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머문 부정적인 주유소 시각과 여론
과거에 머문 부정적인 주유소 시각과 여론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4.04.0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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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편화되면서 주유소 환경 특권층 점유 아닌 보편화
부정적 시각·여론…알뜰주유소 정책 등 다양한 문제점 유발

<연재> 주유소 사업자도 소상공인이다
             ① 과거에 매몰된 시각과 여론
             ② 골목상권 죽이는 알뜰주유소
             ③ 사회적 문제 방치하는 정부
             ④ 신용카드 결제 98% 달해

주유소 전경. / 사진=뉴시스
주유소 전경. / 사진=뉴시스

【에너지타임즈】 주유소 사업자는 아직도 지역유지나 재력가일까. 아니면 소상공인일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동차는 생활의 필수품이 됐다. 물론 자동차가 없는 가정도 있겠지만 한 대나 두 대 아니면 이보다 더 많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를 보유한다고 해서 더는 특별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처럼 시대가 바뀐 것이다.

과거에 자동차는 어떤 존재였을까. 다들 아시다시피 부의 상징일 정도로 특별한 존재였다. 이른바 소수에게 주어진 특권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자동차 연료인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수요가 많지 않았다는 것은 당연했고, 자동차가 귀한 만큼 주유소도 귀한 시대였다.

과거 주유소 사업은 소규모 장치 사업이었던 이유로 지역유지 또는 재력가 등 소수가 점유할 수밖에 없었던 사업영역이었다.

기본적으로 주유소 사업은 사업장 내 땅을 파서 석유제품을 저장할 수 있는 탱크를 지어야 하고 주유에 필요한 주유기를 설치하는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그래서 대규모 투자가 동반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과거 주유소 사업자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여론은 있는 자가 돈으로 돈을 번다는 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면서 소수의 이들이 시장을 장악해 석유제품 가격을 부풀리는 등 시장을 교란하는 한편 과도하게 부를 축적함으로써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하고 있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그런데 자동차 보급이 확대되고 주유소 보급도 확대되면서 더는 특별한 게 없는 시장으로 바뀌었는데 여전히 주유소 사업자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여론은 그대로 남아 있다. 자동차에 대한 인식은 변화됐으나 주유소 사업자에 대한 인식은 그대로란 얘기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2023년 6월 말 기준으로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는 2575만7000대로 인구 1.99명당 1대의 자동차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유소는 2023년 8월 기준으로 1만1059곳이 운영 중이다.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연료를 공급하는 주유소도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그 결과 일부 계층에서 보유하던 자동차가 보편화됐고, 주유소 사업자도 지역유지나 재력가 등 일부 계층에 제한됐던 것에서 다양화됐다.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기도 했거니와 기술이 진화되는 등 초기 투자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다양한 사업자가 등장하게 됐다.

그래서 주유소 사업자가 지역유지·재력가란 공식은 이미 오래전에 깨졌다고 봐야 하고 현재 주유소 사업자 대부분은 규모가 있는 일반 음식점이나 카페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소상공인이다.

정부는 소상공인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나 소상공인인 주유소 사업자에겐 냉혹한 정책을 펴고 있다. 과거와 달라진 사업환경을 받아들이지 않고 과거 인식을 바탕으로 기름값이 꿈틀거릴 때마다 압박하니까 그런 것이다.

그 결과는 다양한 시장을 왜곡하는 문제와 함께 다양한 불이익이 공존하게 된 것이다.

김정훈 석유유통협회 회장은 지난달 열린 2024년도 정기총회에서 주유소 사업은 자금을 투입해서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사업이라고 설명하면서 자금이 투입됐지만 회수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신규 투자나 보수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등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적인 예로 주유소가 세차비를 받아 수익을 낼 정도로 상황이 좋지 못함을 강하게 어필했다.

박현동 석유유통협회 부회장도 최근 취임 1년을 즈음해서 가진 간담회에서 대부분 주유소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을 팔아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라 과거에 서비스로 제공했던 세차 등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많은 주유소 사업자가 힘겨운 날을 보내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시각이나 여론을 손꼽기도 했다. 지역유지·재력가 등 일부가 점유하던 과거 인식이 그대로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현재 소상공인 신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유소 사업자는 많은 돈을 벌고 부유하며, 가진 자란 인식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 결과 관련 정책이 이 여론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게 되고 그러면서 시장이 기울어지는 문제가 불거져 있다. 현실과 달리 많은 돈을 벌고 있으니 양보하라는 식의 정책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여론으로 시장을 왜곡시킨 정책으로 알뜰주유소 정책이 손꼽히고, 석유제품 가격 절반에 달하는 과도한 세율은 98%에 달하는 신용카드 결제로 주유소 사업자가 손실을 보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반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할 한계·폐업·휴업주유소 출구 지원정책과 시장 논리에 기반한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 있는 주유소 수익 다변화 정책엔 사실상 손을 놓은 모양새다.

주유소 업계를 둘러싼 이 같은 문제는 주유소 사업자가 소상공인 아닌 부귀영화를 누리는 특권층이란 인식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숙원과제로 남아 있다. 그렇다 보니 국민 환호를 등에 업고 정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기보다 운동장을 더 기울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주유소 전경. / 사진=뉴시스
주유소 전경.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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