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발전공기업 노조 통합…오는 12월 동시 투표
[인터뷰] 발전공기업 노조 통합…오는 12월 동시 투표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2.09.22 12: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송민 발전공기업 통합노조 준비위원회 위원장]
기업별 노조 장점도 있으나 대내외 여건 반영 통합 추진 설명
중앙‧본부‧지부 유기적인 역할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조직 설계
발전공기업별 단협 모아서 좋은 것만 뽑아 통합 단협 만들 것
통합 정책위원회 출범…통합노조 규약‧규정 등 실무업무 전담
찬반투표 조합원 2/3 찬성 필요…부결시 재투표 등 추진 예정
발전공기업 통합 관련 재편보다 전면 통합 필요성 거듭 강조

【에너지타임즈】 발전공기업 노조 역사는 2001년 4월 2일 전력산업구조개편으로 한전에서 한수원과 발전공기업이 분사되고 당해 5월 전력노조에서 분리되면서 시작됐다.

2001년 7월에 설립된 발전노조는 다음 달인 8월에 전력노조 상급단체인 한국노총과 성격이 다른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당시 발전노조가 한국노총이 아닌 민주노총을 선택한 이유로 전력노조가 전력산업구조개편을 막지 못했다는 조합원 분노가 극에 달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이후 발전노조는 2002년 2월 38일이란 대투쟁의 길을 걸으면서 새로운 역사를 썼지만 4년 뒤 2006년 9월 대투쟁의 길을 다시 나섰으나 파업 참가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하자 당일 파업을 철회했다.

당시 파업 참가율이 저조했던 이유로 한전에 대한 애절함이 덜한 발전공기업 신입사원이 많았다는 점과 함께 발전공기업을 민영화하겠다는 정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과 함께 그동안 파업으로 누적된 피로도 영향을 줬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게 됐고, 당시 정부가 복수노조를 허용하자 2011년 발전공기업 기업별 노조는 출범하게 됐다. 현재 발전공기업 단체교섭권은 기업별 노조에 있다.

발전공기업 노조가 통합과 분열에 이어 기업별 노조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발전공기업 기업별 노조 통합 논의는 5년 전인 문재인 정부 초기에 시작됐다. 당시 정부가 원전과 석탄발전을 줄이는 한편으로 신재생에너지와 가스발전을 줄이는 이른바 에너지전환을 추진하면서 발전공기업 일자리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발전공기업 기업별 노조가 통합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9월 준비위원회가 출범하면서부터다.

게다가 올해 초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고, 현 정부는 전임 정부의 석탄발전 폐지 계획을 그대로 추진하고 민간과 경합을 벌이는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해서 발전공기업 참여를 제한하면서 발전공기업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면서 발전공기업 기업별 노조 통합 필요성은 더 강해지는 분위기다.

본지는 발전공기업 기업별 노조 통합과 관련해서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민 남부발전노조 위원장으로부터 앞으로의 계획 등 노조 통합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송민 발전공기업 통합노조 준비위원회 위원장(남부발전노조 위원장)
송민 발전공기업 통합노조 준비위원회 위원장(남부발전노조 위원장)

발전공기업 기업별 노조 통합을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발전공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 변화가 손꼽히고 있다. 석탄발전 퇴출에 따른 일자리 문제에 대응을 위해선 개별 목소리보다 이 목소리를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송 위원장은 2011년 발전공기업 기업별 노조가 출범하던 당시만 하더라도 에너지전환 등 외부적인 상황이나 현재처럼 긴박한 상황이 아니었으나 현재는 적자와 민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가 나오고 있어 통합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석탄발전이 퇴출 위기에 처해 있고, 가스발전도 석탄발전의 절반 수준이지만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안정적인 사업으로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언급하면서 기업별 노조 장점도 있지만 크게 뭉쳐간다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지가 모여 통합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전공기업 통합노조는 중앙과 본부의 역할을 명확히 할 것으로 보인다.

송 위원장은 소산별 노조로 통합되며, 중앙‧본부‧지부가 유기적인 역할을 맡아 갈 수 있도록 규약‧규정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직적인 관계보다 수평적인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발전공기업 기업별 노조가 통합노조 본부가 된다면 기존 임금교섭과 노사 협의회 등 모든 노사 협의체를 본부가 맡는다. 다만 통합노조 중앙은 정세변화에 따른 에너지전환 대응과 대외협력관계, 발전공기업 통합문제 등 선이 굵은 현안을 전문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특히 그는 발전공기업이 유사한 업무를 하고 유사한 근무환경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통합노조 중앙은 현재 기업별 노조에서 개별적으로 체결하는 단체협약을 하나의 단체협약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별 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 중 조합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조항만 가져와서 하나의 단체협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발전공기업 노조 통합 분수령이 될 오는 12월 말 서부발전노조를 제외한 남동‧중부‧남부‧동서발전노조 조합원 동시 투표에 맞춰 준비위원회는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송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오는 12월 말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투표를 통과시킨 서부발전노조를 제외한 나머지 발전공기업은 조합원 찬반투표를 하는 것으로 결의를 한 상황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그는 내달 발전공기업 기업별 노조위원장이 원팀을 이뤄 전국의 현장을 순회하면서 노조 통합의 필요성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발전공기업 노조 통합에 속도를 내기 위해 발전공기업 통합 정책위원회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통합에 필요한 실무업무를 처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송 위원장은 발전공기업 노조 통합에 속도를 내기 위해 발전공기업 통합 정책위원회를 출범시켰고 노조 통합에 따른 실무업무들을 챙겨나가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위원회는 발전공기업 기업별 노조가 한 번씩 만나 회의를 해서 업무를 하자고 해도 유기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고 주기적으로 만나 제대로 된 일을 하자는 차원에서 출범시키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이 조직은 규약과 규정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발전공기업 노조 통합은 큰 조직을 만드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오는 12월 말 진행되는 발전공기업 기업별 노조 조합원 총투표는 발전공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긍정적으로 보는 눈치다.

송 위원장은 지도부와 현장에서의 온도 차는 있을 것이겠지만 정권교체 후 공공기관 민영화 바람과 구조조정 등을 비롯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따른 출혈경쟁이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돼 현장에서도 노조 통합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는 이번 찬반투표가 부결됐을 때에 대비해서 정책위원회가 법적 검토에 나선 바 있다고 언급하면서 조합원 2/3가 찬성해야 하는 어려운 투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노조가 동시 투표를 해서 가결된다면 더없이 좋고 통합노조가 힘 있게 출범할 것인데 일부 노조에서 부결이 된다면 회기 내에서 가결된 노조에 대해선 유보하고 부결된 노조의 재투표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발전공기업 통합노조가 출범하게 되면 발전공기업 재편이 아니라 전면 통합에 초점을 맞추고 일자리를 늘려나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송 위원장은 그동안 발전공기업 통합이 논의되긴 했으나 이 통합은 전면 통합이 아니라 2~3곳으로 재편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또 다른 경쟁체제를 만드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장에서 바라고 노조가 바라는 발전공기업 통합은 재편이 아니라 발전공기업을 전면 통합하고 석탄발전 등 화력발전의 아름답고 질서 있는 퇴장을 시키고 역량을 모나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장과 일자리를 늘려나가는 행보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송 위원장은 투표를 앞두고 있는 조합원에 통합의 이유를 이렇게 호소했다.

그는 발전공기업의 불필요한 출혈경쟁을 과감하게 줄여나가야 하고 에너지전환에 따른 석탄발전과 가스복합발전 대신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해 일자리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윤석열 정부가 민간과 경합하는 사업에 대해 공기업의 철수를 강요하기 시작했고 발전공기업이 민간과 경합하는 것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먹거리를 제대로 지키고 구조조정 등 노동환경 악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통합노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민 발전공기업 통합노조 준비위원회 위원장(남부발전노조 위원장)
송민 발전공기업 통합노조 준비위원회 위원장(남부발전노조 위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