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용 댐 한강수계 이외 용수 활용 길 열려
발전용 댐 한강수계 이외 용수 활용 길 열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2.12.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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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섬진강 가뭄 장기화 대안으로 보성강댐 활용 모델 발굴
댐 주도권 두고 반목했던 한수원-수자원공사 상생 모델 평가
이론적으로 소양강댐 용수 영산·섬진강 용수로 활용 길 열려
한강수계 내 화천·팔당댐 다목적용 활용…이미 데이터로 입증
보성강댐.
보성강댐.

【에너지타임즈】 발전용 댐인 보성강댐이 영산·섬진강 권역 가뭄 장기화를 극복하는 해결사로 등판한다. 한강수계 발전용 댐을 다목적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가운데 그 외의 발전용 댐을 용수로 활용할 수 있는 상생 모델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발전용 댐과 다목적용 댐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반목에서 상생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영산·섬진강 권역 가뭄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용 댐인 보성강댐 용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다목적용 댐인 소양강댐을 보성강댐에서 생산하지 못한 전력 생산을 대체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환경부는 주암댐을 지난 6월 27일부터 가뭄 단계로 관리하고 있으며, 그동안 주암댐 용수 비축을 위해 하천유지용수와 농업용수 감량, 섬진강 하천수 대체 공급 등 선제적 가뭄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영산·섬진강 유역의 지속된 강우 부족으로 지난 26일 현재 주암댐 저수량은 예년 56%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내년 홍수기 전까지 댐수위가 저수위에 도달하지 않도록 댐 용수를 추가로 확보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저수위는 정상적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마지막 한계 수위다.

정부는 주암댐 상류에 자리 잡은 발전용 댐인 보성강댐 발전용수를 생활·공업용수로 공급한다면 가뭄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보성강댐에서 발전용으로 활용한 수량은 평균 4400만 톤으로 보현산댐 총저수용량 2배에 해당한다.

이 모델은 발전용 용수를 다목적용 용수로 활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한수원은 보성강댐 발전용 용수를 발전 없이 다목적용 용수로 공급하고 수자원공사로부터 발전하지 못한 것에 따른 보상을 받게 된다. 반면 수자원공사는 이론적으론 소양강댐 용수를 영산·섬진강 용수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용수공급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발전용 댐과 다목적용 댐의 주도권을 두고 반목했던 한수원과 수자원공사가 안정적인 용수공급이란 상생의 모델을 마련한 것이다.

신진수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은 “보성강댐 물로 용수를 공급하고 소양강댐에서 대체전력을 생산하는 방안은 가뭄과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협력한 모범적 사례”라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장기화에 따른 가뭄 상황에서 다양한 가뭄 대책을 통해 용수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84년 시작된 물 전쟁은 36년간 이어졌다. 2020년 발전용 댐의 다목적용 활용이란 해법이 나오면서 이 전쟁은 사실상 종지부를 찍은 바 있다.

전임 정부는 홍수와 가뭄 등에 능동적으로 운영·관리하는 한강수계 발전용 댐을 다목적용 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명쾌한 해법을 제시했다.

당시 정부는 발전용 댐을 통제·관리할 수 있다면 용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발전용 댐을 다목적용으로 활용이 가능한지를 평가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이 시범사업은 한강수계 용수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화천댐과 팔당댐을 대상으로 2020년 5월부터 2년간 추진됐으며, 현재는 시범사업 기간이 끝났지만 사실상 연장돼 운영되고 있다.

한수원이 분석한 화천댐 다목적 활용 효과에 따르면 한수원이 시범운영 후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해 유입량을 최대한 비축한 결과 화천댐 유효저수율은 시범운영 이전 대비 31.2%에서 30% 늘어난 41.8%로 집계됐다. 또 다목적용 댐과의 연계 운영으로 소양·충주댐 유효저수율은 시범운영 전 52.7%에서 15% 증가한 60.6%로 나타나기도 했다.

팔당댐 유입량 기준으로 상류 댐 기여도 평가 결과 화천댐 기여도는 시범운영 전 6.38%에서 13% 증가한 7.21%로 조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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