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타임즈】 OPEC+ 감산 등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꿈틀거리자 빠듯한 세수 흐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유류세 인하 4개월 연장을 결정했다. 국민 유류비 부담 경감이 계속 필요하다는 점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결과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서민경제 부담 완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달 말 종료 예정인 휘발유 25%와 경유·LPG 37%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오는 8월 31일까지 4개월 연장한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앞서 정부는 국제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 11월부터 유류세 20%를 인하했고 지난해 5월 인하 폭을 30%, 7월 탄력세율을 동원해 인하 폭을 37%까지 늘린 바 있다. 다만 지난 1월부터 휘발유만 유류세 인하율을 25%로 축소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탄력세율 인하 전 세율 대비 휘발유는 리터당 205원, 경유는 212원, LPG는 73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4개월 더 유지된다.

기획재정부 측은 OPEC+ 원유 감산 발표 이후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국민의 유류비 부담 경감이 계속 필요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서면서 자산시장 위축과 경기 둔화 등으로 세수 흐름이 빠듯해지자 일각은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다만 OPEC+ 원유 감산 영향으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다시 들썩이자 유류세 추가 조정 없이 현재 유류세 인하 수준으로 4개월 연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으로도 국제유가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이달 초 OPEC+ 감산 발표 이후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3일 OPEC+는 오는 5월부터 연말까지 하루 116만 배럴 추가 감산을 예고했다. 그 결과 지난달 배럴당 60달러까지 내려갔던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17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84.76달러, 두바이유는 배럴당 85.93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도 80.83달러를 기록했다.

게다가 미국이 전략비축유 재구매를 시사하면서 국제유가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공급부족을 부추기는 요소이기 때문에 그렇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하반기 전략비축유를 채워 넣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자 1년 동안 2억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시장에 풀었고, 오는 6~7월까지 계획된 전략비축유 방출을 마무리하고 다시 원유를 시장에서 사들일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으로 국제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85.01달러로 2.5% 높여 잡았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에 따른 원유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국제유가 인상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EIA는 중국의 원유 수요가 하루 71만 배럴 등 모두 1586만 배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도 2023년도 국제 원유 시황과 국제유가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는 세계 경기침체 우려에도 석유 수요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OPEC+ 감산과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석유 금수로 하반기 초과 수요가 발생하면서 올해도 국제유가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