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대란…올겨울 또 온다 경고
난방비 대란…올겨울 또 온다 경고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3.04.02 08: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반기 갈수록 초과수요 발생과 계절적 요인 등으로 상향 전망
고에너지 가격 대비 취약계층 지원 강화와 수용성 끌어 올려야
​​​​​​​효율 혁신 강화하고 원가주의 확립 통해 합리적 소비 유도해야

【에너지타임즈】 올겨울에도 난방비 대란이 또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면서 에너지 전문가들은 단기와 함께 중·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제에너지 가격이 지난해 최고치를 치면서 올해 하향 안정화가 전망되긴 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초과수요가 발생하고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가 늘어나가면서 국제에너지 가격이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 31일 한국광고문화회관(서울 송파구 소재)에서 지난해 수행한 기본 연구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해 ‘2022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에너지 전문가들은 고에너지 가격 시대에 대비해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고 국제에너지 가격이 에너지 요금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민 수용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작금의 상황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중·장기적으로 에너지효율 혁신 정책에 대한 강한 드라이브와 함께 원가주의 확립을 통한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탄소중립과 관련해서 이들은 이미 많은 기업이 RE100에 대한 압박을 받으면서 해외로 사업장을 이전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들을 국내에 잡아놓을 수 있도록 값싼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31일 한국광고문화회관(서울 송파구 소재)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2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지난 31일 한국광고문화회관(서울 송파구 소재)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2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유럽·동북아 가스 불확실성 커

올해 국제에너지 가격은 하향 안정화를 보이겠지만 하반기엔 가격이 상승하는 등 난방비 대란이 다시 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종익 에너지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팀장은 최근 국제에너지 가격이 상승한 배경과 함께 올해 국제에너지 가격을 전망하는 한편 고에너지 가격에 대한 대책을 내놨다.

김 팀장은 에너지전환이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전통시장에 대한 공급 역량이 축소됐고 2020년 들어서면서 일부 국가들이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북반구 한파 등을 겪으면서 국제에너지 가격이 한차례 상승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이후 국제에너지 가격은 안정화돼 있다가 2021년 중반경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공급량을 줄이자 국제에너지 가격이 급격하기 상승하기 시작했고,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결국 급격하게 변동하는 시대에 접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제유가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시점으로 최고점을 찍었고 천연가스의 경우 2022년 8월에 유럽이 러시아로부터 받던 천연가스를 세계 시장에서 확보하겠다고 발표하자 유럽과 동북아 현물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석탄발전 대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제석탄 가격도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지난해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96.3달러로 전년 대비 39%, 천연가스는 유럽 TTF 기준 MMBtu당 40.3달러로 150%, 석탄은 호주산 기준으로 톤당 356달러로 162%씩 각각 상승했다.

김 팀장은 올해 국제유가와 관련해서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85달러 수준으로 전년 대비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하반기 초과수요가 발생하면서 국제에너지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제가스 가격의 경우 국제유가와 같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으로 복귀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김 팀장은 해외 주요 기관에서 발표한 전망을 종합해본 결과 최근 전망치일수록 하향 조정하는 경향이 있고 유럽과 동북아 천연가스 현물가격의 경우 매우 불확실함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반기로 갈수록 초과수요가 발생하고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가 늘어나면서 결국엔 국제에너지 가격이 상향될 가능성이 클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겨울철에 겪었던 난방비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김 팀장은 앞으로 닥칠 고에너지 가격과 난방비 문제가 불거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단기적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국제에너지 가격을 반영해야 하는 당위성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등 에너지 요금 정책에 대한 수용성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그는 중·장기적인 정책으로 수요혁신 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원가주의 확립을 통한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1일 한국광고문화회관(서울 송파구 소재)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2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김종익 에너지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팀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지난 31일 한국광고문화회관(서울 송파구 소재)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2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김종익 에너지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팀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기업 전기화 따른 전력 수급 우려

기업은 당장 전기요금 조정도 부담이지만 전기화에 따른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실장은 한전 부채 등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기업은 전기요금 인상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소개하면서 30대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kWh당 1원이 오르면 1110억 원에 이르는 비용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 등으로 2050년까지 2~3배로 전력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면서 지금보다 2배 이상의 발전설비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2050년까지 발전설비용량이 2배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재생에너지만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실장은 기업 경제활동에서 전기화는 연료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중요하다면서 공장의 설비가 전기화되면 많은 전력수요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면 석유화학 공장의 경우 전기화로 원전 1기에 해당하는 전력이 필요한 탓에 국가적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기업에 큰 위험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김 실장은 지난해 국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기업 10곳 중 3곳이 고객사로부터 RE100을 요구받고 있는 등 RE100이 필수요건이라고 소개하면서 정부가 노력은 하고 있으나 기업은 믿지 못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RE100이 잘 안된다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야 할 처지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31일 한국광고문화회관(서울 송파구 소재)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2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실장은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난 31일 한국광고문화회관(서울 송파구 소재)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2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실장은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때 투자 안 되면 더 큰 위기

에너지 산업이 원가를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제때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더 큰 에너지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

김희집 서울대 교수는 1970년대 오일쇼크와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은 가장 큰 위기라고 언급하면서 위기에 대비한 인식이 너무나 평온해 우려스럽다고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는 지론을 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석유·석탄·천연가스 수입에 환율 1300원 기준으로 247조 원을 썼는데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가 61조 원을 비교해보면 4배가 넘는 금액이라고 설명하면서 적극적으로 에너지 수입량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력산업이나 가스산업이 원가를 받지 못하고 있어 많은 기업이 고통을 받고 있으나 단순하게 기업만 안 좋은 것이 아니라 제때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지 못함에 따른 더 큰 에너지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에 따른 위기 의식고 함께 시급성과 긴급성을 알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 교수는 우리 에너지 산업은 평온한 시기를 겪으면서 높은 비용의 구조로 전환돼 있어 많은 영역에 거품이 끼어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에서 최근 발표한 에너지효율 혁신 정책을 더 강력하게 시행해야 하고 곳곳에 느슨해진 에너지 고비용구조를 찾아 적극적으로 혁신해야 할 것이란 방향을 제시했다.

또 그는 전력산업과 가스산업 등 에너지 산업에 경쟁력이 있다면서 에너지 산업을 수출하는 노력을 강조하면서 에너지 산업도 국가 산업이고 국가 경제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함께 그는 기업이 RE100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값싼 재생에너지를 많이 보급해야 우리 기업이 제조시설을 국내에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 31일 한국광고문화회관(서울 송파구 소재)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2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김희집 서울대 교수가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난 31일 한국광고문화회관(서울 송파구 소재)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2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김희집 서울대 교수가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에너지 문제 국제협력 희석 우려

국제협력으로 다뤄지던 에너지 문제가 블록화로 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 자체가 미-중 경제 전쟁 등으로 블록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진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화석연료를 완전히 철폐하고 재생에너지로 가는 분위기였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하면서 화석연료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에너지 안보 이슈와 탄소중립 이슈가 같이 다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막연하게 생각했던 화석연료가 나쁘다는 인식이 현재 어렵게 됐고, 단기적으로 탄소중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와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안배해 나갈 것인가는 상당히 어려운 이슈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문 박사는 그동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기후변화협약을 중심으로 한 다자체제였으나 지금은 경제 자체가 미-중 경제 전쟁 등으로 블록화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그러다 보니 에너지 문제도 국제협력보다 복수 경쟁국간 담을 높이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표적으로 IPEF를 제시하면서 역내 국가 간에 에너지전환과 에너지 안보를 다루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 분야에서 주요 회원국과 협력해 자국 에너지 안보뿐만 아니라 탄소중립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 박사는 G7이 기후클럽을 출범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산업부문 탈탄소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은 경제 전반에 소비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어 우리 기업에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국제 사회가 에너지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수출해야 하는 우리는 그 추세를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좀 더 중·장기적으로 청정에너지를 확보해야 하고 에너지 안보를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시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31일 한국광고문화회관(서울 송파구 소재)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2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문진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가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난 31일 한국광고문화회관(서울 송파구 소재)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2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문진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가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