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전쟁…美 국제무역위원회 LG 손 들어줘
LG·SK 배터리 전쟁…美 국제무역위원회 LG 손 들어줘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1.02.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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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배터리 부품·소재 美 관세법 337조 위반했다며 수입금지 10년 명령
포드·폭스바겐 한해 4년과 2년 유예…기아 배터리 수리·교체 수입 허용
자료사진 / 그래픽=뉴시스
자료사진 / 그래픽=뉴시스

【에너지타임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지난 10일(미국 현지 시각)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모듈·팩과 관련 부품·소재가 미국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면서 미국 내 수입금지 10년을 명령했다.

다만 이 위원회는 SK이노베이션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포드와 폭스바겐에 한해 4년과 2년의 유예 기간을 줬다. 또 이미 판매 중인 기아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수리·교체를 위한 제품의 수입을 허용했다.

또 이 위원회는 이미 수입된 품목에 대해 미국 내 생산·유통·판매를 금지하는 영업비밀 침해 중지 10년을 명령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2월 이 위원회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고, SK이노베이션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판결을 다시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SK이노베이션에서 기술을 탈취한 행위가 명백히 입증된 결과이자 자사에서 30년에 가까운 기간 수십조 원을 투자해 쌓은 지적재산권을 법적으로 정당히 보호받게 됐고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세계 배터리업체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선도업체로서 지식재산권 보호를 더욱 강화하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수 있어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결정은 소송의 쟁점인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실질적으로 밝히지 못해 아쉽다면서 고객 보호를 위해 포드와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둔 것은 다행으로 평가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 측은 미국 내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남은 절차를 통해 안전성 높은 SK배터리아메리카와 자사의 조지아공장이 미국 정부에서 강하게 추진 중인 친환경자동차산업에 필수적이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 수천 개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 등 공공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결정에서 주어진 유예 기간 이후에도 고객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SK이노베이션 측은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결정에 심의 기간인 60일 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공정경쟁 등 공공의 이익에 반할 경우다. 이 경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소송전은 미국 무역대표부로 회부된다.

다만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그 즉시 침해 품목에 대한 수입금지 등의 조치가 시작된다.

한편 이른바 배터리 전쟁으로 불리는 이 소송전 발발은 2019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LG화학(現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사업 집중 육성 계획을 밝힌 2017년을 기점으로 2년가량 LG화학 2차전지 관련 70명에 달하는 핵심 인력이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들의 입사지원서에 LG화학 주요 영업비밀이 상세하게 담겼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인력을 빼내 기술을 탈취하는 등 영업비밀 침해를 주장하며 제소했다.

그 일환으로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2차전지 관련 SK이노베이션 제품의 수입금지를 요청하는 한편 SK배터리아메리카 소재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의 이 같은 행보에 2019년 9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특허소송을 내며 맞섰다. 배터리 셀·모듈을 비롯해 팩·부품 등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을 이유로 손꼽았다.

그러자 LG화학은 비슷한 기기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와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과 SK배터리아메리카 특허침해로 제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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