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에 공감 더한 서부발전 감사…도전적 업무환경 조성 견인
공정에 공감 더한 서부발전 감사…도전적 업무환경 조성 견인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21.01.0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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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통하는 감사 방점 찍고 8대 중점과제 발굴하고 역량 집중
직원 인식변화 가장 큰 성과…12대 실천과제 발굴해 업무에 반영
강화된 신상필벌 직원들 경계심 풀려…감사포상 매년 큰 폭 늘어
감사 걱정 없이 도전적 업무 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로 경영지원
국어감사관제·안심변호사제도 등 바람직한 조직문화 조성에 일조

【에너지타임즈】 공공기관 조직에서 경영을 중심으로 한 톱니바퀴와 감사를 중심으로 한 톱니바퀴가 따로 움직인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경영 톱니바퀴는 조직을 운영, 감사 톱니바퀴는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하고 있어 이 톱니바퀴는 결코 맞물릴 수 없는 운명인 셈이다.

이 같은 불변의 진리는 서부발전에서 깨지고 있다. 감사문화가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에다 원활한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고 직원들이 도전적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지원의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불통의 대상이 아니라 소통의 대상이 되는 공동의 영역과 공동의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최향동 서부발전 상임감사위원은 2018년 9월 서부발전 직원과 처음으로 만난 취임식에서 부패행위를 한 직원에겐 가장 엄격한 잣대로 채찍, 성과를 만들어 낸 직원에겐 당근을 주는 이른바 신상필벌(信賞必罰)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적극적인 업무로 인한 실패와 단순 실수에 대해선 최대한 관용을 베풀어 직원들의 도전정신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할 것이란 점을 명확히 한 바 있다.

그러면서 최 상임감사위원이 취임 후 감사조직 분위기가 사뭇 바뀌었다.

게다가 감사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도 전환됐다. 감사조직 직원들과의 만남이 최고로 불편했던 직원들은 지적과 질책을 받을 수 있다는 막연한 불편함을 떨쳐버리는 한편으로 자신의 업무성과를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마음을 문을 열고 있다. 불통의 아이콘인 감사조직이 소통의 아이콘으로 변화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조직이 지향하는 문화를 선도적으로 이끄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점은 다른 기관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모습 중 하나로 손꼽힌다.

서부발전 본사 전경.
서부발전 본사 전경.

서부발전 감사조직은 변화된 환경에서의 공공기관 역할을 재조명했다.

과거 공공기관 사명은 정부에서 주도하는 경제성장의 중요한 정책적 수단으로서 역할과 시장을 유지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등의 기능으로 요약된다. 그렇지만 현재 공공기관은 공공·효율성 조화를 통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국가의 발전을 도모하고 국민의 행복을 증진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란 국가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발맞춰 서부발전 감사조직은 변화된 환경에 맞춰 감사업무 방향과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먼저 최 감사는 취임과 동시에 공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상식이 통하는 것에 방점을 찍은 기조를 제시했다. 이에 조직은 8대 중점과제를 발굴했다.

이들이 발굴한 8대 중점과제는 신상필벌과 사후적발보다 사전예방에 초점을 맞춘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감사, 일자리·공공성·혁신성장 등의 이행을 점검하고 지역사회와 상생에 방점을 찍은 국정과제 중심 감사, 소통·공감의 역량을 강화하고 상생·공존의 조직문화 만들기를 비롯한 소통·공감에 중점을 감사, 안전한 일터 만들기와 노동을 존중하고 현장에 중심을 둔 감사 등이다.

오규명 서부발전 감사전략부장은 “대내외 환경을 분석하고 상임감사위원 감사 기조를 반영한 감사실은 사명을 공정한 감사와 공감할 수 있는 감사로 정의하고 이를 추구할 비전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으로 설정하고 ▲원칙에 충실한 감사로 신뢰성 제고 ▲사전예방 감사로 최고의 안전한 일터 구현 ▲소통·공감 통한 사회적 가치 구현 선도 ▲청렴·반부패 문화 통한 대국민 신뢰도 제고 등을 전략목표로 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2년간 이 같은 노력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감사조직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변화가 가장 큰 결실로 손꼽힌다. 되도록 만나고 싶지 않다는 인식에서 만나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으로 변화된 것. 괘씸죄에 걸릴까 싶어 불편하지만 참아야만 했던 직원들이 감사조직에 불편을 호소하는 한편 개선을 요구하는 사례는 이 같은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로 일부 직원들은 감사과정에 과도한 자료를 요구하는 것과 함께 중복된 자료를 요구하는 등 본연의 업무에 영향을 주거나 발전소 계획예방정비 등의 일정과 감사 일정이 겹쳐 업무에 과부하가 걸릴 정도라고 개선을 요구했다.

이 같은 직원들의 요구에 감사조직은 움직였다.

오 부장은 “(이 같은 직원들의 요구에 감사실은) 감사과정에서 중복요소들이 있는지를 면밀하게 살피고 직원들에게 업무가 가중되지 않도록 감사를 통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한편 전자문서나 ERP시스템 등을 통한 감사를 점차 높여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감사실은) 피감부서 여건을 상시 점검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등 감사에 따른 행정력 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한편 일상 감사를 기존 7일에서 5일로 단축하는 등 직원들이 실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감사실은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감사계획은 감사 실시 최소 7일 전 사전 통보 ▲감사자료는 최소한 범위에서 요청 ▲수감부서 의견 최대한 존중 ▲감사·조사 시 목적·배경 등 충분히 설명 ▲친절하고 겸손한 언행과 예의 ▲수감인에게 충분한 의견진술 기회 부여 ▲사전에 약속하고 근무시간 중 면담 시행 ▲감사 객관·중립·공정성 유지 ▲감사와 관련 없는 사적 부담 안 주기 ▲감사인 지위나 권한 남용하지 않기 ▲감사 관련 정보 누설하거나 사적으로 유용하지 않을 것 ▲감사 종료 시 감사 대상기관·관계자와 의견 교환 등 공정·공감의 감사문화 정착을 위한 12대 실천과제를 발굴해 업무에 반영하고 있다.

한층 강화된 신상필벌도 감사조직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한몫하고 있다.

그동안 채찍에 중심이 된 감사에 당근이 더해지자 직원들은 경계심을 푼 것이다. 감사과정에서 되도록 말을 아끼던 직원들이 소통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감사포상 건수가 2018년 73명에서 2019년 106건, 2020년 134건으로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 부장은 감사포상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솔직히 직원들의 업무성과가 많아진 것인지 아니면 감사실 직원들이 많은 사례를 발굴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우나 분명한 것은 조직 내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부조리를 예방할 수 있는 순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사조직은 기존 감시·견제 기능에 경영지원이란 기능을 추가해 경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직원들이 도전적 업무인 적극행정에 나설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제도인 ‘적극행정면책제도’와 ‘사전컨설팅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서다.

많은 일을 하는 직원들은 많은 감사를 받게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타파하는데 이 제도는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과다한 업무에서 비롯된 경과실의 경우 부당한 처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인 셈이다.

그런 탓에 직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적인 업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고, 감사를 걱정하지 않고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감사조직이란 든든한 뒷배를 등에 업은 꼴이다.

적극행정면책제도는 공공이익 증진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법이나 절차를 어긴 직원들의 책임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굳이 할 필요가 없으나 공공성 강화 등을 위한 도전적인 업무를 직원들이 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제도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 결과 변화한 환경에 공격적인 경여이 가능한 기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법령이 불분명하거나 선례가 없는 업무를 처리할 때 감사를 받는 것이 두려워 소극적으로 일하는 풍토를 바로 잡기 위해 사전컨설팅제도가 도입됐다. 이 제도는 감사조직에서 사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직원들은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감사에 대한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서부발전 감사조직은 바람직한 조직문화 조성에도 일조하고 있다.

감사실은 국어의 발전과 보전에 동참하기 위해 공공기관 최초로 국어감사관제도를 도입했다. 감사실 직원은 올바른 국어 사용을 위한 우리말 지킴이로 활용하고 있다.

또 감사실은 신고자가 자신의 인적 사항을 밝히지 않고 변호사를 통해 신고하는 제도인 ‘안심변호사제도’와 국민 개개인이 능동적인 파수꾼이 돼 부조리를 감시하고 부당함을 외칠 수 있는 신고제도인 ‘레드휘슬신고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향동 서부발전 상임감사위원이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
최향동 서부발전 상임감사위원이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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