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청소노동자 백신접종 훼방?…당혹스러운 남부발전
발전소 청소노동자 백신접종 훼방?…당혹스러운 남부발전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1.08.13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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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성명서 통해 이 같은 문제 지적하며 사측 행태 맹비난
사측 청소근로자 20명 중 8명 백신접종 몰리면서 일정 재조정 요구
남부발전 신인천발전본부 전경.
남부발전 신인천발전본부 전경.

【에너지타임즈】 인천의 한 발전소에 근무하는 청소노동자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는 과정에서 사측의 훼방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측이 이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인데 사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류호정 의원(정의당)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남부발전에서 운영하는 발전소에 근무하는 청소노동자인 A씨는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예약했으나 사측의 훼방으로 접종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문제점을 지난 11일 성명서를 통해 지적했다.

이 성명서에 따르면 A씨는 휴게시간과 백신접종 휴가 등을 이용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시도했으나 휴게시간이 아니란 이유로 사측으로부터 저지를 받았고, 일주일 뒤 다시 백신접종을 예약했으나 이번엔 사측으로부터 업무 공백을 이유로 다시 저지를 받았다.

그러면서 공공운수노조는 A씨가 백신접종을 앞에 둔 전례 없는 차별과 무시 속에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스스로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노동자를 칭찬은 못 할지언정 발목을 잡고 훼방을 놓는 것은 무슨 심보냐며 맹비난했다.

공공운수노조의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남부발전 측은 적잖게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본지 취재 결과 A씨는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설립된 남부발전의 100% 자회사인 코스포서비스 소속 직원으로, 현재 신인천발전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남부발전과 공공운수노조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이렇다.

A씨는 8월 19일 오전에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예약했다. 그런데 사측은 관련 규정에 따라 근무시간을 준수해 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백신접종이 불가하다고 A씨에게 통보했다.

앞서 코스포서비스는 코로나-19 백신접종과 관련 오후에 유급휴가와 다음날 유급휴가를 주는 것을 규정으로 정한 뒤 소속 근로자를 대상으로 사전교육을 진행했다. 현재 남부발전은 백신접종 후 이상증상이 있을 경우 병가를 통해 휴가를 낼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결국 A씨는 사측의 통보로 백신접종 일자를 8월 26일로 다시 예약했으나, 사측은 백신접종 예약자가 많아 업무에 공백이 있을 수 있다면서 재조정을 요구했다.

신인천발전본부에 근무하는 남부발전서비스 청소노동자는 모두 20명. 8명이 이날 백신접종을 예약했다. 이날 유독 백신접종이 몰린 이유는 목요일 오후에 백신을 접종하면 다음 날인 금요일에 이어 주말까지 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사측은 20명 중 8명이 목요일 반나절과 금·토·일 등 3일 연속으로 쉬게 되면 업무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해당 노동자에게 백신접종 일정을 다시 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백신접종 일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백신접종 연장이 불가능한 2차 접종자를 제외한 1차 접종자인 A씨 등이 백신접종 일정을 다시 조정하기로 한 것이다.

남부발전 측은 업무 공백이 없도록 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했다면서 발전소의 모든 근무자들이 안전한 백신접종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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