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바토비·꼬브레파나마 매각 중단…그럼 볼레오는?
암바토비·꼬브레파나마 매각 중단…그럼 볼레오는?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2.08.1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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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산관리委 4월 암바토비 8월 꼬브레파나마 매각 보류 결정
매각 보류 배경으로 암바토비·꼬브레파나마 흑자전환 손꼽히기도
운영권 보유한 볼레오 아직 적자여서 앞으로도 매각 강행 점쳐져
광물 자원개발 생태계 완성할 프로젝트…무형의 가치 평가 필요
갱내광산 정상화된다면 만성적자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돼
광해광업공단 출범하면서 볼레오 해법 찾는 노력 묘연해진 상태
광해광업공단 본사.
광해광업공단 본사.

【에너지타임즈】 정부가 암바토비에 이어 꼬브레파나마 매각을 중단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볼레오 매각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난해 암바토비와 꼬브레파나마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볼레오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안정적인 광물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적인 대안은 광물자원 개발 프로세스를 경험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을 직접 하거나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암바토비와 꼬브레파나마는 단순 지분 참여로 이뤄져 이 같은 경쟁력을 갖추는 것에 한계가 있다. 반면 볼레오는 운영권을 가진 만큼 무형의 가치가 높아 포기할 수 없는 사업으로 손꼽힌다.

정부는 2018년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한국광물자원공사(現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재무 정상화를 위해 2023년까지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순차적으로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에 나섰다.

광해광업공단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파나마 코브레파나마 구리광산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등이다.

본지 취재 결과 정부는 지난 4월 해외자산관리위원회를 열어 암바토비, 8월 꼬브레파나마 매각을 각각 보류시켰다. 매각을 중단하게 된 배경은 암바토비와 꼬브레파나마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이 손꼽힌다.

지난 4월 한무경 의원(국민의힘)이 한국광해광업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암바토비 당기순이익은 5억5600만 달러(한화 6749억8400만 원가량), 꼬브레파나마 7억5000만 달러(9105억 원)로 각각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볼레오는 –1억5100만 달러(1833억1400만 원)를 기록했다.

이 자료에서만 보더라도 암바토비와 꼬브레파나마 매각 보류는 흑자 전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기준을 고려한다면 볼레오에 대한 매각은 앞으로도 추진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광물자원 개발 프로세스를 온전하게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사업은 볼레오 사업이다. 암바토비와 꼬브레파나마는 단순히 지분 참여만 하고 있으나 볼레오는 광해광업공단이 직접 운영하는 광산이기 때문이다.

2006년부터 추진된 암바토비 지분구조는 광해광업공단(지분 33%)·포스코인터내셔널 (5.87%)·STX(1.46%) 등 한국컨소시엄이 45.82%, 일본 스미토모 47.67%, 캐나다 쉐릿 12%로 구성돼 있다.

2009년부터 추진된 꼬브레파나마 지분구조는 광해광업공단 10%, 캐나다 FQM(First Quantum Minerals) 90%로 구성돼 있다.

광해광업공단은 암바토비와 꼬브레파나마 운영권이 없는 단순 지분 투자로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볼레오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광해광업공단이 암바토비와 꼬브레파나마 등과 달리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물자원공사(지분 10%)는 LS-니꼬동제련(8%)·현대하이스코(5%)·SK네트웍스(5%)·일진소재산업(2%) 등과 한국 컨소시엄을 구성해 캐나다 광업회사인 바하마이닝으로부터 볼레오 광산 특수목적법인인 MMB 지분 30%를 인수한 바 있다.

다만 2012년 6월 MMB 지분 70% 보유한 바하마이닝이 사업비 증액을 요구하고 대주단이 추가 자금 인출을 중단하면서 MMB가 채무불이행에 직면하자 광물자원공사는 주주가 부도를 내면 투자했던 자금을 모두 날리는 탓에 2012년 10월 바하마이닝사에서 보유한 지분 70% 중 약 85%를 인수한 바 있다.

현재 광해광업공단은 MMB 지분 중 74%를 가진 대주주이며, 나머지 한국 컨소시엄이 16%, 그리고 바하마이닝이 10%를 보유하고 있다.

광해광업공단에서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금속을 생산하는 사업으로 광물 생산과 함께 정·제련 등을 거쳐 금속을 생산하는 공정이 동반됨에 따라 대규모 투자와 함께 물리적인 시간을 요구하는 등 위험성이 높은 사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또 이 사업이 이뤄지는 일련의 과정이 무형의 자산임을 고려할 때 금속 광산 운영권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을 중심으로 신정부나 전임 정부에서 광해광업공단 기능을 민간 자원개발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실제로 금속 광산을 운영한 온전한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물음표를 던지기도 한다.

현재 볼레오가 금속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한 배경은 충분한 광물이 공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광물로 인해 정·제련 공장 효율을 100%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해외자원개발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볼레오는 갱내광산과 노천광산으로 광물을 채굴할 계획을 세웠고 광산 개발과 함께 이곳에서 생산한 광물의 예측량을 고려해 정·제련 공장을 건설했다.

그런데 노천광산은 정상적인 생산이 이뤄졌으나 갱내광산에서 계속 무너지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정·제련 공장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같으나 생산 제품인 동이 그만큼 나오지 않아 고질적인 적자에 노출된 것이다.

볼레오 정상화는 갱내광산의 정상적인 광물 생산이 이뤄지면 정상화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갱내광산 구조물을 보강한다면 정상화 가능성이 크나 생산단가가 늘어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광해광업공단 출범 전 광물자원공사는 이 같은 방안을 비롯해 새로운 채굴 기술을 접목하는 등의 해법을 모색했으나 이 해법을 찾기 전에 광해관리공단과 통합되면서 앞으로 이 같은 노력이 묘연해진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관계자는 “볼레오는 암바토비나 꼬브레파나마 등과 달리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어 광물 자원개발 생태계를 완성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하면서 “볼레오를 판단하는 기준은 단순히 흑자와 적자를 떠나 무형의 가치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원개발은 오랫동안 대규모 투자를 동반하고 성공률이 높지 않은 특징을 갖고 있어 온전한 사이클을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광산 매각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당장 부채를 줄이기 위해 핵심 광산을 매각하는 건 근시안적 결정이고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매각 방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광물자원공사는 2018년 정부 권고에 따라 26개 해외자산을 모두 매각하는 것을 결정했으며, 지난해까지 호주 물라벤 광산과 칠레 산토도밍고 광산 등 11개 해외자산을 매각했다.

광해광업공단은 암바토비와 꼬브레파나마를 제외한 13개 해외자산을 당초 계획대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멕시코 볼레오.
멕시코 볼레오.
암바토비.
암바토비.
꼬브레파나마광산 전경.
꼬브레파나마광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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