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정책!!! 골목상권 침해?
알뜰주유소 정책!!! 골목상권 침해?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4.04.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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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물량 공세 통한 출혈경쟁 유발 등으로 공정경쟁 훼손
재고량 많아 재고 소진 시까지 즉각 인하·인상 구조적 한계

<연재> 주유소 사업자도 소상공인이다
             ① 과거에 매몰된 시각과 여론
             ② 골목상권 죽이는 알뜰주유소
             ③ 사회적 문제 방치하는 정부
             ④ 신용카드 결제 98% 달해

주유소 전경. / 사진=뉴시스
주유소 전경. / 사진=뉴시스

【에너지타임즈】 주유소 업계 가장 현안은 단연 알뜰주유소 정책이다.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정부는 석유제품 가격 안정화를 도모하겠다면서 알뜰주유소 도입을 결정했다. 당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르는 등 고유가 여파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시장이 불안했던 상황처럼 그때도 그랬다.

물가 안정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석유제품 가격을 낮춰야 했던 정부는 이 정책 추진을 결정한 것이다.

2022년 기준으로 알뜰주유소 비중은 11.9%다. 반면에 알뜰주유소 판매량 비중은 20.9%다. 일반주유소 판매량보다 알뜰주유소 판매량이 월등히 많다는 얘기다.

알뜰주유소 정책은 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 물량을 공동구매 방식으로 구매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것이다. 정유사를 대상으로 최저가 경쟁입찰을 진행한 결과 주유소 업계 추산으로 일반주유소 대비 리터당 최대 100원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반면 일반주유소는 정유사와 계약을 통해 석유제품을 공급받는데 계약서마다 공급비가 비밀리에 붙여져 계약 당사자만 알 수 있다. 모든 주유소 공급비가 다르다는 얘기다.

만약 주유소 사업자가 현실을 반영해 소상공인이란 여론이 형성됐다면 알뜰주유소 정책은 국민 지지를 받지 못했을지 모를 일이다. 골목상권을 훼손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과도한 비유로 알뜰주유소 정책은 골목상권에 정부가 직접 나서서 마트를 입점시키고 운영하는 정책인 셈이다. 마트가 대규모로 제품을 구매해 저렴하게 팔아버리니까 골목상권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데 그게 바로 소상공인인 일반주유소다.

예를 들면 마트에서 1만 원이 안 되는 가격에 치킨을 팔았다면 어떻게 될까. 인근에서 치킨을 팔던 소상공인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같이 출혈경쟁을 하거나 아니면 업종 전환,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파산의 길로 가게 되는 것이다. 일반주유소가 현재 그런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물론 알뜰주유소 정책이 초기에 인근 일반주유소 석유제품 가격 인하란 순기능이 있었다는 걸 부정할 순 없다.

다만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석유제품 판매가격은 땅값 등 다양한 요소로부터 영향을 받아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알뜰주유소 정책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정책인 셈이다.

현재 일반주유소는 사골 국물을 만들 때 기름을 걷는 작업을 하는데 계속 기름을 걷어내다 보니 이젠 사골 국물까지 걷어내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은 알뜰주유소 정책에 환호하고 호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뭘까. 통상적으로 알뜰주유소 판매량이 일반주유소 판매량보다 많음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판매량이 많음은 재고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으로 국제유가를 반영하는 주기를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이다. 알뜰주유소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판매량 때문이다.

그 결과 알뜰주유소는 상대적으로 일반주유소 대비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즉각 반영해 인상되고 반면에 국제유가가 내릴 때 즉각 반영해 인하하고 있다. 반면 일반주유소는 알뜰주유소보다 재고량이 많아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가격 인하나 인상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민은 국제유가가 오를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내릴 때 관심을 가지기 마련인데 일반주유소 가격이 알뜰주유소 가격보다 늦게 내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유류세 반영 시점과 재고량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로 볼 때 국제유가가 오를 땐 일반주유소보다 알뜰주유소 인상이 먼저 반영된다.

유류세는 정유사에서 출고될 때 부과되는데 일반주유소는 재고가 쌓이면 쌓일수록 국제유가를 반영한 석유제품 가격을 구조적으로 인하하지 못하는 것이다. 유류세 요율을 한시적이지만 인하했을 때 즉각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현상은 판매량이 많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정부는 국제유가가 하락추세에 접어들거나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국민 눈높이에 맞춰 알뜰주유소 정책을 강화하게 되는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산업부는 최근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으로 연내 알뜰주유소 40여곳을 추가로 선정할 것이란 정책을 밝힌 바 있다.

그래서 주유소 업계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국제유가 안정 대책이라면서 걸핏하면 조자룡 헌 칼 쓰듯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을 들고나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또 이들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일부에만 특혜를 주고 결국 불공정 경쟁을 부추겨 주유소 생태계를 붕괴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국민적 불편과 국가적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주유소 업계는 줄곧 알뜰주유소 정책과 관련해서 시장 왜곡을 지적한다.

정부가 알뜰주유소 정책을 통해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등 자본주의 시장경제원리에 반하고 있다는 것을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공기업 공동구매제도와 편중 지원 등이 공정경쟁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물건이지만 정부가 알뜰주유소 물량을 경쟁입찰을 통한 공동구매 방식으로 정유사로부터 저렴하게 구매하고 일반주유소 대비 리터당 최대 60~100원까지 저렴하게 알뜰주유소에 공급함으로써 불공정 경쟁이 제도화됐고, 정부의 민간시장에 대한 과도한 직접적 개입으로 시장에서 구조적 왜곡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알뜰주유소로 전환할 때 정부가 시설개선지원금 등의 지원을 문제로 손꼽았다.

이뿐만 아니라 업계는 한계·휴업·폐업주유소가 알뜰주유소로 전환되면서 시장에서 퇴출 대상이던 주유소가 시장에 살아남게 되면서 일반주유소가 경쟁력을 잃어 위기에 놓이는 악순환도 시장을 왜곡한다고 주장했다. 정상적인 영업을 해야 하는 일반주유소가 대거 한계·휴업·폐업주유소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경영난으로 휴·폐업에 내몰린 일반주유소는 외면하면서 알뜰주유소만 편파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문제고 그렇게 할 법적 근거도 정당성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유소 전경. / 사진=뉴시스
주유소 전경.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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