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 잠잠…전력수요 3%대 성장 전망
에너지 위기 잠잠…전력수요 3%대 성장 전망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3.03.1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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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전단가 상승 따른 전년대비 2% 증가 등 소폭 늘어
올해 2.6% 상승 이어 2025년까지 연평균 3.2% 상승세 관측
화력발전 발전량 비슷한 수준 유지…원전·재생E 증가 전망돼
석탄·가스 가격 급등…지구촌 곳곳 화력발전 단가 최고 기록
송전선로. / 사진=뉴시스
송전선로. / 사진=뉴시스

【에너지타임즈】 지난해 글로벌 전력수요는 2% 소폭 인상에 머물렀으나 2025년까지 연평균 3%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고, 또 앞으로 늘어나는 전력수요 90% 이상을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담당할 것으로 관측됐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발간한 ‘세계 에너지 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둔화한 세계 전력수요가 올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전력수요는 전년 대비 2% 늘었고, 올해는 전년 대비 2.6%,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3.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세계 전력수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가 역대 최고 수준의 원자재 가격과 함께 낮은 경제성장률을 비롯한 고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을 받아 발전단가가 상승하는 한편 전력수요 하방 압력으로 이어지면서 상승세가 주춤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IEA는 에너지 위기가 잠잠해지면서 세계 전력수요 증가율은 올해부터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전력수요는 2022년 대비 2500TWh 늘어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이 중에서 절반이 중국에서 발생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인도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전력수요는 코로나-19 규제로 가정용은 전년 대비 13.5% 증가했으나 위축된 경제활동의 영향을 받은 산업부문은 1.7% 증가에 그치는 등 전년 대비 2.6% 소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중국 전력수요는 연평균 5.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코로나-19 이전인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증가율 5.4%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인도 전력수요는 경제활동 회복으로 전년 대비 8.4%를 상회했다. 최근 100년 중 가장 더운 3월을 맞이하는 등 3월부터 7월까지 전력수요는 전년 대비 12% 높은 수치를 보였다. 다만 올해부터 2025년까지는 연평균 5.6% 늘어날 것으로 IEA 측은 내다봤다.

미국 전력수요는 전년 대비 2.6% 늘어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올해 경제침체 영향을 받아 0.6% 줄어들고, 2024년과 2025년엔 1.2%와 1.3%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유럽연합 전력수요는 전력가격 급등과 각국 에너지 절약 조치, 온화한 기온 등의 영향을 받아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4%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전력수요량(왼쪽)과 비중(오른쪽)의 변화 추이 및 전망. 출처=IEA Electricity Market Report.
지역별 전력수요량(왼쪽)과 비중(오른쪽)의 변화 추이 및 전망. 출처=IEA Electricity Market Report.

IEA가 발전원별 발전량을 전망한 결과 2025년까지 화력발전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원전과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먼저 석탄발전을 살펴보면 지난해 글로벌 석탄발전 발전량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증가 영향을 받아 1.5%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더불어 극심한 기상이변이 발생함에 따라 여러 지역에서 전력공급이 위기를 겪으면서 석탄발전 가동률이 늘어난 것이다. EU에선 수력발전과 원전 발전량이 줄면서 공급안정을 위해 석탄발전 발전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석탄발전 발전량은 올해부터 아시아·태평양 증가가 유럽과 북미의 감소로 상쇄되면서 2025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스발전 발전량은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줄었으나 미국 증가분이 상쇄하면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는 전년 대비 3% 감소한 후 2024년과 2025년에 1.4%와 2.0%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EU에서 가스발전 발전량이 줄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동지역 증가분이 부분적으로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원전 발전량은 프랑스 원전 유지보수에 따른 가동 중단과 독일·벨기에 등의 영구 정지, 우크라이나 원전 운영 중단 등의 영향을 받아 전년 대비 4.3% 줄었으나 올해부터 2025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원전 발전량 증가와 프랑스 원전 복귀로 연평균 3.6%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년 대비 5.7% 증가하면서 전체 발전설비 중 30%를 차지했다. 또 올해부터 2025년까지 다른 발전원 누적 증가분보다 더 증가하면서 연평균 증가율은 9%를 초과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세계 경제 상황과 이상기후 현상이 전력공급시스템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원전과 재생에너지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신규 전력수요의 90% 이상을 담당할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전원별 전 세계 발전량 증감. / 출처=IEA Electricity Market Report.
전원별 전 세계 발전량 증감. / 출처=IEA Electricity Market Report.

한편 발전용 석탄·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화력발전 단가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EU에선 지난해 가스발전 단가가 MWh당 350달러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상승했고, 석탄발전 단가도 2배 상승한 MWh당 190달러를 기록했다.

천연가스와 발전용 석탄 시장의 수급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서 러시아가 유럽으로 공급하는 PNG 공급량을 50% 이상 줄인 결과 유럽지역 천연가스 가격이 최고치로 급등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 주요 가스거래 허브인 네덜란드 TTF 가격은 평균 MMBtu당 37달러에 달해 2016년부터 2021년 연평균 대비 5배 상승하면서 전력 부문에서 석탄발전 가동률이 상승했고 발전용 석탄 가격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지난해 발전용 석탄 가격은 톤당 290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천연가스와 발전용 석탄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수력발전과 원전의 발전량이 감소하면서 석탄발전 가동률이 늘어나 유럽연합 가스·석탄발전 발전량은 전년 대비 2%와 6%로 늘었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선 일본의 가스발전 단가가 65% 상승해 MWh당 135달러에 달했으며, 석탄발전 단가는 70% 이상 상승해 MWh당 100달러를 초과했다.

유럽에서 줄어든 러시아 PNG 공급량을 국제시장에서 LNG로 대체되면서 촉발된 아시아와 유럽의 LNG 구매 경쟁이 아시아 LNG 현물가격에 강한 상방 압력을 주면서 지난해 평균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인 MMBtu당 30달러에 달했다.

다만 높은 LNG 현물가격에 더해 홍수로 인한 호주의 석탄공급 중단이 더해지면서 호주 뉴캐슬 석탄 가격은 톤당 평균 360달러를 기록하는 등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미국에 공급된 천연가스 가격이 전년 대비 50% 이상 올라 미국 내 가스발전 단가는 크게 상승했다.

미국의 2022년 Henry Hub 천연가스 가격은 전년 대비 60% 이상 상승한 MMBtu당 6.5달라를 기록했다. 가스 공급 제약과 낮은 재고 수준, LNG 수출 증가, Central Appalachia 벤치마크 가격 2010년 이후 최고치인 톤당 170달러 기록, 발전용 석탄 가용성 감소로 인한 가스발전 발전량 증가, 전력 부문에서 가스발전 발전량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살펴보면 요금 규제와 장기 연료공급 계약을 보유한 지역에선 에너지 가격 상승에 기인하는 발전단가 상승이 제한적이었으나 연료 조달을 단기 시장에 의존하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은 크게 타격을 입어 발전소 가동 중단이나 순환 정전 등이 이어졌다.

석탄·가스발전 발전단가 비교(2019~2025년). / 출처=IEA Electricity Market Report.
석탄·가스발전 발전단가 비교(2019~2025년). / 출처=IEA Electricity Market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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