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産 원유價 상한선 합의…러시아 안 팔아
EU 러시아産 원유價 상한선 합의…러시아 안 팔아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2.12.0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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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부총리, 감산 감수하더라도 상한제 밑으로 수출 않을 것
WTO 모든 규칙 위반하는 반시장적이면서 비효율적인 도구 규정
현재 설정 상한선 관계없이 사용금지 메커니즘 검토 덧붙이기도
OPEC+ 감산 유지…상황 호전됐지만 수요 불확실 아직 커 설명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볼로베츠 가스관. / 사진=뉴시스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볼로베츠 가스관. / 사진=뉴시스

【에너지타임즈】 EU가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를 도입한 가운데 러시아는 생산량을 줄여야 하더라도 동참한 국가에 원유를 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5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더 노박(Alexander Novak) 러시아 부총리(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4일 로시야-24 TV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감산을 감수해야 하더라도 EU에서 도입한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밑으론 원유를 수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선 지난 2일 유럽연합(EU)은 오는 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막판 협상 끝에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을 배럴당 60달러로 결정한 바 있다. 현재 러시아산 원유가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거래되는 점을 고려하면 10달러 정도 낮은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노박 부총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미 이에 대해 언급했다. 이 제도는 시장을 방해하고 세계무역기구(WTO) 모든 규칙을 위반하는 반시장적이고 비효율적인 도구”라고 규정하면서 “생산량을 다소 줄여야 할지라도 시장 조건에서 우리와 협력할 국가에 석유를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현재 설정된 상한선과 관계없이 가격 상한제 사용을 금지하는 메커니즘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G7과 조율된 EU 원유가격 상한선 합의는 러시아 수익을 감소시킬 것이며, 글로벌 에너지 가격 안정과 신흥국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란 발언을 하는 등 EU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가 국제유가 급등을 방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에 대해 러시아 측이 반발한 것이다.

특히 노박 부총리는 “우리는 (EU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도입이) 시장의 추가 불안정을 만들고 에너지‧자원 부족과 투자 감소를 수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석유뿐만 아니라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제품에 러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노박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에서 주도하는 OPEC+가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유지키로 한 것은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석유 시장은 두 달 전보다 나은 상황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다. 우리는 그 점에 주목했다. 많은 국가가 높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국가 부채를 겪고 있다. 러시아의 가장 큰 에너지 수출국인 중국의 코로나-19 상황 등 불확실성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를 위해 미국 재무부를 중심으로 논의됐다. 또 EU에선 러시아 전쟁 자금 조달을 막겠다는 취지로 EU 회원국 내에서 추진됐다.

지난 2일 EU와 G7, 호주는 해상으로 수송되는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선을 배럴당 60달러로 합의하고 이를 넘어서면 보험‧금융‧운송 등 해상 서비스를 금지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EU의 러시아산 원유 해상 수입 금지 조치를 5일부터 시행했다.

특히 EU는 오는 1월 중순부터 2개월에 한 번씩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선을 검토해 재승인할 방침이다.

G7과 호주도 공동 성명을 내고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동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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