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시행…韓 영향 제한적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시행…韓 영향 제한적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2.12.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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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당 60불 상한제 어기면 보험‧금융‧운송 등 해상 서비스 금지
글로벌 에너지 가격 안정과 신흥국 경제에 도움 줄 것으로 기대
러시아 측 감산 불사하더라도 참여국에 원유 팔지 않을 것 강수
韓 직접 영향 없겠으나 국제시장 요동에 따른 간접적 영향 전망
러시아 남부 노보로시스크 항구에 정박해 있는 러시아 유조선.
러시아 남부 노보로시스크 항구에 정박해 있는 러시아 유조선.

【에너지타임즈】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를 도입하자 곧바로 러시아가 감산을 불사하겠다고 반박에 나서는 등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우리나라엔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지만 국제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커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AP통신·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지난 2일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상한을 배럴당 60달러로 결정하고 지난 5일부터 시행했다. 상한가격은 현재 러시아산 원유가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거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10%가량 낮은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EU가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가 도입하자 미국과 일본 등이 포함된 G7과 호주도 성명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동참 의사를 밝혔다.

이 제도를 도입한 국가는 해상으로 수송되는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선을 배럴당 60달러로 합의하고 이를 넘어서면 보험‧금융‧운송 등 해상 서비스를 금지하고 있다. 또 EU의 러시아산 원유 해상 수입 금지 조치를 지난 5일부터 시행했다.

특히 EU는 오는 1월 중순부터 2개월에 한 번씩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선을 검토해 재승인할 방침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집계하는 가격 5% 아래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G7과 조율된 EU 원유가격 상한선 합의는 러시아 수익을 감소시킬 것이며, 글로벌 에너지 가격 안정과 신흥국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란 발언했다.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가 국제유가 급등을 방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반면 EU의 이 같은 주장에 러시아 측은 감산을 불사하더라도 이 제도를 도입한 국가에 원유를 팔지 않겠다는 강수를 뒀다.

지난 4일 알렉산더 노박(Alexander Novak) 러시아 부총리(에너지부 장관)는 로시야-24 TV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감산을 감수해야 하더라도 EU에서 도입한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밑으론 원유를 수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박 부총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미 이에 대해 언급했다. 이 제도는 시장을 방해하고 세계무역기구(WTO) 모든 규칙을 위반하는 반시장적이고 비효율적인 도구”라고 규정하면서 “생산량을 다소 줄여야 할지라도 시장 조건에서 우리와 협력할 국가에 석유를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현재 설정된 상한선과 관계없이 가격 상한제 사용을 금지하는 메커니즘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노박 부총리는 “우리는 (EU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도입이) 시장의 추가 불안정을 만들고 에너지‧자원 부족과 투자 감소를 수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석유뿐만 아니라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제품에 러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를 위해 미국 재무부를 중심으로 논의됐다. 또 EU에선 러시아 전쟁 자금 조달을 막겠다는 취지로 EU 회원국 내에서 추진됐다.

우리는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도입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러시아에서 원유를 수입하지 않아 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을 늘렸다는 점이다.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사들인다면 중동산과 남미산 등에 대한 수요가 줄어 국제 가격이 하락할 수 있으나 EU 등이 대거 원유를 사들인다면 국제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엔 당장 영향이 없지만 시장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는 등 간접적인 영향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석유비축 시설.
러시아 석유비축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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