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공사 CEO 경찰 출신?…실무부서 명의 반대 현수막 걸려
석탄공사 CEO 경찰 출신?…실무부서 명의 반대 현수막 걸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1.10.2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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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위기 결정될 중요한 시기여서 조직 전체 민감한 반응 보인 것으로 분석
기약도 없는 기능조정 진행…비전문가 절대 이 문제 해결 못해 메시지 담겨
최근 석탄공사 본사 사옥에 경찰 출신 기관장 선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최근 석탄공사 본사 사옥에 경찰 출신 기관장 선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에너지타임즈】 석탄공사 사장 인선을 두고 분위기가 심상찮다. 경찰 출신의 인사가 2배수에 포함되자 노조뿐만 아니라 이례적으로 일반 직원들도 반대 의사를 표면화시켰기 때문이다. 기관 존폐위기에 큰 부담이 표면화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대한석탄공사 등 업계에 따르면 석탄공사는 지난 9월 2일 임기를 끝낸 유정배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사장 인선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석탄공사노조 위원장 출신인 김동욱 전국광산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경찰 출신의 원경환 前 서울지방경찰청장(가나다 順) 등이 유력한 후보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노조 위원장이 사장으로 선임된 사례가 없음에 따라 노조는 원 前 청장이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 노조는 광업소를 중심으로 경찰 출신 낙하산 인사 반대 현수막이 대대적으로 걸었다. 또 최근엔 본사 사옥에도 경찰 출신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특히 특이한 점은 노조뿐만 아니라 실무부서에서 경찰 출신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린 것. 일선 직원들도 반대 의사를 밝힐 것인데 가장 이례적인 현상으로 읽히고 있다.

그동안 낙하산 인사가 없었던 것이 아니지만 이번 사장 인선에서 이들이 강하게 반발에 나선 이유는 석탄공사 존폐위기를 결정하게 될 중요한 시기여서 조직 전체가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비전문가는 절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담긴 행보인 셈이다.

정부는 난방·취사용 연료공급을 위해 1960년대부터 석탄 증산을 유도하면서 석탄공사는 이 정책을 기반으로 1980년대까지 연간 2000만 톤 규모의 석탄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석탄공사는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경제성장에 따른 국민소득 증가, 청정연료 선호, 석탄생산단가 상승 등의 환경영향을 받으면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정부는 경제성 없는 탄광을 폐광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석탄사업합리화정책을 1989년부터 추진하게 되는데 이 정책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석탄공사 기능조정이 진행되고 있음이다.

새로운 기능을 부여받지 못한 채 석탄공사 구조조정이 기약도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1998년 석탄공사에서 보유한 탄광과 근로자는 9개 탄광 1만3060명에서 2015년 3개 탄광 1368명으로 점진적으로 줄었고 최근엔 800명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석탄산업은 채굴이 많을수록 현장이 더 깊어져 생산성은 떨어지고 인력을 더 필요로 하는 특징을 갖고 있어 석탄공사는 기능조정으로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석탄공사 직원들은 기관의 존폐가 걸린 위중한 시기에 석탄산업에 대한 특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전문가도 풀어내지 못하는 일을 경찰 출신의 비전문가가 어떻게 풀어낼 수 있느냐고 외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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