 행보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UAE에서 ASME 코드를 KEPIC 코드로 바꾼 경험이 있는 만큼 전기협회 측은 충분히 가능한 일로 내다보고 있다.

한상길 전기협회 KEPIC본부장은 8일 전기회관(서울 송파구 소재)에서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수원이 APR1000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을 취득할 당시 미국기계학회(ASME) 코드가 정해졌기 때문에 현재 전력산업기술기준(Korea Electric Power Industry Code)이 체코 신규원전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본부장은 내년 3월 최종계약까지 ASME 코드를 KEPIC 코드로 전환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2009년 UAE 바라카(Barakah) 원전 수주 당시를 소개했다.

그는 바라카 원전 수주 당시 체코 신규원전처럼 ASME 코드로 정해졌으나 KEPIC 코드 적용을 위해 전기협회는 한전‧한수원‧두산중공업(現 두산에너빌리티) 등과 KEPIC 코드 적용 전략을 수립해 UAE 원자력규제기관을 설득해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바라카 원전에 KEPIC 코드가 적용되면서 한전‧UAE원자력공사(ENEC)가 KEPIC 발전사업자 인증서를 취득해 건설사업 총괄, 삼성물산‧현대건설이 KEPIC 시공사 인증서를 취득해 시공, KEPIC 인증서를 보유한 150개에 달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안전등급 기자재 공급자 자격을 부여받아 기자재를 공급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한수원 등 팀-코리아와 함께 UAE 바라카 원전처럼 체코 신규원전에 KEPIC 코드가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체코 신규원전 KEPIC 코드가 적용되지 않은 이유는 뭘까.

한 본부장은 기술력 문제가 아니라 인지도 문제라고 분석하면서 충분한 설명이 동반된다면 KEPIC 코드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체코 측에서 KEPIC 코드를 모르진 않겠지만 ASME 코드가 국제적으로 공인된 코드인 탓에 선택했던 것이고, UAE 바라카 원전 당시에도 그랬다고 소개했다.

다만 그는 KEPIC 코드 기반이 ASME 코드를 기반으로 한 번역본이기 때문에 ASME 코드와 KEPIC 코드는 복사본이라고 할 정도로 같다면서 체코 측에서 이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충분한 설명이 이뤄진다면 KEPIC 코드가 체코 신규원전에 적용되는 것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KEPIC 코드가 중요한 이유는 원전 수출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두산에너빌리티 등 ASME 코드를 취득한 기업은 문제 될 것이 없겠으나 KEPIC 코드만 취득한 우리 기업은 체코 신규원전에 기자재를 공급하기 위해 별도로 ASME 코드를 취득해야 하는 탓에 시간‧재정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 본부장은 KEPIC 코드가 적용되면 KEPIC 인증을 받은 우리 기업은 체코 신규원전에 기자재를 원활하게 수출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기협회는 오는 9월 3일부터 6일까지 라마다프라자호텔(제주 제주시 소재)에서 ‘2024년도 KEPIC-Week’를 개최한다.

한 본부장은 우리나라 전력산업 청사진인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이 공개되면서 KEPIC 제‧개정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올해 KEPIC-Week 행사는 이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기획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으로 SMR과 원전해체, 사용후핵연료 인수기준, 수소‧암모니아발전 등을 손꼽았다.

먼저 그는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처음으로 등장한 SMR과 관련해서 SMR 분야 표준화를 위해 지난해 해당 위원회 구성‧운영으로 SMR 사업에 필요한 표준화 아이템을 도출했고, 이를 바탕으로 표준화 활동을 위한 KEPIC SMR 기획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SMR KEPIC 제‧개정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SMR 워크숍은 i-SMR 기술개발 계획 등 SMR 기술개발 현황을 소개하는 것과 함께 최근 발족한 SMR규제연구추진단의 SMR 규제연구사업 등이 소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원전해체 워크숍에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원전해체 사업 KEPIC 표준화 초기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사용후핵연료 인수기준 워크숍에서 사용후핵연료 인수기준 기술기준(안)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무탄소 전환 추세에 발맞춰 암모니아발전과 수소발전, 이산화탄소 포집 등과 관련된 연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화력발전과 관련해선 무탄소 전원 전환에 따른 수소‧암모니아 연소기술과 가스터빈 제작기술 등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 본부장은 올해 합동강연에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정동욱 중앙대 교수가 직접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소개하고, 네이버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KEPIC 시연도 처음으로 공개된다고 덧붙였다.

한상길 전기협회 KEPIC본부장.
한상길 전기협회 KEPIC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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