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타임즈】 윤석열 대통령 발표로 논란에 휩싸였던 포항 영일만 일대 최대 140억 배럴 규모 유·가스전 가능성과 관련해 그 가능성을 제시했던 인물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또 그동안 불거졌던 논쟁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액트지오(Act-Geo) 고문은 동해 영일만 일대 석유‧가스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방한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석유‧가스 존재 가능성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먼저 아브레우 고문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배경으로 석유공사 요청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하면서 해당 분지에 대한 잠재력을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우리나라 동해 주작‧홍게‧방어 등 3개 유정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는 석유‧가스 실존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모래(저류층)가 있어야 하는 것과 진흙(덮개암)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하는 것을 손꼽으면서 모래에 석유‧가스가 쌓이면 진흙이 석유‧가스를 가두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가 동해 심해에 이 같은 요소를 발견해 입찰을 붙였고 액트지오가 입찰에 참여해 낙찰을 받아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어 아브레우 고문은 석유‧가스 존재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지질학적 측면이 중요하고, 이 측면에서 봤을 때 석유‧가스 존재 여부를 암시해 줄 수 있는 4개 요인으로 기반암‧저유층‧덮개암(자원이 들어 있는 부분을 덮고 있는 단단한 암석층)‧트랩(존재가 예상되는 지층 구조) 등을 소개하면서 동해 주작‧홍게‧방어 시추공 데이터를 통해 석유‧가스가 존재할 만한 요인이 있음을 확인하고 입증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그는 3D 평가를 진행한 결과 주작에는 트랩이 없고 방어에는 강한 압력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됐으나 다만 홍게에 액체가 차 있는 트랩과 덮개암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브레우 고문은 홍게의 경우 기반암‧저유층‧덮개암‧트랩 등 4개 요인 중 트랩‧덮개암‧기반암 등 3개 요인을 확인했고 이를 기반으로 7개 유망 구조를 도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를 기반으로 매장량 35억 배럴에서 140억 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게 됐고 이미 글로벌 석유회사가 크게 주목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에 분석한 결과를 입증하는 방법은 다양한 분석을 통해 가능성 있는 7개 유망 구조 순위를 정한 뒤 시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가스 존재를 나타내는 요소가 있다는 것이 판별됐기 때문이란 것으로 모든 리스크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뿐만 아니라 아브레우 고문은 성공 가능성으로 20%를 제시하면서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수치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남미 가이아나 리자-1 유전은 성공 가능성이 16%였으나 회수 가능한 석유량이 40억 배럴이나 발견됐다고 언급하면서 리자-1 유전은 동해 분지와 비슷한 유형의 트랩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이아나 유전은 1916년부터 100년에 걸친 탐사가 진행됐으나 2015년에서야 엑손모빌이 탐사 7년 만에 리자-1 시추공에서 처음으로 석유를 발견한 바 있다. 이후 인근에서 30개가 넘는 유전이 발견돼 가이아나는 하루 65만4000배럴을 생산하는 산유국이 된 바 있다.

아브레우 고문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엑손모빌에서 선임 기술고문으로 일하며 지질 그룹장 등을 지냈으며, 리자-1 시추 당시 이 광구 일대 지질 분석과 매장 가능성 평가를 종합적으로 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그는 성공 가능성이 20%라는 말은 80%의 실패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논란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국정 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고한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최근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가 나왔고 연구기관과 전문가 검증을 거쳤다고 소개하면서 지금부터 실제로 석유와 천연가스가 존재하는지와 실제 매장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시추 단계로 넘어갈 차례이고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탐사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이후 액트지오 본사가 미국 텍사스 휴스턴의 한 가정집이란 주장이 제기되면서 신뢰성 논란이 이어진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호주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심해 탐사사업과 관련 더는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를 공유하며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잘 되길 바라지만 참으로 걱정이 많고 십중팔구 실패할 사업이라고 비꼬면서 전액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도 걱정이고 주가 폭등에 따른 추후 주식투자자 대량손실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아브레우 고문은 소규모 컨설팅기업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인지를 묻는 질의에 흔한 일이라고 직접 해명했다.

그는 소규모 컨설팅기업은 실제로 시추를 담당하는 기업이 아니라 데이터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 기업으로 거의 모든 관련 기업은 데이터 해석을 위한 인력 3~5명 정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서 석유공사 측은 액트지오는 2016년 설립 이후 가이아나‧볼리비아‧브라질‧미얀마‧카자흐스탄 등 주요 프로젝트 평가를 수행했으며, 엑손모빌‧쉘‧BP 등 메이저 석유개발기업 출신의 직원을 보유하는 등 심해탐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 다양한 경력의 전문가가 아브레우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하는 구조여서 직원 상주 여부와 관련된 논쟁에 대해 덧붙이기도 했다.

다른 논쟁 중 하나였던 호주 우드사이드가 사업성이 없다고 조기 철수한 것과 관련된 해명도 이어졌다.

곽원준 석유공사 수석위원은 2007년 우드사이드가 동해 심해를 대상으로 한 탐사가 안 된 시절에 처음 들어와 10년간 2D 탐사부터 주작‧홍게를 시추하고 소규모 3D 탐사를 했다면서 동해 심해에 석유‧가스가 생성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09년부터 10년간 다시 탐사를 시도했고 과거 탐사 규모 4배에 달하는 2000㎢ 3D 탐사를 했다고 소개했다. 또 2021년 3월부터 5월까지 탐사가 이뤄졌으나 같은 해 12월 말까지 전산 처리를 거쳐 2022년 1월부터 해석에 들어갔으나 2022년 3월 이 광구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3D 탐사를 해놓고 충분한 평가를 하지 않고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우드사이드가 BHP와 합병 논의가 계속됐던 것을 그 배경으로 손꼽으면서 2022년 5월 BHP와 합병했고, 2022년 7월 공식 철수 의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드사이드 철수 후 2022년 대규모 3D 탐사를 했고 과거에 천해·대륙붕 지역에서 탐사해놨던 자료와 우드사이드가 탐사해놨던 심해 자료에 대륙 사면 3D까지 완성되면서 울릉분지 전체를 3D로 볼 수 있는 탐사자료 기반이 마련돼 이번 결과가 나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곽 수석위원은 액트지오에만 맡긴 배경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보통 석유회사들은 자기 기술인력과 자기 기술력으로 평가를 한다고 언급하면서 동해 심해지역 경험이 많지 않아 심해지역 컨설팅기업인 액트지오를 찾아서 기술 의뢰를 맡겼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 업체에 맡기지 않은 이유는 기밀 유지 때문이고 석유공사에서 보유한 광구 자료의 경우 자산으로 여러 기업에 새어 나가면 사업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국내 검증단과 교체 검증 결과에서 액트지오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인지를 묻는 질의에 대규모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엄밀한 검증과 교차 체크가 필요하다고 정부는 생각하고 있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런 차원에서 석유공사가 국내 검증단을 운영하고 있었고 국내 검증단에서 검증했던 결과를 정부와 함께 태스크포스 회의를 통해 일정 정도 의견 수렴한 결과 액트지오 분석 방법은 적절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탐사자원량에 대해선 당장 평가하기는 어려우나 시추는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을 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