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가스공사 경영실적…예견됐지만 그래도 충격
한전·가스공사 경영실적…예견됐지만 그래도 충격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3.02.24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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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조 영업손실 낸 한전 사상 최초로 7분기 연속적자 기록
매출·영업익 큰 폭 늘어난 가스공사 미수금 8.6조 발목 잡혀
한전 5년간 14.3조 재무개선 추진…가스공사도 무배당 결정
왼쪽부터 한전 본사와 가스공사 본사.
왼쪽부터 한전 본사와 가스공사 본사.

【에너지타임즈】 국민과 밀접한 에너지인 전기와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한전과 가스공사가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그동안 예견됐던 우려가 수치로 나온 것이다. 한전은 32.6조 원이란 영업손실을 냈고, 가스공사는 자원개발 등의 호재로 영업이익이 99% 늘어나는 등 흑자경영을 했으나 미수금 8.6조 원에 발목이 잡혔다.

먼저 한전은 지난해 역대급 적자를 냈다. 7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2022년도 한전 결산 결과 매출액은 전력판매량 증가와 전기요금 조정 등으로 전년 대비 17.5%인 10조5983억 원 늘어난 71조2719억 원인 반면 영업비용이 연료 가격 급등 등으로 56.2%인 37조3552억 원 늘어난 103조8753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면서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457.7%인 26조7569억 원 늘어난 32조603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준 판매수익은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74.4%에서 75.3%로 나는 등 전기판매량은 547.9TWh로 전년 533.4TWh 대비 2.7% 늘었고 전기요금 조정에 따른 판매단가가 kWh당 120.5원으로 전년 108.1원 대비 11.5% 늘어나면서 66조1990억 원으로 전년 57조3086억 원 대비 15.5% 증가했다.

반면 발전공기업 연료비와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 상승이 매출보다 더 커지면서 한전은 큰 폭의 영업손실을 낸 것이다. 전력수요 증가로 발전량이 증가하고 연료비 급등과 계통한계가격(SMP)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손꼽힌다.

발전공기업 연료비는 전년 대비 15조1761억 원,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는 20조2981억 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원인을 살펴보면 석탄과 천연가스 등 연료비 급등과 그에 따른 SMP가 2배 이상으로 상승한 결과다. LNG 가격은 톤당 156만4800원으로 전년 73만4800원 대비 113%, 유연탄은 톤당 359달러로 전년 139.1달러 대비 158.1%, SMP는 kWh당 196.7원으로 전년 94.3원 대비 108.6%씩 각각 증가했다.

반면 가스공사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상당한 성과를 냈으나 미수금이 큰 폭으로 쌓이면서 희미가 엇갈렸다.

24일 한국가스공사가 공시한 영업실적에 따르면 가스공사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8%, 99%, 55%씩 증가하면서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판매물량은 384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49만 톤 증가에 그쳤으나 도입단가 증가로 용도별 평균 판매단가는 민수용 16%, 산업용 82%, 발전용 116%로 증가하면서 매출은 27조5000억 원에서 51조7000억 원으로 88%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호주와 이라크 등 해외사업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99% 증가한 2조4634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당기순이익은 1조49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가스공사는 당기순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수금이 8조6000억 원까지 쌓이면서 취약한 재무구조를 갖게 된 것이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LNG 가격 폭등에도 불구하고 서민 경제 안정을 위해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억제하면서 가스공사 미수금은 급증했다.

가스공사는 LNG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대금을 내야 하는데 이 대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요금이어서 요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쌓인 미수금이니만큼 안정적인 LNG 도입을 위해선 미수금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한편 한전과 가스공사는 당분간 요금 현실화가 힘들 것으로 보고 자구책을 마련해 추진한다.

한전은 연료비 급등으로 인한 재무 위기를 극복하고 적자 해소 등 경영정상화 조기 달성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먼저 한전은 비핵심자산 매각과 사업 시기 조정, 비용 절감 등 앞으로 5년간 14조3000억 원의 재무개선을 목표로 설정했다. 또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국민적 부담을 고려하면서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조정과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전 관계자는 “(앞으로 한전은) 국내 전력망 건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인력 재배치, 유연한 조직 구현 등을 추진하고, 원전 수출과 전력산업 수출산업화를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무배당에 따른 자본 증가로 사채발행한도가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 에너지 위기 발생 시 재무 대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미수금 문제가 완화되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과거의 배당정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도 한전 경영실적.
2022년도 한전 경영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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